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무엇이 할 일이 없어서… 한창 젊은 나이에. “
그 때가 군인 생활을 하고 있을 시절이였으니 아마도 이제 막 갓 스물을 넘겼을 그런 새파란 청년들 이었을 것이다.
내친구, 봉수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이나 틈만 나면 바둑판을 펴 놓고 바둑을 두고 또 두고 그랬다.
그 꼴이 나에겐 참으로 꼴불견 같았다.
그래서 나는 틈만 나면 쫒아가 판을 흐트러 놓고 심술을 부리곤 했다.
속 상하는 얼굴로 날 쳐다보는 봉수에게 내가 건네는 말이 바로, ” 세상에 무엇이… ” 그거였다.
밖에 나가서 공도 차고 뛰어놀다 들어올 일이지 그게 무슨 짓이냐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는 싫다고 뿌리치는 내 손을 끌고 가더니 바둑판 앞에 앉기를 권했다.
그러면서,
두는 법을 아르켜 줄테니 한번 배워서 놀아보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면 계속 훼방을 놓아도 좋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바둑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 한동안은 너무나 어렵기만 하고 힘들어서 머리가 지근지근 아프기만 했다.
그러면서 이제 어느만큼 맛을 익히자 이제 나는,
일 때문에 바쁘다는 그 친구 억지로 앉게 해서 나의 게임상대를 부탁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라면,
( 바둑 ) 을 알기 전과 알고 난 후의 바둑에 대한 생각이 그렇게 완전히 달라지리라고는 미처 몰랐었다는 것이다.
( 바둑 예찬 )
바둑은 옛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 말고는 공식적으로 언제 누구에게서 시작되었다는 기록은 없다고 전해진다.
즐이 그려진 판에서 하얀 돌 그리고 검은 돌, 두가지 도구만 가지고 두사람이 번갈아 놓아가며 승패를 가르는
이 게임은 신비스럽게 여겨질 정도로 그 담고있는 내용이 깊고 다양하다.
같은 두사람이 백번을 연거퍼 둔대도 한번도 중복되어 같은 내용이나 결과를 연출하지 않는다.
아마도 바로 그점 때문에 두는 이들이 지루함을 잊고 오래 둘 수있는가 보다.
무엇보다 매력적이며 좋은 게임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익혀 배우고 실행하여야 할 법, 기도 ( 棋도 ) 내지는 삶의 왕도 ( 王道 ) 를 두는 이에게
보여준다는 점일 것이다.
바둑은 두는 사람에게 너무나 좋은 교훈을 많이 보여주지만
그것을 그 안에서 터득하고 또 익혀서 삶에 적용하여 실행하는 일은 그 사람의 재량이며 능력에 달린 일이다.
그러므로
바둑을 단지 놀이로 승부에만 집착하는 게임만으로 놀며 그에 멈춘다면
바둑의 깊고 훌륭한 면모를 훼손하고 폄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떤 것들을 찾아내 볼 수 있을까.
* *
바둑의 승부는 결국 ( 땅 따먹기 ) 로 결정된다.
집짓기를 하여 단 한집이라도 더 많이 짓는 쪽이 승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땅을 온당한 방법으로 차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떤 마음을 소유하고 그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가 ?
”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 땅)을 차지할 것이다. “(마태5:5)
사람은 온유한 마음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하늘나라의 땅을 얻지못할 것을 복음은 말해주고 있다.
바둑을 두는 동안에도 또 일상에서도 사람은 이것을 지켜야 할 이유이다.
(무거운 돌은 버려라.)
바둑에서 무겁고 힙에 겨운 돌을 미련을 갖고 끝까지 지키려다가 끝에 크게 낭패를 하는 것이다.
사람의 삶에서 어떤가 ?
육신의 건강을 쫒아 영양가만 챙겨서 몸은 자꾸만 불어나서 무거워지고,
투자해 놓은 증권시세, 사놓은 부동산, 그 시세를 챙기느라 새벽에 일어나 월 스트릿 신문의 시세표를 뒤지고
밤 새 내려가지는 않을까 염려하며 밤잠을 설친다.
그런 것들은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나의 가슴속에는 또 얼마나 많은 무거운 돌들을 짊어지고 사는가 ?
탐욕, 시기와 질투, 분노, 교만….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많을 것이다. ( 1고린13장)
이런 무거운 것을 내려놓으라 사도 바울께서 우리에게 이르고 있다.
(내려섬에 묘수가 있다)
고 바둑은 지적한다.
바둑에서 겸손한 삶을 배우라고 일컷는다.
( 죽음은 젖힘에 있다)
그리스도의 사람이 가야할 왕도, 의로운 길, 선한 길, 그래서 좁은 길을 피하고 넓고 풍요롭고 편하고 쉬운 길만
좇는 많은 현대인들은 죽음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 공격하는 돌에 붙이지 마라)
악의 세력은 우는 사자와 같이 하느님의 사람들을 호시탐탐 노리며 파멸의 길로 몰아가려 한다.
악의 유혹은 피해야 한다.
늘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 밖에도,
과욕은 화를 부른다. 이기고 지는 일에만 집착하여 무리수를 고집한다면 패가망신의 길이 그곳에 있다.
지난 게임에서의 잘못과 실수는 반복하지 않아야 함은 세상살이와 다를 바 아니다.
바둑은 두뇌개발에 많은 도움을 주며 치매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 바둑의 결함들)
바둑은 단순한 놀이로만 삼아서는 안된다.
바둑을 두며 다른 이들과 큰소리로 잡담을 한다거나 큰소리를 내어 웃고 떠드는 이는
기도 를 망각하고 상대에게 큰 결례를 범하는 일이다. 삼가해야 한다. 기도를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웃이 바둑을 두는 것을 관전할 수는 있지만 그에 끼어들어 훈수를 한다거나 소리를 내어 방해하는 일도 결례이다.
다만, 삼가해야 하고 조심해야할 일이 있다면,
바둑이 갖는 결함이라 한다면
반드시 두사람이 있어 상대로 삼아야 하고
장시간을 앉아 있어야하는 고로 정신건강에는 도움을 받으면서 몸에는 좋지않을 과로를 가져다 줄 수가 있다는 것이다.
큰 소리나 고함등으로 소란스러운 광경을 연출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자제하여야 할 예의일 것이다.
바둑을 생업으로 삼는 프로기사들이 아니고서는 대중이 모이는 장소에서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그 승부를 위해 투전을 하는 일등은 결코 권장할 사안이 아닐 것이다.
바둑의 참된 기도를 잘 이해하여 따르고 지혜를 터득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이웃이 그것을 즐기는 일은 권장은 할 수 있을지라도
불순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