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님
이 죄인이
벽에다 새 달력을 갈아 거는 일이 곧
새날을 맞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소서
다만
달력속의 그 새날을
나태하고도 또 게으르기만 했던 어제의 삶이
부끄러웠음을 깨달아
나의 영혼이 주님안에서 영글게하는 좋은 도구로 삼게 하소서
다만
달력속의 그 새날을
또 하나의 오늘을 허락하시는 당신께 감사하며
찬미 영광 드리는 시간으로 삼게 하소서
다만
달력속의 그 새날을
당신이 이 죄인에게 맺어 내리신 그 새로운 계약을
일상의 삶안에 실현하는 동기로 삼게 하소서
다만
달력속의 그 새날, 정월 초하루에 지어 낸
이 죄인의 결심이
그달의 초사흘도 채 넘지못하여
사그라져 떠나가지 못하게 잡아주소서
그리하여
달력속의 그 새날아침에
당신앞으로 한 발 더 다가서고 또 그날의 낮에도 더 나아가서
당신이 허락하신 이 죄인의 삶이
해가 지나 다 저물 무렵엔
그만큼이나 당신곁에 가까이 머물 수 있을
이 영혼 되게 하소서
아멘
* *
지난 달력을 얻어와 걸었던 것이 엊그제만 같은데 어느새 또 오늘이 되어 다른 것으로 바꾸어 걸었다.
누가 저더러 빠르다 하지 않을까봐 겁이 난 것인지 세월은 날으는 화살이 무색하겠네.
70 마일 갈 것을 50 마일로 줄인다고 설마 내가 경찰을 부를까
천만에.
안부를테니 걱정일랑 말고 좀 쉬어 가시구랴.
청산리벽계수도 그때 수이 감을 자랑하더니 겨우 바닷물이 삼켜서 흔적도 없어졌잖아 ?
어렸을 적엔
정월 초하루부터는 일기를 열심히 쓰마 혼자 약속해 놓고는
해마다 이틀치 써 놓고는 끝내더니
이제는 이것을 꼭 하리라, 저것도 반드시 하고야 말리라던 결심의 말이 채 땅에 떨어져 흙도 묻기전에 끝나고..
그래도
오늘 또 하나의 다른 첫날을 맞았으니
또 다시 그 초사흘도 지나기 전에 作心三日의 헛농사가 되고야 말지언정
이제 그래도 어제 보다는 조금이라도, 겨자씨만큼이라도 나의 일상의 삶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삶으로 꾸려갔으면 그런 바람을 저 십자가위에서 아직도 고통스러운 (苦像)으로 이 죄인을 내려다 보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다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