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심스런 이야기 헌금
오늘은 조심스런 이야기를 해야 하므로 편하게 농담으로 시작합 니다. 어느 날 신부와 목사 그리고 유대인 랍비 세 사람이 모여 하느님께 드리는 헌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신부가 먼저 말했습니다. "하느님께 얼마나 바칠 것인가에 대한 좋은 방법을 말해 봅시다. 나는 먼저 땅에 줄을 긋고 내가 가진 돈 전부를 공중으로 던집니다. 그래서 줄 오른편에 떨어진 것은 내가 갖고 왼편의 돈은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그러자 목사가 이어서 말했습니다. "그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못 되는데요. 나는 땅에 원을 그려놓고 돈을 공중에 던지지요. 그래서 원 안으로 떨어진 것은 하느님 것이고 원 밖으로 떨어진 것은 내 것으로 칩니다." 그러자 유대교 랍비가 말했습니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님께 바칩니다." 그러자 다른 두 성직자가 말했습니다. "사람 그만 웃기시오! 모든 것을 다 바친다고?" "그렇소! 나는 하늘을 향해 모든 돈을 다 던집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공중에 머무는 돈은 모두 당신 것이오니 받아 주시옵소서. 그 대신 땅에 떨어지는 것은 모두 제 것입니다.'"
헌금의 참된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미사는 우리가 알다시피 제사입니다. 제사에는 희생제물이 필요합니다. 희생제물이란 자기를 제물로 바침으로 해서 엄청난 은총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 니다. 바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것을 제물로 삼아 십자가상에서 성부께 제사를 드리셨습니다. 이것이 가장 완전한 제사였기에 성부께서 즐겨 받으셨습니다. 결과는 우리게 주어진 구원입니다. 우리도 매 미사 때 마다 제물을 바치는데 그것이 바로 헌금입니다. 그럼으로 우리도 헌금을 희생제물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헌금을 바쳐 희생제사에 필요한 재료를 교회에서 준비하게 합니다. 이렇게 준비한 재료중 빵과 포도주는 미사 중에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하며, 평신도는 사제와 함께 이 그리스도의 살과 피(희생제물)를 하느님께 봉헌하게 되는데 이때 자기 자신도 그리스도에 포함시켜 함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헌금은 자기희생의 상징이며 희생제물입니다. 우리가 바치는 제물이 합당하고 정성어린 희생제물일 때 비로소 우리의 제사도 하느님께 맞갖은 제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희생제물이 되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헌금은 왜 바쳐야 하는 겁니까?
1.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희생제물 봉헌으로 내 생명을 희생하는 것을 헌금으로 대신합니다. 옛날에는 짐승을 바치거나 곡물을 바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돈으로 대신합니다. 돈은 우리의 피땀 즉, 우리의 희생과 노력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 됩니다.
2.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표현으로 헌금을 합니다. 우리는 신앙 안에서 사람이 산다는 그 자체가 하느님의 섭리하심이라 고백합니다.
재물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우리는 관리자입니다. 주신 재물 중에서 일정 몫을 떼어서 하느님께 바치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3. 지상의 교회는 천상의 교회에 도달할 때까지 이 땅에서 사회와 발맞추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가정이 금전으로 운영되듯이 지상의 교회도 재물이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교회는 공동체 성화와 복음 선교라는 두 가지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성직자와 수도자도 필요하고 성전과 제구도 필요하며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전교의 임무도 수행해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도 이렇게 조심스레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이들은 편안하게 하면서 여러분은 괴롭히자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이루게 하자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 여러분이 누리는 풍요가 그들의 궁핍을 채워 주어 나중에는 그들의 풍요가 여러분의 궁핍을 채워 준다면,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2고린. 8,9.
13-14>
성물은 무엇인가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전달해 주는 것을 성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교회의 7성사 외에도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 은총의 매개체들을 준성사라고 합니 다. 성모상, 성인상, 십자가, 성수, 메달 등에 축복하면, 이것들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해 주는 도구로서 준성사가 됩니다. 물론 성물 자체가 은총을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성물을 통해 우리 마음이 하느님께로 향할 때 은총이 전달되는 것입니 다. 준성사의 이러한 기능을 무시한 채 일부 신자들은 성물을 하나의 부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동차거울에 달려 있는 묵주, 기도와는 상관없이 장식용으로 방안 구석에 놓인 성모상과 성화들, 액세서리처럼 변질된 묵주반지와 십자가 목걸이 등등. 마치 이러한 것들을 지니고 있음으로써 하느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우상을 숭배하는 것과 같습니다.
준성사가 된 물건(성물)은 그 자체로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하는 도구인 까닭에 거룩한 것입니다.
따라서 파손되거나 더러워진 성물은 그 기능을 다한 것으로 보고 깨끗한 곳에서 태우거나 또는 형체를 알 수 없도록 부수어 묻거나 버려야 합니다. 이는 비록 더 이상 준성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에 의해 함부로 다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합니다.
교회에 많이 바친 만큼 하느님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은 아니라 말하는 사제는 돈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사목회의 간곡한 권유도 있었습니다만, 사실 성당의 재무 책임자와 사목회에는 걱정이 많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매년 약 3만불 이상의 적자가 생겼습니다. 불편한 진실을 알려야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음을 양해해 주시기를 간곡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 김두진 바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