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을 시작하며

사순을 시작하며

 

우리는 거룩한 사순시기의 40일의 여정 앞에 와 있습니다.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시기가

좀 더 그리스도 십자가의 신비에 한발자국 다가서는 시기였으면 합니다.

 

재의 수요일에는 머리에 재를 얹으며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

 교회의 충고를 듣게 됩니다. 사순시기 동안 우리가 깊이 묵상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이 말씀과 이

 말씀의 의미만큼은 꼭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을 흙으로 빗어 만드신 하느님께서는 그 흙에 당신의

 입김을 불어넣으심으로 살아있는 인간으로 빗어내셨습니다. 우리 인간들의 본래 모습은 아무 가치

 없는 흙이었지만 질퍽거리는 진흙위에 하느님의 입김을 담게 됨으로 우리 모두는 고유하고 귀한

존재들이 되었습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의 숨을 빼고 나면 질퍽거리는 진흙임을 자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우리의 죄, 우리의 잘못에 관심을 두는 것 보다 아버지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하신

구원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아버지의 사랑에 집중하는 시간임도 아시겠지요. 해서 교회를 통해

기뻐하라는 말씀과 함께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이고 지금이 구원의 날이라는 사도 바오로의

선포도 듣습니다.


 

사순 시기는 그저 예수님의 고통을 기억하며 우리의 고통을 참아내는 아픔의 시간이라기보다는,

기쁨을 미리 보는 시기여야 하고 우리가 지은 죄에 대한 아픔의 시간이 아니고 하느님의 사랑에 더

 깊은 신뢰를 두는 믿음의 시기여야 합니다.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더 좋은 옷을 입고 기뻐해야 할

 기쁨의 시기가 바로 사순시기이며 더 큰 기쁨, 참 기쁨인 그분의 부활을 준비하는 축제의

기간이어야 올바른 사순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신비가 우리 가운데!”라는 예수 고난회의 모토(Motto)는 고난회원들에게만

 필요한 말씀이 아니라 이 거룩한 사순시기에 모든 이들이 가슴에 지녀야 할 모토(Motto)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거룩한 사순시기에 참 기쁨을 배우고 참회와 자선 그리고 기도가 행동으로 옮겨져

 모든 이들이 부활에 더덩실 춤출 수 있게 하는 희망의 시기였으면 합니다.


 

재의 수요일의 전례는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순을 시작하는 날, 머리에 재를

얹고 묵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편함으로 재의 수요일 미사에 빠져도 주일에

 가서 머리에 재를 얹으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재의 수요일의 의미를 모르는 무지입니다.

 재의 수요일 듣게 되는 회개하고, 참회하고, 심장을 찢고 그리고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시간과

노력과 열정 없이는 안 되는 것들입니다. 반대로 어찌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단식도, 참회도

그리고 기도도 할 수 없게 만들어 그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허겁지겁 사순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단식하는 이유도 참회하는 이유도 그리고 기도하는 이유도 하느님의 시선이 내 안에 머물게 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하느님의 시선이 우리 안에 머물면 우리도 하느님의 시선으로 사물을 보게 되고,

아니 계신 곳 없이 곳곳에 계시는 그분의 섭리를 배워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워질 것이고 후하고 넘치게 주시는 그분의 사랑을 배워 우리도

후하고 넘치는 사랑을 살게 될 것입니다. 말로만 하는 회개가 아니고 마음으로부터 돌아서는 회두,

예수님의 고통을 기억하며 울부짖는 우리의 이웃이 그분의 사랑을 불러 오게 한다는 사실을 배우는

 거룩하고 의미 있는 여정의 시간이 될 것 입니다. 어떤 연유에서든 아파하는 이들과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이 우리 모두의 기도와 사랑으로 치유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자주

십자가를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현존 안에서 십자가의 시선으로 형제자매들을 바라보는

40일의 거룩한 축제의 여정을 함께 시작합시다!

김 두진 십자가의 바오로 신부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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