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

지난주에 사다 놓은 식빵을 아침마다 몇 끼니 꺼내 먹고는 계속 밥을해서 먹게되는 바람에 반봉지나 더 남은 빵봉지가  한 주일이나 넘게 식탁에 남겨진채 있었습니다.
분명히 변질되고 곰팡이 파랗게 피었을 거라 여겨졌습니다.

가슴이 덜컥했습니다.
음식찌꺼기 만드는 것에 유난히도 예민한 저는 죄책감에 미련이 남아 봉지를 열어 들여다 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가슴은 덜컹거렸습니다.

빵들이 방금 사 온 것처럼 말짱하고 아직도 말랑했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 보았기에 참 고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섞어 빵을 구었기에 이토록 오래 두어도 신선한 것일까?
만약에 방부제를 섞었다면 아마도 소비자가 오래 두고 먹도록 배려해서라기보다는
가게에서 오래도록 팔려나가지 않아도 잘 견뎌내도록 하려던 속셈이었을 것이라는
의심마저 일어났습니다.
사실은 그렇지가 않고 차라리 남을 의심하는 내 마음이 나쁜 것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너희는 그들의 누룩을 조심하여라.”(마르코8,14)

복음에는 빵 이야기가 참으로 여러군데 나오는 것 같습니다.

효모(Baking soda)는 누룩과는 다르지만 밀가루 반죽에 섞어 빵을 구우면 누룩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부얶에서 오븐이나 식탁위에 묵은 얼룩이를 비싼 세제를 사오지 않고도 이 베이킹 소다를 물에 타서 문지르면 신기하게 잘 지워집니다.
식초(Vinegar)와 섞어 문지르면 더욱 잘 되지요.

                                                       * * *

예수께서 저희더러 누룩을 조심하라고 당부하시는 연유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누룩은 밀가루를 있는 그대로 두지않고 부풀리는 역할도하지만  올바르지 못하고 썩고 부패한 마음들을 이르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중 가장 썩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 돈과 권력이 모이는 정치판이 아닐지 싶습니다.
많은 지금의 정치인들이나 예수님당시의 권력자들이 그 말이 사실인 것을 잘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로마의 지도자는 물론 그 세력에 아부하여 출세한 자들도 그리고 바리사이 유다의 지도층들도 그래서 조심하라고 지적해 주셨을 거라 가늠해 봅니다.

                                                       * * *

그런데 이런 세상의 누룩은 그렇다치고라도 누룩이 신앙공동체인 교회안으로 침투해 들어오게되면 이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일 것입니다.
정정해서 다시 말해야겠습니다.

만약 “들어오게 되면..” 이렇게 가정이 아니라 예수님 사후 초대교회때도 또 바로 지금에도 불행하게도 누룩들은 용케도 교회안에 숨어들어와 파란 곰팡이도 만들고 빵을 상하게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신자도 아직 많지 않았던 고린도교회에서도 “나는 바오로파야.”
“그래? 난 아폴로파라고.” 그렇게 패로 나뉘어 서로 으르렁대며 “어디 누가 더 센가 한번 해볼까?” 그랬었다는데 그들의 후손인 우리들은 고린도교회보다 얼마나 더 누룩을 걷어내고 (참 빵)으로 우리에게 오신 오직 (예수파)로 하나가되어 있는지 대림절을 맞으면서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생각해 볼 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상 누룩은 물질인 빵이나 정치인이나 사람이 아니고 바로 그들의 안에 있는 그 (마음) 을 오염시키므로서 모든 만사가 거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테죠.

그래서 (나)만 달라지고 (내 마음)만 변하면 세상은 곧 하느님의 나라가 되고말 것인데
그런 희망을 품어봅니다.

                                                           * * *

그야말로 남 말만 말고 내 맘은 어디에 머믈고 있을까 거울에 비추었습니다.
파아란 색입니다.
하늘처럼 아름다워서 파란 것이 아니고 곰팡내가 물씬거리게 피어서 파랬습니다.
제 마음은 누룩이되어 있었고 그렇게 된지도 퍽이나 오래돼 보였습니다.  
야단났습니다.
소화제를 먹어서 고쳐질 일도 아니고 어쩌면 좋을까 두리번거렸습니다.
” 아! 그랬지. 바로 눈앞에 있었네.”

베이킹소다에 식초를 묻혀 많이 변질되고 부패한 내  속을 문지를 수도 없으니 나를 위해 빵공장에서 수고하여 이미 누룩과 방부제를 섞어놓은 그 빵을 먹으면 혹시 내마음이 조금이라도 소독될까?
그래. 오래 두어도 상하지않은 빵. 버리지않기를 잘했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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