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어라

                                                            1
호동이는  하나밖에없는  아부지  나막신을  부시고  두들겨서  만든  썰매를 갖고  마을 머슴아들하고  얼어붙은 논두렁에나가  종일 신나게 놀다  엄마가 며루치넣고  맛있게 만들어주신  수제비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는  쏟아지는 졸음을 가눌길없어  계속 고갯방아만 찧고 앉아있는데  엄하신 아부지 불호령이 떨어졌다.
” 호동아, 니  섣달그믐날  열두시전에  잠들면  눈섭 히진다카는거  잊었드나? “
나막신  뿌사갔고  썰매 만든거  들켰는가 했는데  다행히  잠못자는 문제라면  몇시간쯤  참아줄수있다 하고 버티지만  자꾸만 내려오는  눈꺼풀 감당할길 없어  눈하나만 감고  한쪽은 뜬채로 앉아서 코를 골고 말았다.
이 아이를  출산할때  하도  엄마의 진통이 심해서  아부지가, ” 이느무 자슥, 느그  어무이  이래  고생 고만시키고  니  퍼뜩  못나오나?” 그렇게  호통치는가운데  탄생했다고 해서  호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지만  사실인지는  확인할길  현재로선 없는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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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호동이가  자라서  전액장학금을 받아  하필이면  시카고에있는  트루만대학(Harry S. Truman College)으로  유학오게되는바람에   대견스런  아들얼굴  한번  보려고  방문비자로  오신  호동이  아부지하고  어무이는  넘어진김에  쉬어가는식으로  눌러앉아  불법이민이되어  시작은  그렇게 되었지만  어쨋건  시방은  영주권도  받고  열심이  시민권시험준비를 하고 계신다.
그런데  시험관이  ” Please, Have a seat. ” 했을때  제발  ” Jeorge Washington ” 이렇게  대답하지말라고  신신  당부한  아들의  부탁이  여러번이나  있엇지만  고 대목에서  자꾸만  걸리는게  여간  속상한일이 아니다. 똑똑한  우리아들  호동이가   선황당에  살던 신령을  팽게치고  시카고에서  찾은  예수님의  진리를  배우러  Kedvale 길에있는  순교자성당에가서  교리반등록 하라는데도 아부지는  친구  꼬임에  빠져서  느닷없이  하얀양복에  하얀장갑까지  사서 입고  끼더니  어딘가  모여서  잠도 안자고  (휴거)될때를   기다린다했었다.   어느날  그자리에  아부지가  안보이면  아부지는  휴거된걸로알고  바로  민모이세  아무개 라고  꺼벙한  그사림에게  연락해서  아부지자리  물려받아  앉았다가  다음  휴거차례  기다리라  했다는데  마침 그때   모세 인지  모래인지하는  사람이  전화요금  못내서  끊어지는 바람에  연락이안되서  무사했다는것도  꾸며낸 얘기같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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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둔한데가 있는  아부지와는 달리  호동이 엄마는  이웃에  꾸르실리스타(당체  무신 뜻인지는  알수없지만)아줌마의  권유를  받아들여  교리반은  기본이고  성경반에도  열심히  나가는  바람에  이젠  실력이  만만치 않고  그래서  가끔  주눅이들은  호동이 아빠를  무릎꿀으라해놓고는  
” 그시간은  예수님도 모르고  하느님만 아신다는데  당신이  무엇을  안다고 휴거는  뭔  휴거여? 듣자하니  참말로  너무나  거시기 하구먼…”                                                   그런데  오늘 배운 마르코 복음의말씀  “남아서  나와함께  깨어있어라.(14.35)” 요 대목이  아리까리한것같았지만  수녀님께  질문하자니  무식해 보일것같아  참았었다.
좌우지간  깨어있으라니  잠안잘려면  제일좋은  방법은…?  머리를  굴리다  바로  그것이구나   즉각   대답이나왔다.  그럼  그렇지   나보다  잘굴리는사람  나와보라구 그래.
2시간 곱하기 다섯하니까  바로  대답이나오고말았다.
오늘밤  깨어있으려고  수목드라마  비데오  다섯개를  거침없이  빌려갖고 집에왔다.

( 물론  이런자세로  깨어 성탄을  기다리는  교우는  시카고Kedvale  Avenue에서는  만날수 없을것입니다.  보통   우리는 오늘저녁  누가  내집을  찾아온다는걸  알게되면  청소도하고  불도  밝히고  예의를  갖추려  옷도  단정히  차려 입게됩니다.
열처녀의등잔불  비유를  들어  신랑을  기다리는자세를  일깨워주시는  예수님 말씀처럼  묵상과  회개를 하고   화해성사를통하여    영적으로  내마음의방을  깨끗이  치워놓고  맑고밝은   불을  밝혀  오시는  주님을  맞을수있었으면  그런 소망을  가져봅니다.
이맘때가되면  많은이들이  각종의  모임에  나가  먹고마시고  즐기며  선물도  한아름씩  받고  주기도합니다.  지나침만   없다면  큰문제야  되겠습니까마는  그런  틈새에서도  일용할양식을  걱정해야하고  추운  다리밑에서  새우잠을  청하는이들도  한번씩  돌아보아야  하지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드는군요.  언제부터인지  MERRY  CHRISTMAS 는  오간데  없고  온통  해피  할라데이만  있는것처럼  느껴지는것은  어디  마땅이  오라는데도  없고   딱히  갈만한데도  없는  저같은  위선자의  쓸데도없는   혼자만의  심술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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