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白手)와 백수(百壽)

 칼리포니아에 사는 친구가 전화를 했다.

하이웨이를 가고 있는데 젊은 남녀가 몰고 가던 스포츠카가  받아 차는 폐차될 지경으로 됐는데도 살아났다고 했다. 

나도 지난 번 뒤로 넘어져서 기절하고  요단당 건널 뻔만 하다가 응급실에서 살아난 얘길 주고받았다.

“야, 사람 살고 죽는 게 별 거 아닌 것 같아. 한 순간에 결정 나. 차 토잉돼서 끌려가는 걸 보고 기적 같이 살아난 게 꿈 같아. 서울에 전화 해 보니까 너하고 나, 그리고 모두 넷밖에 안 남았더라구..”

고등학교동창들 얘기였다. 우리가 모두 열 명이었는데 집에서나 어디 가나 말썽만 피워서  학교에서도 아주 내놨던 아이들이었는데 하나씩 다 떠나가고 이제 넷 남았다는 것이다. 

“야, 그래도 넷 중에 하나라는 게 어디냐, 안 그러니, 인마?”

‘야, 넌 학교 때도 그러더니 지금까지도 말 끝마다 인마, 임마 그러니? 인마?”

 

 

                                                                                               *

 

중국의 두보 라는 시인이  70세인 고희(古稀)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변에서 만나기 드믄 일이라 했었다.

그 시인이 지금 우리 곁에 살고 있지 않은 게 다행이지 요즘 그런 소리 했다가 는 몰매 맞기 십상이다.

사람들은 지금 여길 가나 저길 가나  백세시대를 말한다. 

글쎄 그것이 백살까지도 그저 숨 쉬고 있는 걸 말하는지 구구팔팔 한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미 인간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한국의 미디아에서는 65세 쯤 된 이의 뉴스를 전할 일 있으면 xxx翁 이라고 표현하는 걸 본다. 

물론 존칭으로서 이름 끝에 옹이라고 그렇게 해 주는 것이겠지만 나 자신도 해당되는 사항이라 그런지 몰라도 별로 좋게 들리지 않고 좀 더 솔직한 표현으론 ‘못 마땅하다’ 고 할 수도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친교실에서 그 나이에 영감대접 기대했다간 고운 눈총 받을까?  잘 모르겠네.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지 않은 이 어디 몇 있을까. 

‘아이구, 왜 하느님은 날 빨리 안 데려가시고 이렇게 오래 살려두실까 ? ‘ 그러는 이도 아마 목숨이 촌각에 달리게 되면 ‘Please help me!’ 저절로 그렇게 나올지도 모르는 게 사람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또 영어로 말한 건 살고 죽는 급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엣부터 신하들이나 아부꾼들은 왕에게,

‘ 만수무강하시옵소서!’  ‘Long life!’ 그렇게 왕에게 잘 들리도록 큰 소리로 질렀을 것이다.

 

미수(米壽)는 88세, 졸수(卒壽)는 90세, 백수(百壽)는 99세를 말한다.

그렇지만 또 다른 백수(白手) 는 수명하곤 상관도 없는 할 일이 없어 노는 건달을 말한다.

내가 건강함에도 게을러서 놀고 그래서 가난한 건 자신의 탓이니 괴로러워 할 일이 아닐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데 일이 없어 가난한 건 괴로운 일이고 자랑도 아니지만 부끄러운 죄도 아니다.

이런 이들은 조금 더 가진 이들이 주머닐 털어 도와준다면 서로에게 다 좋은 일 될 것이다. 

 

얼마까지 살면 오래 사는 것일까? 

졸수? 아니면 백수?

나의 생각으로 정답은 둘 다 아니고 UNLIMITED 가 정답일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150세 시대가 도래해서 백수까지만 팔팔하게 살기 원한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정신적으로 뭔 문제가 있거나 

자살을 계획하는 사람으로 오해받지 않겠는가.

 

사람 욕심은 그 끝이 없다

뭘 먹으면 몸에 좋다는 얘기 나오면 그걸 사러 쫓아다니고 뭘 바르면 주름 없어진다고 그걸 주어바르고…

You wake up, shame on you.

그렇게 해서 건강해지고 예버지고 오래 잘산다는 보장 있을까. 

어쩌면 다 마음에 달린 건지도 모른다. 마음 바르고 선하게 하느님 사람답게 살면 몸 또한 건강하고 예뻐질지 모른다.

어떤 이가 전에 나보고, 자기는 열심히 일해서 얼마만 모으면 더 이상 미련 없이 딱 끝내고 은퇴생활을 즐길거라 하는 말을 들었다. 새빨간 거짓말.

‘You’re, indeed. LIAR!’

하느님, 저를 건강하게 꼭 백 살까지만 살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아멘!

요렇게 기도한다면 ‘You are also big mouth, big liar too.’

 

그렇지만 모든 이가 아주 정직하고 솔직해서 정말 딱 (구구팔팔일이사) 이상은 절대 더 안 바라는 양심을 가졌다 치더라도 우리는 아주 생각도 못 했던 크나큰 문제를 만나고야 말 것이다. 

 

우리 아들딸들이 뼈 빠지게 벌어서 내는 세금은 한 푼 안 남기고 몽땅 털어서 

메데케어, 메데케이드에다 쓰고 노인들 진찰하고 처방약 끊어주는 의사, 약사들에게 지불하기도 바쁘고 각 동네 불럭마다 노인아파트를 몇 채 씩 짓느라고 젊은이들은 살 집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들 딸도 다 70대 그리고 80을 바라보는데 지금 한창 젊어도 노인아파트에 있는 엄마아빠 찾아보기 어려운데 언제 누굴 찾아 문안하고 다닐까. 몇 년을 못 만나다가 모처럼 찾아갔더니 서로 못 알아보고 

“Who the hell are you?” “I have No Idea who you are. Please get out of here” 이런 광경이 흔할지 모른다.

친교실에서 

80 노인이 반말 함부로 했다간 , “젊은 것들이 버르장머리 없어.  요즘 젊은 것들 정말 싸가지 없다니까.”

이런 핀잔이나 듣고,  아이고 나도 저런 소리 안 듣게 얼른 90은 넘어야 어른행세 하겠는데..

 

내 친구가 왜 오래 살고 싶으냐 물었을 때, 나는 하고 싶은 것 아직 배우고 싶은 게 많아서 그렇다고 말했지만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뭔가 공익이 될 일 하고 싶고 그 일을 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게 많아 보이지만 

아무리 그 일이 좋다한들 다 하나의 구실일지도 모른다.

왜, 어째서 그동안은 뭐하다 여태 기다리다 그 일로 더 살고 싶다는 걸까 

그저 잘 먹고 잘 놀고 싶어 오래 살고 싶다면 

나 자신에게 내 아들 딸 자손에게 무엇보다 하느님 앞에 부끄럽고 죄 짓는 일일지 모른다. 

누군가 미수는 교만이고 졸수는 고통이며 백수는 죄악이라고 했다.

공감되는 말 같다.

오늘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주어진 오늘에 나의 최선으로 다해 사는 일이 곧 백수를 살아가는 길이고 

바로 그것이 9988124 이고 백세시대를 구가하는 올바른 자세 아닐까 욕심내는 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나누고 싶어 되는 소리 또 안 되는 소리도 섞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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