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Vacancy ( 빈 방 있어요. )

그저 돌아다니는 것이 무조건 그렇게 좋기만 했던 시절에,
그 때에도 또 정처도 없이 밖으로 나돌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깡촌은 어떤 모습일까? 보고싶었습니다.
이름도 모를 아주 시골 구석에는 딴 세상에 딴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오막집, 판자집같은 누더기집에는 눈만 껌벅거리는 너무나 가난하고
그러나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타고다니며 (클렁커)라고 별명을 지어준 고물차는
그들이 집앞에 세워둔 차에 비하면  차라리 너무 럭셔리 쎄단 인 셈이지요.
길을 잃어 물으니 따라 오라며 앞서 가더니 제가 완전히 길을 찾아 들 때까지
안내하고는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그 시골 인심은
예전에 국어책에서 읽었던 “도적이 찾아왔다가 도적질하고푼 그 마음마저도
잃고 갈만한 ” 무공해의 마을같았습니다.

이렇게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들이 전쟁으로 해메던 우리들에게 옷과 먹을 것들을
매일 배로 실어다 나누어주던 기억을 더듬으면 아마도 우리는 이들에게 엎드려
고맙다고 큰 절이라도 해야지 하는 생각입니다.

이 사람들이 먼저 이땅에 와서 큰 고생하며 닦아논 기반위에서 우리가 그래도 좋은 집에
좋은 차 타며 호강한다고 본다면 더러 좀 차별한다고 해서 크게 화 낼 처지도 아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거꾸러 우리 땅에 이들이 와서 그렇게 됐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찌 대했들지도 곰곰
상상해 봅니다.

                                                    * * *

그러고 다니다 날이 저물어 어디 머리라도 붙일곳을 찾아도 자주 있지도 않은데다가
네온니 번쩍거려 들어가면 가는 곳마다 ” Sorry, No Vacancy “
써 부쳐놓고는 주인은 아예 불끄고 자는 모양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용케도 “빈 방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런 걸 발견하면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아마 사막을 헤메다가 오아시스를 만났던 그 사람들의 마음도 그랬을테지요.
그렇게 용케 찾아낸 방에 누워 창밖의 달과 별을 보며 상념에 젖었습니다.

                                                    * * *

VACANCY.

내 마음안에는 어떤 방들이 있을까?
빈 방 ?
노 베이컨씨 ?

나는 내 마음안을 온갖 잡동사니들로 빈 틈도 없이 꽉 채워 놓았을것이다.

재물욕, 명예욕, 시기, 질투, 분노, 교만, 위선…….
이제 더는 채울 공간이 없기에 망정이지 하늘만큼도 좁다할 욕심들을 모두   어데다
채울 수 있을까?

그러니 어떤이가 내 창을 두드려 ” 빈방 있소? ” 묻는대도
나는 한사코 똑같은 대답, “Sorry, No Vacancy.”
그리고는 문닫고 불끄고 돌아눕겠지.

                                                       * * *

나의 주인님은 내 마음의 창에 오셔서 밤에도 또 낮에도 , 내가 내 엄마의 뱃속에
잉태되어 있었을 때도, 아니 내가 생겨나기 아주 머언 그 이전부터도 내방을
두드리며 나를 부르셨을게다.

나는 주인께서 찾아 들어오실 조그만 방이라도 비워놓고 말끔이 치워놓고 그분께
빈자리를 마련해 드린적이 있었던가?

나는 언제고 이렇게 변명하며 구실을 둘러대었을 것이다.
” 주인님, 죄송해요. 지금은 빈방이 없답니다. 제게 조금만 시간 여유를 주세요.
아니 저도 부인과 가족들이 있잖아요. 왜 아시잖아요.
저도 그들을 부양해야하고 또 동창생들 앞에서 그래도 체면이 있는데 차도 좀 고급스러워 보여야 체통이 서고 골프장에라도 나갈라 치면 모자라는 핸디를 카바하려면 하다못해 옷이라도 비싸고 멋있는 걸로 뽑아야 남들이 Best Dresser라고 치켜주거든요.
사는 집만해도 그렇지요.
아이들도 커가고 그래도 교회에서 그 소공동체인가 반상회인가 뭐 그런 모임이라도 갖고 교우들을 청하려면 저의 사회적 체면도 있는데 번뜻하게 꾸며놔야지요.

지금은 이대로 하게 내버려 둬 주세요, 주님.
이제 나이먹고 더 이상 기력도 없게되고 늙으면 그때는 성당도 주일미사 될수록 안빠지고 열심히 나갈려구 그래요.
그때까지만 참아주세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빈방이 없어요.
나중에 한번 더 찾아주세요. “

                                                   * * *

엘비스 프레슬리가 노래했었던가요?

” It’s NOW or NEVER.
  Tomorrow will be too late, it’s now or neve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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