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아래서 살고파라

올해는

왜 이리 덥나, 어째서 이리 찌는가 ?

나더러 살라고 이러는가, 못살라고 그러는가 ?

 

어쩌면 바로 이것이 사람들이 늘 말하던 그 지구온난화 시작의 신호이고 기별일지도 모른다.

이럴 때는 단 1 도가 더 오르고 바닷물이 단 10 센티 높아지는 일도 우리에게 큰문제를 가져다줄지 모른다.

 

뜨겁게 달아오른 지구의 열은 내머리까지 흔들어 놓고 마음마저 흐리멍텅케 하는 것 같다.

이런 틈을 타서 얼른 흐리멍청스런 얘기를 한다면 좋은 구실이될 것같다.

 

( 오빠와 불모회 자매 )

 

내가 다녔던 학교는 남녀공학인데도 여학생은 열손가락으로도 다 셀 수없을만큼 귀했다.

그 희소가치 ? 때문이였는지 여학생들은 조건도 없이  인기가 대단했다.

남학생들 모두가 그렇다는데 나라고 무슨 초연한 존재처럼 굴 수도 없어서 그중 함께 커피라도 마셔봤으면 하는 여학생이 하나

있었다. 그 학생은 아주 상냥하고 명랑해서 만나는 남학생들에게 미소를 보내며 ” 오빠, 안녕하세요? “

그렇게 인사를 건네어 상대를 기분좋게 해주고 있었는데,

 

하필 유독 나 한테만 “오빠” 소리는 커녕 내앞을 지나칠 때면 반드시 고개를 외로 꼬고 무시하며 지나가곤 하는 것이었다. 

내가 왜 괘씸하게 여기지 않을 이유가 있었을까 ? 그러나 그러지 말라고 할 생각나는 방법도 없었다.  

 

오래 살고봐야 한다더니,

하루는 친구와 강의실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 오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아이의 목소리였다.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 지가 어딜 가겠어 ?

나는 뒤로 돌아서며 ” 응, 너였구나. 그래 이 오빠하구 커피라도 마시러 갈려구 ? “

그렇게 반기는 나에게 이런 매정한 한마디가 돌아왔다.

 

” 아니, 그옆에 오빠말이야. 지가 무슨 오빠냐, 오빠는 ! “

그후 얼마지나서 끝내 난 그아이로부터 오빠 소리 한번 못듣고 군에 입대하느라고 학교를 떠났다.

 

그렇게 매정하고 괘씸 ? 했던 그아이는 지금 어디서 무얼하는지..

이젠 아이가 아니라  잘난체 하더니 할머니가 되어 어디 불타사 같은데서 성모회원이 됐겠지.

 

네 ? 불타사엔 성모회가 없다구요 ? 

그럼 불모회 같은데  들어가 있겠지, 뭐. 왜 지금 자꾸 그런 걸 따지구 그러세요. 심난한데.

 

 

( 내 어머니의 죄중에 태어난 나)

 

우리가 함께 모여 돌아가신 교우를 위한 연도를 바칠 때면 의례이 구슬프게 시편 51,7 절의 기도를 바치게 된다.

 

” 정녕 저는 죄중에 태어났고 허물중에 제 어머니가 저를 배었습니다… “

 

여기까지는 하나도 잘못된 것이 있을 수 없다.

 

열심이던 엄마의 연도기도를 늘 듣고 지냈던 한 젊은 딸이 드디어 나같은 오빠를 만나서 (Oh, Please don’t) 결혼을 하고 배웅을 받으며 

멕헨리 카운티로 신혼여행을 갔다.

가슴을 두근거리며 다가온 신랑에게 딸은 단호하게 선언했다.

 

” 나, 오늘 죄 안짓고싶어. 우리가 첫아이를 죄중에 태아나게 할 수는 없잖겠어 ? “

자매님, 연도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자녀교육도 좀…

 

 

( 아저형 )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더 얻듯이 일찍 자고 아침에도 일찍부터 부지런한 사람이 만사를 잘하고 잘산다한다.

그럴듯 하고 아마도 대개는 그럴지 모른다.

그런데 체질에 따라 다를지도 모른다.

예술을 하는 이들은 저녁시간이 더 창작적인 시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침형, 저녁형으로 일획적으로 구분하기 곤난할 경우도 있어보인다.

요즘같이 무더워서인지 아니면 날씨가 좋을 때도 잠을 못이루고 새벽을 맞는 일도 늦게까지 뒤척거리며 잠들기 힘들어하는

날도 적지 않고 미처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나 바쁜사람처럼 서두르는 때도 있게 된다.

 

그러면 나는 무슨 형인가 ? 

아침형도 아니고 저녁형도 아니니  어정쩡한 (아저형) 이겠지 뭐.

 

 

(기왕이면 이렇게 뻔뻔스레)

 

세상이 점차 각박해지고 사람들의 마음도 피폐해지니 별꼴도 다 생기게 마련이지만.

 

빈집인줄 알고 도둑은 돈 꽤나 있어보이는 집을 창문을 뜯고는 간신히 안방에 들어섰는데 빈집인줄 알았는데

놀란 주인이 마주 섰다.

그런데 여느집과는 다르게 들어오느라 너무나 힘들었던 도둑이 주인의 등을 툭 치며 한다는 말이,

 

” 여보세요, 주인장. 당신은 양심이 있는 사람이오?

  아니 문단속을 해도 어느 정도지 이렇게 단단히 해서야 어디 이짓 해먹겠소?.

  요즘 그렇지 않아도 도둑질도 힘들어서 불경기인데.해도 너무한 거 아니요? 다음번 내가 오기전에 좀 느슨하게 수리하시오. “

 

 

( SSB Generation )

 

요즘 젊은이들은 S 세대, X 세대, N 세대니 해가며 세대를 가르는 걸 본다.

언젠가 한국의 젊은이가 “아저씬 무슨 세대세요 ? ” 물어왔다.

 

글쎄, 생각해본 일도 없으니 얼떨결에 ” 응 난 아마  SSB 세대일꺼야. “

” 그게 뭔데요 ? “

” 에, 그러니까 약간 쉰냄새가 나지만 ( S ), 아직도 곧 죽어도 싱싱한 마음을 유지하려하고 (S ) , 암만 그래봤자 결국 별볼일 없는 

별꼴 ( B )이란 말야.  그렇지만 그래두 난 소녀시대, 레이디 가가 그런 이름도 알고 있어. 너무 깔보지 마라. “

 

 

( 할례받은 고래 )

 

” 아빠, 오늘 선생님이 포경에 대해서 나쁜일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 아들아, 아. 그게 말이다.    그건 하느님과 맺은 계약의 한 표징으로 말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태어난지 여드레 되는 날 

  잘라내는 예식을 말하는 것이란다. 그러니 그건 절대루 나쁜게 아닌데 너희 선생님은 아마 원불교출신인가보다.”

” 아냐. 우리처럼 독실한 천주교인데.  그런데 표징인데 왜 고래고기를 마구잡아다 먹으면 나쁘다는 거예요 ?

  고래네두 표징으로 할례를 하나요? “

으응 그 포경을 말하는 게구나. 진작부터  그 포경이라구 해야지.

” 포경에두 그 포경. 저 포경이 따루 있는 거예요 ? 전 아빠한테 뭘 묻기만 하면 헷갈린다니까요. “

 

( 버드나무 아래서 살고파라 )

 

오늘같이 무더운 날 

아들은 밭에서 일하다가 너무 더워서 느티나무 그늘밑에 와서 잠시 쉬면서 노랠 멋들어지게  한곡 뽑고 있었다.

 

” 조용히 살고파라, 버드나무 아래서, 그리고 강촌에 살고싶네…. ” ( 가사가 좀 헷갈려서 대충..)

듣고있던 엄마가 담뱃대로 대청마루를 치며 호통을 쳤다.

 

” 야 ! 인마. 요즘 가물어서 논과 밭이 다 타들어가는데 버드나무 아래서 조용히 살기만 하면 다냐 ? 

  너 더위 먹었냐 ?  시방 조용히 살 형편이야, 우리가 ? 너두 민모이세처럼 이마에 열이 좀 있냐 ?

 나 저녀석 때문에 버드나무 아래서 시끄럽게 살고싶네, 정말. “

” 나, 엄마 때문에 내가 미처. 정말.  “

 

(이런 헛소리도 왜 내탓이라 그럴까, 다 날씨 탓이지. 아유, 너무 더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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