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피고지고

저의 조그만 아파트의 창가에는 화분이 한 다섯 개 쯤 있는데 

비싸고 보기 좋은 관상목은 하나도 없고 모두 좀 흔해빠진 그런 종류들 같습니다. 

모두가 사왔을 때, 99전 아니면 일 불 99전 주고 손마디만한 걸 샀었지요.

좋아 보이는 것들은 우선 비싸고 키울 줄도 모르면서 괜히 사다가 망쳐 놓을 것 같기도 했지만 

제가 너무 싸구려 짱아치 같다는 생각에 제가 저보고 

“키우는 재미지 남들이 다 키워 놓은 걸 왜 사?”  그렇게 궁색한 변명을 하며 멋적게 웃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선인장 종류인데 키우기 쉬운 걸 고르다 99전 주고 손가락만한 걸 사다 놨는데

이게 자꾸 자라더니 아주 큰 어른이 됐을 뿐만 아니라 화분 안에서 새끼 ? 까지 낳아서 옆에 옮겨 심어줬더니 

그것도 제 엄마 ? 만큼이나 크게 자란 걸 보면 대견하기도 합니다.


올 여름에도 뭘 사러 홈디포에 갔다가 또 99전짜리 쎄일하는 게 있어서 샀는데 

이것이 한달 이상 살아남을까 의심했는데 크지도 않고 꼼짝 안해서 그러면 그렇지 했는데 어느날 아침에 보니까

글쎄 빨간 꽃봉오리가 솟아오르고 있는 게 아닙니까.


너무 기뻐서 할머니들한테 자랑했더니,

“야, 그건 키우기 제일 쉬운 거야. 물만 주고 내버려두면 그렇게 큰다구. 잘난 체 할 거 하나도 없어.”

그래서 머쓱해졌지요. 

그렇지만 할머니들이 뭐라고 하던 꽃이 피어오르는 걸 보니 좋았습니다. 기뻤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들한테 소리쳤지요. “Whatever you guys say, who care? ” 속으로만 그랬으니 할머니들은 못들었겠죠.

들었다면 제가 이렇게 무사 했을라고요. (거짓말로 꾸면낸 스토리예요.)


피었던 꽃은 며칠 지나니까 시들고 말았습니다. 

또, 그러면 그렇지 했는데 이튿날 또 다른 꽃이 솟아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피고지고 하는 꽃들을 보면서

생각하고 그래서 또 하나 깨달았습니다.


자연이 그렇게 변화해 가듯 나도 또 우리네 삶도 때가 되면 자꾸만 변화해 가고 또

나의 내면도 날로 새롭게 변화해 가야 마땅하나는 걸 새삼 깨달았지요.


폈다 진 꽃은 시들었지만 곁에 있는 꽃이 피어나서 그 대를 이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사람의 역사도 한 조상이 계속 살아남아 살아가는 게 아니라 대가 이어지며 계속 가는 게 아닌가요?

그런데 시들기를 인위적으로 거부하고 계속 혼자 살아남아 피어있기를 고집한다면

그건 자기 자신을 조화( Silk flower ) 처럼 여기는 자기비하이고 나를 만드신 그 이를 모독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생각했습니다. 

요즘 많은 이들이 백세시대를 말하며 그걸 위해 뭘 먹으면 좋을까 뭐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살까 하는

모습을 모게 됩니다.

더 오래 살고 싶지 않은 이가 있겠습니까.

“아유, 얼른 가야할 텐데. 왜 주님은 날 얼른 데려가지 않으시는 걸까?”

그렇게 노래하듯 하는 이도 어쩌면 본심은 아니고 삶에 흥미를 잃을만큼 아프거나 외롭거나 행복하지 않아서일지 모릅니다. 그분들의 친구가 되어 행복한 마음이 되도록 할 수 있으면 바라게 됩니다. 

마르고 닳도록 이 세상에서만 살고 싶다해도

하지만 자연의 순리, 그 법칙을 거스르며 살아남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이웃에게 보탬이 되지도 못하면서 다만 오래 생존하는 것이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오래오래 생존하고픈 그런 욕망을 지키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나의 대를 이어 보다 싱싱하게 살아갈 어린이를 사랑하고 보호하고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며

좋은 삶의 환경을 남겨주는 일이 더 의미 있지는 않을까요.


그 어린이들이란 지금 우리 곁에 살고 있는 그 사랑스런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이제 곧 태어나 

우리 곁에서 예쁘게 살아갈 모태안의 어린 생명들을 사랑하고 지키고 기도해주는 일이

그래서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파트창가에 피고 있는 꽃이 오래오래 예쁘게 차례대로 피어가기를 바랍니다.

물 주는 걸 잊기 전에 목말라 하고 있을 꽃에게 물 좀 나누어주려 일어나야겠습니다.



 

목록

'생명의 존중' 게시판 최근 글 목록

제목
작성자
날짜
모이세
2014.09.09
모이세
2014.09.05
모이세
2014.09.05
모이세
2014.08.29
모이세
2014.08.25
모이세
2014.08.21
모이세
2014.08.08
모이세
2014.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