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몸의 등불

같은 안경을 여러 해동안 사용하고 있어서인지 안경을 낀 상태에서도 뿌옇게 보이기도 하고

사물이나 사람도 잘 알아보지 못하게 될 때를 만나게 됩니다.

그럴 때면 답답하고 또 짜증스러워지기도 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또 하느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본래의 눈을 마구 사용하고 관리를 잘 못했다는 자책감도 생기지요.


“네 눈은 네 몸의 등불이다. 네 눈이 맑은 때에는 온 몸도 환하고 성하지 못할 때에는 몸도 어둡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 아닌지 살펴보아라.” (루가11:34)


물론 지금 복음을 통해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의 뜻은 육신의 눈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지만 

육신의 눈마저 맑고 밝지 못할 때는 이 말씀을 떠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연 내 안의 빛마저 육신의 것처럼 뿌옇게 안개가 껴서 흐려져 있지는 않은지 염려되기 때문이겠지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어린이의  맑은 눈을 보느라면 

분명 그 아이의 안에도 티 없이 맑고 밝은 빛이 깃들여 있다고 믿어집니다.


눈이 있어 잘 보는 이도 있고 또 눈은 있으되 못 보는 이도 있겠지요.

또 눈은 없지만 눈 있는 이보다 더 잘 보는 이도 있을 테지요.


눈을(육신의 눈)  가지고 다만 그 눈이 보는 것만 보고 그 눈이 볼 수 없는 것은 못보고 있지는 않을지요.


여기서는 

육신의 눈으로는 직접 볼 수 없어도 분명히 모태 안에서 숨쉬고 있는 또 하나의 생명을 생각합니다.

그 생명은  아직 만나지 못하였으니 어떤 모습일까 상상으로만 하게 됩니다.


얼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이렇게 노랫말처럼  맴돌다 가는 얼굴일까요.

보일듯 말듯 

구름뒤에 숨어 계시는 하느님의 얼굴일까요.


눈은 몸의 등불이라 하셨으니

내 안에 맑고 밝은 빛을 가진 이라면 

그 얼굴도 잘 알아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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