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것, 내것이 아닌 것

며칠전에 뉴스를 보다가 너무 놀라 소스라치게 마음이 떨렸습니다.

그리고는  단지 몇 분이 지난 후에 그렇게 소스라치듯 놀랐던 제 가슴은 곧 그 일을 잊고 평상으로 되돌아 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떨리듯 놀라고 또 곧 평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제 감정상태에 제 스스로 또 놀랐었습니다.


우선, 무슨 일 때문에 놀랐었나 하면 ,

필라델피아 지방에서 이제 막 열여섯 살 밖에 안된 앳띤 소년이 자기가 다니는 학교에 칼을 갖고 와서는 

무작정 눈에 띄이는대로 아무나 찌르고 폭력을 휘둘러 동료학생들을 죽이고 크게 상하게 하였던 사고였습니다.


여느날과 같이 무심코 등교했던 학생들은 갑자기 터진 사고에 얼마나 큰 충격에 빠졌겠습니까.

더욱이 놀라운 일은,

그 가해학생이 특별히 누구에게 나쁜 감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순간적으로 그렇게 하고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 입니다.

갑자기 눈에 보이는 모든 이가 보기 싫고 미워지고 그래서 그들을 해치고 싶은 것 입니다.

평소에 그 소년은 교실에서도 늘 상냥하고 착하고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고 그랬다고 말 합니다.

그렇던 아이가 갑자기 사나워졌다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그것이 사탄의 악한 마음이 그 아이를 습격했을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치 사탄이 유다의 마음에 스며들어 예수님을 돈 몇 푼에 팔 수 있었던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저 자신의 마음에 관해서 입니다.


그렇게 놀랐던 뉴스를 보고난지 단 몇 분 후에 다 잊고 평상으로 돌아간 저의 그 얄팍한 마음은 어디서 왔겠습니까.


순간 놀랐었지만 가만히 뉴스를 분석해 보니 그 피해를 당한 사람들 중에는 저 자신은 물론 없었고 

저와 직접 관련된 가까운 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고가 난 곳도 저와 상당히 떨어진 곳이었던 것 입니다.

그러자 저는 곧 불행중 다행이라 여기고 

저와는 별 상관 없는 일이니 곧 잊어버리기로 했던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또 한번 자세히 살펴보니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그 끔찍한 사건이 제가 지금 살고있는 이곳 시카고와는 거리가 좀 떨어진 곳에서였고 또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일이었지만 또 한편 그렇지만도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같이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제가 그런 일이 저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는 상관없이 도무지 내일 아침에 무슨 끔찍한 뉴스를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 입니다.  


그러니 그 사건은 나와 상관 없을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생각이 또 오르는 것은 바로,

예수께서 말씀하신 ” 원수를 사랑하라.”는 복음입니다.


그 평소에 착했다던 아이가 폭도로 변해 상처를 입힌 다른 아이들의 가족들에겐 그 아이가 바로 원수같을 것 입니다.

그 아이는 평소에는 원수도 아니고 내 아이의 가까운 친구였을 것 입니다.

아마도 그 아이는 평소 다른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별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집에서도 큰 관심과 사랑을 

얻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전제했을 때,

우리는 평소에 그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나누어주지 못했고 그 결과는 그 아이를 나의 원수로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늘 조금만 더 관심을 나누고 그랬더라도 그런 끔찍한 일을 예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잖아요.

사고는 언제나  나와  상관없는 이들에게만 일어난다고 말할 수 없을 것 입니다.

또한 사고가 언제나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만 일어난다는 법도 없을 것 입니다.

관심과 사랑을 바로 내 가까운 곳에서  나누어야 함에도 불고하고 그렇게 하지는 않으면서 이렇게 남들에게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떠들고 있는 제가 스스로 부끄러워진 마음에 고백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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