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먹을 때 씨가 씹혀서 좀 불편하고 방해가 되도 시장에 가면 씨 있는 포도를 사고 싶은데 대부분 찾기 어렵더라고요. 수박은 그런대로 없는 편이 먹기 좋아 보여도 포도는 있으면 좋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뭐 특별히 씨를 사랑한다거나 포도를 신앙적으로 해석하고 그럴만큼 신앙심이 있어서도 아니고 다만 어떤 이가 포도씨가 몸에 좋은 양분을 갖고 있다기에 같은 값이면 그걸로 먹고 싶었을 뿐이지요.
하지만 기왕에 포도씨와 신앙얘기가 나온 김에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씨앗 없는 열매, 그런 신앙을 상상할 수 있겟습니까?
심지도 않은 걸 어떻게 열매를 기다릴 수 있을까요.
우리 말에도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도 있습니다.
새가 깃들고 집을 짓는다는 큰 나무도 겨자씨를 심어야 바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예수께서도
포도씨나 수박씨처럼 크지도 못한 아주 작은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비유로 말씀하셨지요.
또
모래알만큼 많은 자손을 얻게하겠다고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을 때도 모태에 심을 씨앗을 염두에 두셨던 거겠지요.
나의 대를 이어 갈 자손을 모태에서부터 마구 해치고 훼손한다면
아마도 그건 우리가 씨 없는 수박만 생각하고 씨없는 포도만 좋아하는 안이하고 허망한 마음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씨 없는 포도를 사다먹으며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