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는가

지남번 독감으로 심하게 고생하고 있는데도 별로 챙겨주지도 않고 무심하기만 했던 할머니에게 아직도 서운한 마음이 가시지 않은 할아버지는 오늘 아침부터 왠지 심정이 사나워 져서 일부러 할머니 곁에 앉아 들으라고 큰 소리로  김종환의 노래 (사랑을 위하여 )를 가사까지 즉석 개작하여 부른다.
” 내가 아픈것 보단 니가 아파할때가 내 마음을 편안케 하고…”
처음에는 높고 낮음도 없이 시조 읖조리듯 하는 할아버지의 노래를 못 알아 들었던 할머니가 그 내용을 파악하였다.
” 영감은 시방이 사순절인걸 잊었는가? 독감 걸렸을때 콩나물국에 고추가루 한번 않 넣었다고 지금까지도 뾰루퉁 해갖고 그렇게 악담 비슷하게 노래라고  하고 있는거여?”
  어째서 속이 그리 밴댕이 콧구멍 비슷한 싸이즈를 갖고 계시여?
  합동고백성사때 빼 먹지 말고 낯낯히 고해 바치기 바라요.”
본전도 못 찾은 할아버지는 풀이 죽어 고개를 떨군채 건너방으로 가시고,
곁에서 농구경기를 들여다 보고 있던 아들이 할아버지의 노래를 받았다.
“…..나는 옷을 벗었다. 거짓의 옷을 벗어 버렸다….”
“야! 아들아,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 어째서 오늘아침엔 부자가 함께 해롱 대는거냐?
에미 앞에서 망칙스럽게 무슨 옷을 벗는다는것이여? 감기 걸릴려고 작심했으면 몰라도.”
” 아이구, 엄마는, 그런 옷이 아니고 거짓의 옷, 그러니까 위선을 벗었다는 뜻이지요.”
“거지의 옷? 그러지 않아도 불쌍한 거지를 옷마저 벗기면 얼어 죽으라고? 그러고 위선이는 유명항 탈랜트 이름이잖여? 요샌 통 잘 안 나오데 … 방송국에서 짤렸나?”          
“엄마 땜에 이 아들이 미쳐요. 왜 아빠가 암말도 않고 건너가셔야만 했는지 알것만 같애.”

(합동고백성사때 차례를 기다리느라 줄에 서 있었습니다.
막상 죄를 고백하기위해 사제앞에 무릎 꿇었을때보다 성찰하며 나의 지난 시간을 되 돌아
보고 회개하는때가 더 힘든듯 했습니다. 충분히 돌아보며 알아내었는가.
머리카락까지 세시며 나의 마음속 깊은곳을 다 들여다 보고 계신 주님 앞에 내가 고백하길
망설이거나 숨겨질수도 없을것을 감추려는것은 없을까 그러면서 내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이 더 힘든듯 했습니다.
에드워드 얼비의 작품 (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에서는 자녀들 다 떠나 보내고 둘이 남은 중년의 부부가 그 허전함을 힘들어하며 삶의 초점(Focus)을 잃고 술에 모든것을
의지하며 방황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알콜은 아니더라도 하느님 아닌 그 무엇에다
기대어 위로 받아보려는 바로 (나)자신을 그들속에서 볼수 있었습니다.
지고 가는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 더 이상은 음쭉할수 없다고 여겨질때는 가까이 오라고 예수께서 일러주셨습니다. 때로는 참 버겁다고 느껴지지만 지나서 되 돌아보면 대개는 내가
지고 갈만한 무게였던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긴 겨울동안 두겹 세겹으로 깊히 감추어 놓았던것들을  주님 앞에서 다 들어내어 정화된 모습으로 거듭나는 자세로 부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영적으로 부활하여 그 주일을 맞이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두 손을 함께 모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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