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삼위일체

삼위일체는 하나의 실체 안에 세 위격으로서 존재하는 하느님적 신비를 지칭합니다. 하느님의 육화의 신비와 은총과 함께 그리스도의 3대 신비를 형성하는 이 삼위일체 신비는 내재적 삼위일체와 구세경륜적 삼위일체로 구별되어 파악됩니다. 내재적 삼위일체는 구체적 인간 역사와의 관계를 고려치 않고 영원으로부터 내재하는 하느님의 실재를 지칭하고, 구세경륜적 삼위일체는 인간 역사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는 하느님의 실재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삼위일체론은 하느님이 삼위일체임을 제시하기 위해서 성서로부터 출발합니다. 성서는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 계시사 안에서 증언되는 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세경륜적 삼위일체는 내재적 삼위일체와 별개의 실재가 아니라, 바로 이 내재적 삼위일체의 계시이다.

 

1. 성서상의 삼위일체 :

구약이 그리스도를 준비하는 그늘이라고 신약에서 진술되고 있으나 (1고린 10:11, 갈라 3:24, 히브 10:1), 종교사적으로 구약은 엄격한 유일신(唯一神) 사상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교부들이 일부 구약성서의 본문들이 삼위일체 신비를 암시한다고 간주한 바 있습니다. 창세기에서의 우리의 모습을 닮은……..’ 형식(창세 1:26, 3:22, 11:7, 이사 68), 아브라함에게 나타나는 세 남자들의 방문(창세 18:1-16), 민수기에서의 야훼의 삼중축복(민수 6:24-26), 이사야에서의 세라핌의 거룩하시다삼회찬미(이사 6:3) 등을 말하는 본문들이 삼위일체의 사전계시라고 보는 견해가 있으나, 이러한 해석은 신빙성이 약합니다. 그러나 구약이 엄격한 유일신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의 내적 생명의 충만함이나 외부지향의 계시를 지니고 있는 지가 주목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야훼 하느님이 당신 백성 이스라엘의 역사 한가운데에서 현존함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특정 중개형식의 명칭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약에서는 야훼의 천사‘(malakh Jahwe), ‘지혜‘(Chokma), ‘하느님의 말씀‘(dabar Jahwe), ‘성령‘(ruah) 등의 실재에 대해서 기술이 이루어지는데 이들은 바로 하느님의 직접적 작용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 개념들이 위격을 그대로 지칭한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신약에서 증언되는 삼위일체 신비를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약성서가 체계적으로 정립된 내재적 삼위일체교리를 명시적으로 내포하고 있지 않지만, 예수 그리스도 사건이 바로 하느님의 내밀한 본성의 계시이기 때문에, 삼위일체의 신비는 여기서 현시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신약성서에서 거론되는 하느님은 구약에서 역사하는 하느님으로서 한 아들을 가지고 있으며, 성령을 부여하는 하느님을 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느님을 아빠‘(abba)라고 불렀던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이 아울러 증언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의 현존이며(마태 12:28, 루가 11:20) 구약에서 하느님으로부터 반포된 율법을 능가하는 전권의 소유자이고(마르 2:23-28, 3:1-8 병행구), 더 이상 앞지를 수 없는 하느님의 임재이며(마태 11:25 이하, 요한 10:30), 성령의 충만이기 때문입니다. (루가 4:18). 그리고 신약성서에서는 성령이 하느님과 조물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우주적이거나 종교적 세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성령으로서 하느님 구원의 충만입니다. (루가 4:18, 디도 3:5 이하, 1고린 12:4). 예수 자신은 성령(pneuma)에 대해서는 드물게 언급하고 있고(마르 3:28-30), 그 자신이 성령으로 충만한 분이라고 지칭됩니다. (마태 12:31, 루가 12:10). 부활이후에 성령의 출현이 보도되는데, 성령이 전 교회공동체 안에서 체험된다는 증언이 이루어집니다. (사도 2:1-41, 4:31, 8:15-17, 10:44, 19:6). 이 성령은 그리스도 계시와의 일치 안에서 역사합니다(로마 8:11, 필립 1:19, 2고린 3:17, 갈라 4:66, 1요한 4:1-3).

 

삼위일체 교리를 말하자면, 삼위일체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절대신비(mysterium absolutum)로서 실증적 계시와 독립해서 인지될 수 없으며, 계시된 다음에도 이성(理性)에 의해 온전히 간파될 수 없습니다(DS. 3015, 3225). 그리스도 신앙에 절대신비가 있다면 이 삼위일체 신비이고, 가장 기본적 신비입니다. 그러나 왜 삼위일체가 이러한 가장 기본적 신비인지는 교리 상으로 확정된 바 없으며, 왜 이 신비가 우리에게 중요한지, 또 어떠한 구원실재 안에 우리를 위해 소여 되어 있는 지도 명시적 사유가 교리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신비는 우리가 풀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삼위일체의 신비는 절대적인 신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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