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뭔 잘못을 했냐구요 !

( 붙잡혀 간 신발 )

게시판에 사무장님이 (잃어버린 신발)을 찾고 있다는 공고를 하셨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신발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신발이 전화를 했으니 놀랄 수 밖에.

” 여보세요? “

“아, 제가 바로 게시판에 난  잃어버렸다는 그 신발인데요? “

” 아, 그래요?
  그러면 얼른 성당에 전화를 걸어 사무장님께 신고할 일이지
  왜 나한테 전화를 하고 그러는 겁니까? “

” 그게.. 저.. 제가 너무 억울해서 그래요. “

”  네 ……. ? “

” 아니 말이 났으니 말이지, 나를 신고 간 그 사람이 문제지 왜 신발인 내가 뭔 잘못했다고 날 광고까지 내면서 지명수배하고 그러는 거래요?
난 그냥 거기 현관앞에 아무말도 안하고 주인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

” 그랬으면 그럴 땐 그 잘못 신으려는 그 이한테 주소를 잘못 찾았다고 소리라도 지르지
  그냥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요? 거 참 딱한 사람이구먼. “

” 아유! 막 소릴 질렀지유. 사람이 내 말 알아듣습니까?
  내가 신발인데 나보구 딱한 사람이라니, 정말 정신 나간 사람이구만. “

” 그 사람이 못듣고 그냥 나가더라도 중간에 돌아오든지 할 것이지, 계속 따라가요?”

” 아니,발이 가면 나는 자동으로 가는 거지, 시방 뭔 말하는 거여?
  내가 하필이면 이런 멍청한 사람한테 전화를 했는지.
  시끄러워서 그만 끊어야겠수.”    

” 아 얘길 들어보니 먹울할만도 하네 그래. 충분히 이해가 되는구먼.
  그래도 일단 사무장님께 신고는 하세요.
  설마 처벌은 안하고 곱게 주인한테 돌려보내 주시겠지 뭐. “

” 알았시유. “

( 한문공부를 좀 )

중국의 샹하이에 나가 근무하던 우리 외교관이,
하라는 외교는 안하고 중국여인과 외도를 하다가 들켜서 말썽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조사한 후 처벌할 모양이다.

나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한국외교부에 진정서를 보내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들을 처벌하기전에 먼저 해야 할 시급한 일이 있어보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의 실수가 왜 생겼을 것 같은가?

(外交) 와 (外道)가 비숫해 보이니까 같은 내용인줄 알고 그런 일을 저질렀으니  

그들을 탓하기 전에 그들에게 얼른 한문공부부터 시켜야되는 것 아닌가?
더구나 중국에 파견하면서 한문을 잘 모르는 사람을 내보냈으니 말이야.  
나는 더러 빼먹구 그러긴 했어두 한문시간이 있어서 기초는 익혔기 때문에
외도를 안하구 있잖아? 나같은 사람을 상하이에 보낼 것이지.  

외교부에서 즉각 나에게 회신이 왔다.

” 멍청이 아저씨, 우리한테는 신경 끄시고  너나 잘하세요 !
  소문 들으니까 뭐 잘하는 것도 하나 없다던데…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그렇지, 우리가 골이 비었나?
  어쩌려구 당신같은 자를 그런 좋은 자리에 보내겠어?”

( 바둑 동아리 )

우리 성당에 바둑동아리가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전에 군에 있을 때 어깨 너머로  간신히 그 원리만 배웠던 그것도 배둑이랍시고
뻔뻔하게도 동아리 모인다는 날 찾아갔다.

난 곧  거기 온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거기에 모인 이들이 바둑 단 짜리도 여럿이고 모두 고급 수준들인 것 같았다.

왕초보인 날 상대하면서 시간 낭비 할 이가 없어보였다.

좌우간 낄 때 안낄 때를 못가려서 난 언제나 낭패라니까.

그런데 바둑을 배우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건,
다름아니라 그걸 배우면 치매가 예방도 되고 이미 있어도 고쳐질 수도 있다고 해서였다.

그런데 시원치 않을망정 배우고 나서도 전부터 있던 그 치매 비슷한 증세는 사그러들 생각을 안해서 어찌된 일인가 해서 의사 선상님에게 문의한 적이 있다.

” 당신은 본래부터 심하던 그 치매중세가 바둑으로 조금 좋아지긴 했는데
  글쎄 안타깝게도 (치)자만 떨어지고 (매)자는 안 떨어져서 그래요.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알쯔)만 떨어지고 (하이머)가 그냥 있다는 말이예요.
  뭔말인지 알아들었소?
  내 소견으로는 어차피 평소부터 시원치 않은 편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그대로 지내세요. 더 심해지지 않은 것만해도 그게 어디야? “

그러면서 날 들으라는 소린지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 바둑이 아무리 치매에 좋다해도 저런 사람에게까지 효과가 있을라고? 설마? ‘

기분 나빠서 의사에게 따질까 하다가 그러면 엉덩이에 주사 놀까봐 참았지. ‘

이런 형편에  동아리에는 또 나가야 할지 참말로 큰 걱정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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