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옛날(Auld Lang syne)

마지막 잎새처럼 혼자 남은 달력 한 장은 이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시계 침을 재촉하며 찰깍 찰깍 또 하나의 전환점(Turning point)을 향하여 걸어갑니다.
이때면 사람들은 술잔을 높이 들며 로버트 번즈의 시를 합창하며 좋았던 지난 시절( The Good old times)을 돌아보며 가는 세월을 아쉬워 하나 봅니다.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새 달력을 걸면서 사람들은 지난 세월을 아쉬워 하지만 찾아오는 새로운 시간에 대한 기대와 희망도 함께 어우러져 섞여진 감정에 취하기도 합니다.
새 해에는 더욱 열심히 충실하게 살아보겠다는 각오를 다짐하게 되는 것도 아마  희망을 갖기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것은 때로는 나빳던 경험마저도 망각의 은총에 각색되어 아름다웠던 추억처럼 가슴을 적셔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나간 세월은 좋았던 것처럼 그리워지고 살아서 나에게 상처만 주었던 이도 갑자기 곁을 떠나간 즈음에는 사람들은 그는 선하고 의로운 이였다고 칭송을 하게 해 주나 봅니다.

그러나 실은 곰곰이 따져보자면 묵은 달력은 무엇이고 또 새 달력은 무엇이 다른 걸까요. 지난 세월은 어떤 것이고 우리가 (새 해) 라고 부르는 새 시간은 왜 구분해야 되는 걸까요.

어찌 보면 시간은 언제나 나와 함께 내 곁에 있었고 지나간 적도 새로 온 일도 없었는데 내가 그를 보내고 맞이하는 건 아닐까요?

섣달 그믐의 제야에 거리에들 몰려나와 술잔을 들고 시간을 거꾸로 합송하며 새 날을 맞고 있다는 착각도 부질없는 놀이는 아닌지요.

이즈음 우리 모두는 그 어느 지난 세월보다도 유례없는 어려운 사정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부족함에 덧붙혀 사람들의 마음도 삭막함으로 채워져 따스함이 없고 여유가 없어져 춥고 움산한 사막으로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주셨던 (사랑)이란 말은 이제 그  의미가 젊은 연인간의 Erotic love 로 남용되어 있는 세월에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사람들은 새 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크게 담아 보게되는 가 합니다.
새 해가 우리에게 희망으로 기대를 갖을 수 있는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가늠해 봅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일,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날마다 새로워짐으로서 내일에 대한 희망은 이미 실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새로워질 수 있다면 내일을, 새 해를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지금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을 충실히 살면 내일 아침은 새로운 날이되어 다가오고 거기에는 분명 밝은 희망이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는 비법을 복음안에서 헤아려봅니다.

영적으로 늘 깨어서(마르13.37) 오늘 제일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라(루까12.22) 고 하십니다. 그러면 무엇을 먹을까? 어떻게 살아갈까? 그것은 하느님이 다 마련해 주실 것이니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하십니다.

이것은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말씀이니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믿어야 합니다.

어느때보다 어려운 세월을 살고 있는 우리의 형제, 자매님들이 새 해에는 주님의 자비와 은총으로 언제나 좋은 일만 만나시기를 우리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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