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묵은 산삼을 꼭 찾아 캐 오마고 산으로 들어간 심마니가 노인의 목이 조금 늘어날만큼 기다린 끝에 드디어 나타났다.
” 아, 이사람아. 그렇게 오래 소식이 없어서 난 자네 아주 못보는줄 알았어. 그래 심 봤나 ? “
” 예 ? 미스타 심이요. 미세스 심요 ? “
* *
요즘엔 아이들이 한문공부를 안해서인지 어른이 조금만 문자를 섞어 얘기하면 전혀 못 알아듣거나 동문서답을 하게된다.
중학생이 골목어귀에서 어르신을 만났다.
”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 “
:” 오냐, 그래, 춘부장께선 안녕하신가 ? “
노인이 말씀을 잘못하셨을 거라고 생각된 아이는,
” ” 예 ? 춘장요? 저희집에선 춘장은 안 먹고 고추장만 먹는데요. “
” 오냐. 그래 알았다. 어서 가거라. “
* *
( 소변금지 ) 라고 큰 글씨로 써 부쳤음에도 불고하고 취객들이 자꾸만 실례를 하며 어질러논다는 불만신고가 접수되는 바람에
순경이 배치되어 골목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동네 강아지 한마리가 지키고있는 경찰앞을 유유히 통과해 들어가서는 바로 그 싸인 앞에서 그만 실례를 하고 말았다.
술집에서 나오다 그 광경을 목격한 취객이 항의했다.
” 아니 이거봐요, 순경아저씨. 아니 사람이 동물만 못하다는 겁니까 ?
어째서 강아지한테는 너그럽고 사람한테는 벌금을 물리고 그런다는 겝니까 ?
” 아저씨 정말 몰라서 그러시는 겁니까 ? 많이 취하셨으면 어서 가셔서 쉬세요. “
” 아유. 정말 난 너무 이해가 안돼.
아니, 아이들은 수능시험이다 뭐다 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만 하라고 들들 볶으면서 왜 동물들은 문맹인채 그냥두어서
저렇게 온동네를 더럽히도록 놔 기르냐 이거예요, 제 말씀은. 끅. 날 차라리 국회로 보내주던가… “
* *
이즈음엔 독재시대 때처럼 데모하는 일이 그렇게 흔하지 않은데 큰 축산단지가 있는 길목을 지나려는데 바리케이트로 사방을
막아놓고 경찰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바리케이트 안에서는 피켓을 든 데모대원들이 큰 함성을 지르며 으쌰 ! 의쌰 하며 요란스러웠다.
차에서 내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여느 데모와는 다른 사뭇 희한한 광경이었다.
동물들의 데모였다.
돼지들의 데모, 소들의 데모 그리고 닭들이 서로 이해상관으로 충돌하고 있었다.
무엇때문인가 피켓에 쓰여있는 내용을 읽어보니 충분히 이해할만한 내용들이었다.
” EAT MORE CHICKEN ! 콜레스톨도 더 적고 몸에 좋은 닭고기를 두고 왜 자꾸만 삼겹살만 굽냐구요 !
우리는 목숨을 걸고 우리의 돈권을 지키고자 나왔습니다. “
” 시방 무슨 소릴 하는거냐, 너희들.
우리가 질 좋은 계란을 공급하는 걸로 만족하고 우릴 보호해야지 우린 뭐야 ? 알 낳고 또 도살장으로 보내고…
이건 정말 우리 계권을 말살하려는 정책이야 ! YOU HAVE TO EAT MORE BEEF STAKES EVERYDAY “
” 정말 내가 참고 듣자 듣자하자니까 얘네들이 시방 뭔 소릴 하는 거야 ?
요즘 사람들이 햄버거를 너무 먹어서 전부 뚱보가 돼고 그래서 얼마나들 야단 났는데 그래 ?
너희들 요즘 신문도 안보냐 ? 매일 건강쎄미나를 열고 그러잖아 ! 우린 절대적으로 주장하는 바야 !
LISTEN EVERYBODY. PLEASE EAT MORE HAM AND FRIED CHICKEN EVERYDAY. THAT”S MUCH BETTER MEAT “
사람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이 났다더냐 ….
* *
난 영화를 볼 때마다 출연교섭이 들어온다면 반드시 주인공이 아니면 사양해야겠다고 벼르고 그런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뭐 주인공은 돈을 더 많이 받는다거나 그런 저속한 조건같은 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두고 싶다.
꼭 주인공만 하고싶은 이유는 전에 전쟁영화를 보고나서 부터이다.
그 영화에서 전투중에 주인공인 중대장과 엑스트라인 신병이 동시에 적군의 총을 맞았는데 그 신병은 그자리에서 바로 숨지고
주인공은 의무병의 치료를 받으며 과거의 생활을 회상하며 연인과 행복했었던 매 장면을 하나 하나 다 회상하며 부하가 끓여주는
따끈한 차를 마시며 춘천인가 어디에 산다는 그 연인에게 전해주라며 구전으로 장문의 편지를 부하에게 받아 쓰게 한후
그리고도 한참이나 있다가 전사하는 것도 아니고 헬리콥타가 도착하여 후방의 병원으로 치료받으러 가는 것이였다.
그런데 왜 내가 주인공을 마다하고 구태여 엑스트라역을 해야만 하느냐구.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지 그렇게나 오래 참으며 기다려도 주인공이나 단역도 아니고 엑스트라에 단 2초 동안만이라도
보통은 시간당 30불인데 35불로 쳐 줄테니 나오겠느냐는 교섭이 안들어오니 정말 정 이런식으로 푸대접 하면 앞으로 교섭이 온다
해도 난 배짱부리며 안나가야 하나 고심중이지만.
사실 내가 이기회에 공개하는 거지만 난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다.
당시 날렸던 신성일과 문희가 나오는 함지박이란 영화를 하필 내가 꼭 볼일이 있던 한국은행앞에서 교통을 차단하고 찍고 있었다.
나는 그걸 끝날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서 경비원들이 막고있는 경계선을 뚫고 촬영하고 있는 현장을 가로질러 유유히 걸어갔다.
나에겐 너무나 중요한 약속이니까.
등뒤에서 경비원들이 막 쫒아오며 그래도 계속 가니까, ” 뭐 저런 게 다 있어.” 소릴 질렀다.
그땐 필름값이 비싸서였는지 나중에 극장에 가서 보니까 내가 지나가는 장면을 다 잘라냈는데도 자세히 보니 나의 오른쪽 귀
한모퉁이가 아직도 나오고 있었다.
이래도 내가 영화출연 경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
* *
사람을 찾습니다.
( 그때 저와 같은 성당에 다니다 미국으로 이민가신 분을 찾습니다. 오래돼서 성이 아마 김씨 아니면 이씨였을텐데. )
( 혹시 주변에 그분을 알고 계신 분이 있으면 꼭 연락을 좀. 저는 그분이 이민가신 후 다른 교우와 싸워서 원불교로 옮겼음. )
( 제가 전에 대부를 서 주었던 대자중에 한분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본명은 글쎄 잘.. 세례명이 모이세였는데. )
( 저와 성가대 활동을 함께 하다가 레지오를 하고싶다고 했던 그 자매님 꼭 뵙고싶어요. 냉담자예요 )
( 그때 빈첸시오봉사 때문에 저를 다방에서 오래 기다리게 했다며 미안하다고 하신분, 저 기억나세요 ? )
( 얘 ! 너 정말 한번 꼭 보고싶다. 요즘 어디 사는지 연락이라도 바란다. 빌려간 돈 안받을게. )
( 그때 전방에서 너무 힘들다며 후방으로 가고 싶다던 중대장님, 저예요, 저. 좀 연락을. )
* *
정말 어지러운 세상인 것 만큼은 틀림없다.
말이 춤을 춘다는 뉴스가 나온다면 사람들은, ” 그말이 어디가 좀 아픈게지 뭘. 그깐 것을 뉴스라고 내보내고 그래. “할텐데.
지금 사람이 말춤을 춘다고 온세상 사람들이 들썩거리며 야단이 나고 그뿐인가.
그 말춤추는 이에게 돈을 삼태기로 쓸어 담아다 안겨주는 세상이니 말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이더러 조금도 이상하다 하지않고 박수치고 열광하니 참 희한한 세상이 아니고 뭐야 ?
이젠 말까지 강남스타일, 강북스타일 차별하고 있으니 말도 태어날 때 강남으로 이사가야하는 건지.
그이는 벌에 쏘였는지 말에게 물렸는지 이름도 싸이 라니. 혹시 psycology를 공부했을까 ?
그럴줄 알았으면,
” 그사람보다 한발 앞서 내가 먼저 말춤이나 배워둘 껄… 에이 속상해. 난 이렇게 돼는 일이 없담 ! “
그러면서 중얼거리고 있자니까
옆집 할머니가, ‘ 오늘은 또 뭘 가지고 중얼거리노 ? 네가 먼저 배웠으면 누가 알아 ? 어쩌면 사람들이 앰불란스 태워서 보냈을지
모르잖아. 그러니 그런 거 갖고 속상해 하지 말고 대림절 기간동안 회개나 잘 해두었다가 찾아가 고백할 생각이나 해. 멍청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