ME 가자고? ME가 뭔데?
마눌 그러니까, ME가 어쩌구 저쩌구 아, 난 싫다.
무조건 가기 싫다. 그런 거 안 하더라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온갖 구실로 옥신각신 다툼의 나날들
그러나 아내는 드디어 승부수를 띄움.
“여보, 나, 지금 성당에 ME 주말 접수하러 가는 중인데 성당으로 바로 오세요~~,
부부가 함께 접수해야 된대요.”
직장이라 화를 낼 수도 없고, 여하튼 투덜거리며 성당행.
성당에 도착하여 두리번, 기웃거리는데,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
아! 가보니 평소 존경하는 분과 아내가 날 기다리면서 이야기 하는 중.
알고 보니 ME선배님,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맞구나! 잘 오셨습니다.”라고 반가워함.
난 겉으로 반가와 하면서도 사실 속마음은 내키지 않았음.
왜냐하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은 진행되고 있기에
그날 저녁 ME주말 교육 접수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마눌과 설전.
아니, 나의 입에서 나오는 일방적인 험하고, 불량한 단어들로 막 쏘아 붙임.
그러나 꿋꿋하게, 인내하는 아내, 그런 가운데 이윽고 ME주말은 다가옴.
소심한 성격상 사람들 앞에 나서길 꺼리는, 난 불안하고 초조하기 시작함.
드디어 주말 하루 전, ME 발표 봉사자 부부로 부터의 격려편지
결국, 먼 길을 나서는 사람처럼 가방 챙기고 집을 나섬.
착잡한 심정으로 명상의 집에 도착.
종교적으로 아직 아웃사이더인 나에겐 이곳이 양심을 억누름.
여하튼 2000.7.14-16 2박3일간 제 165차 ME 주말 교육 프로그램은 진행됨.
낯선 장소에서의 서먹서먹하고 어색한 ME 첫 모임.
그리고 부부 소개.
아무런 문제 없는 난,
‘사람들이 참 별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구나’ 생각하며,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을 뿐.
아. 그런데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록 배너의 주제가 바뀌고,
시간이 좀 더 지남에 따라, 어느 정도 서로의 부부를 알게 될 때
내 자신의 내부에서도 변화가 옴을 감지함.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의 짧은 주말 체험은 순수하고 진실되게 다가 왔었고,
모처럼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고
부부 한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음.
변화를 싫어하는 나 자신,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다가 결국,
아내의 손에 이끌려 탐탁지 않은 마음으로
주말 신혼열차에 몸을 실었지만
2박 3일간의 긴 ME 주말 신혼 여행을
무사히 끝 내려는 마지막 기도시간은 나 자신,
종교적 신념을 떠나서 아내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고, 고맙고
여러 가지 원초적 느낌과 생각으로 가득 참.
이 순간, 주말 체험 부부, 모두는 ME化로 세뇌된 눈빛만 봐도
부부 서로는 앞으로 할 의무가 뭔지를 아는 동지들 같았음.
먼 주말 사랑의 여정을 끝내고 명상의 집, 문을 나서는 순간
이미 앞서 깨인 ME 선배 부부들의 열렬한 환영행사.
앞마당엔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온 신랑신부를 맞이하는 축제 분위기.
그리고 우릴 맞이하는 주말 봉사자 부부의 축하와 함께 본당으로 출발.
외인인 나를 따뜻하게 맞이 해주시는 신부님,
그리고 선배 ME 부부님들.
잊을 수 없는 시간들 이런 모든 것들이 새로운 부부의 만남,
사랑, 행복, 일치라고 느끼게 됨.
그리고 ME 주말 체험 감동이 이어진 브릿지 모임을 통하여
다른 부부들의 삶, 행복한 부부, 가정의 모습을 보게 되고 알게 됨.
이 만남에서 앞으로 내 자신도
공동체 신앙 생활에 동참하게 될 토대가 마련됨.
주말 발표 신부님에 의한 나의 세례명 선(先)지정,
그리고 ME 브릿지 부부들의 일방적 박수 환영.
이로써 내 자신, 내심 본당 공동체에 동참하고 싶어도
아웃사이더의 어리석은 자존심 또는 쑥스러움 때문에
여태 것 사랑의 문밖에서 서성거리며 망설이는 나를,
얼른 눈치채고 문안으로 소매를 끌어드린 신부님,
ME 가족 여러분 덕분에 나 자신 ,
여러 모범 부부, 주위의 격려에 힘입어 교리 공부 시작
그리고 본당 ME 부부들의 축복 속에 영세 받음.
앞으로 내가 할 일은 그 동안 외짝 교인으로서 마음 고생한 아내를 위해,
아니, 우리 부부를 위해서라도 자발적으로 본당 공동체 생활에 동참해서
부부 일치를 위한 여행을 계속할 것을 다짐해 봄.
사랑하는 것은 결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됨을 깨달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