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올 수 있게되니 정말 기쁘네요.
주민등록증 본잔 사람 없고 게시판에 쓰잘데도 없는 말을 자유(?)로 써도 받아주고
그래서 멋대로 들락거렸는데 한동안 문에 자물통이 잠겨있어
문을 두드리며 “게 누구 없소?” 해도 조용해서 여름이라 문 잠그고 휴가 가셨나 했어요.
Anyway,
별볼일 없는 저같은 사람에겐 자유게시판, 넘 좋아요.
말하자면 서울의 파고다공원 같은 곳이지요.
입장료 없이 들어와서 듣는 이 없어도 가슴에 있는 소리 털어놓고 가도 되는 곳.
이번에 정말로 파고다공원엘 갔다 왔거던요.
요즘음 저에겐 남는 것이라곤 시간뿐인데 ‘거기라도 한 번 다녀왔으면 좋겠네’
그러면서 타령하듯 중얼거리며 살았는데 서울 가면 누워 잘곳이 마땅치 않고
마땅한 곳은 주머니가 안된다 하고 그런 사정을 친구들이 단번에 해결해 주었어요.
식목일에 나무도 안심는지 머리에 카락이 몇개 남지도 않은 고등학교 짝쿵들이
눈 감기전에 만나보자며 절 불렀어요.
이심전심 그런게 있나보죠?
잘 사는줄 았았는데, 왜 진작 얘기 안했냐고 핀잔까지 먹었지요.
창피해서 제 얼굴이 빨간 무처럼 됐었지만 까짓거 뭐 어떻겠어요?
별소릴 다 해도 괜찮다는 고등학교 (아삼육)들인데…
아삼육, 열 명중에 벌써 절반 가까이가 불러도 대답없는 곳으로 떠났더라고요.
서울 있는 동안엔 잘 얻어먹고 잘 자고 했지만 그러고 그냥 오기가 싫어서
핑게대고 혼자 빠져나와 배낭여행 떠났습니다.
천원짜리 김밥 사먹고 아무데서나 자고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친다는 각오로 고생을 사기로 하고 남한 땅을 누비고 다녀봤습니다.
발이 퉁퉁 붓고 돌아와서는 짝쿵들로부터 ‘죽으려고 작정이라도 했냐?’는 소릴 들었지만 너무나 기분좋은 고생을 사서 해 보았지요.
이번 주일엔 명동성당에서, 다음 주일에는 약현성당, 또 혜화동성당에도 그렇게 전에 다녔던 성당에서 드리는 미사는 가슴떨리는 감동이었습니다.
어느 성당에서건 안내하는 자매님들이 자리좀 더 좁혀 앉으라는 부탁이였습니다.
교우들이 메어지게 계속 들어오시는 거였어요.
제 머리속은 빈자리가 자꾸만 늘어가는 우리의 열한시 미사가 떠올라 선교도 안하는 제가 너무 부끄러워 또 한번 빨간 무가 되었습니다.
부러운 마음이 된 건 또 있었어요.
미사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삼십분 전부터 지도자의 선창에 따라 묵주기도 아니면 다른 기도를 아주 큰 소리로 또박 또박 열심히 올리고 있는 모습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좋으실까 싶었습니다.
미사중 부르는 성가는 어찌나 전 교우가 우렁차게 부르는지 오히려 성가대의 소리가 안 들릴 지경이더라고요.
곁에 있는 교우에게 우리하고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보다는 아주 조금 약해보이지만 그래도 괜찮아보인다고 눈도 안 깜박이며 말해 주었지요.
소리를 크게하여 노래하고 또 기도한다는 것이 반드시 신앙의 바로메터로 삼을 수 있다면 위험한 생각이겠지만 그래도 좋아보여서 나도 우리 성당에 돌아오면 아주 크게 해야지 그러면서 시카고행 비행장으로 가고 있었지만,
“글쎄, 그게 잘 될까?”
원래 그렇게 잘 안되게 타고 난 걸 하루 아침에… 착각이야 자유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