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부산 송도로 가는 길목 해변가 방파제곁에 얼기설기 세운 천막학교에서 춥고 배고픈 피난국민학교를 고달프게 마치고 졸업하는 우리들 곁에서 5학년짜리 동생들이 헤어지는 노래를 불러주고있다. 그 졸업생대열에 끼어있던 한 학생이 뭔가 중얼거린다.
“내 졸업장이 빛나긴 뭐가 빛나, 성적은 내내 바닥에서 맴돌았는데… 빛바랜 졸업장이라고나 해야 말되지.” 가만있어봐, 중얼대는 그 학생 얼굴이 어째 나하고 똑같이 생겼잖아?
중학교성적,고등학교로 이어지기전에 졸업얘기는 사정이 생겨서 여기서 접어야되겠다.
*****
(기러기 울어에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아-아, 너도가고 나도 가야지.)
내일아침 실시한다는 음악실기시험, 올해는 기어이 낙제점수는 모면해야겠다는 각오로 학교에서 오자마자 목청을 돋구어 우리가곡(이별의노래)를 연신 반복해가며 연습하고 있었다.
옆집 할머니가 크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야! 이 녀석아, 홍긴지 멍긴지, 너 이리 좀 얼른 건너와!1”
(응? 어느새 내노래 좋아하는 팬클럽(Fan Club)이 생겼남?”)
기분이 한껏 상기된 나는 뛰어 건너갔다. “네,할머니, 제노래 좋지요? 지금 목청이 터ㅈㅓㅆ을때 좋아하시는 남인수의 (청춘고백) 불러 드릴가요?”
“야! 난 리야까(손수레) 지나가는 소린지 알았는데 니가 노래 했냐? 조막만한 녀석이 고백 할만한 청춘이라도 있다는게냐? 그건 그렇구, 기러기 우는데 어딜 가는지 몰라도 너나 가면 됐지 왜 나도 가야돼? 나, 시방 기분 나빠질려구 그러는 중이야.”
팬클럽은 결성 되기도 전에 없었던 일로 되고 말았다. 연습부족 때문이였는지 다음날 음악시험은 내 희망대로 되지 않았다. 노래가사는 대충 맞았지만 음정과 박자부문에서는 작년의 수준에서 전혀 개선된 흔적이 없었다는 선생님 설명이 한참 이어졌다.
*****
(밤 깊은 마포종점, 갈곳없는 밤전차, 비에젖어 너도 섰고 갈곳없는 나도 섰다…
첫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여의도가 개발되고 다리가 놓여지기 전의 마포종점은 한강을 타고 나룻배로 새우젖을 싣고와서 팔고가는 그야말로 강물로 꽉 막힌 막다른 종점이었다. 학교수업을 마치고 친구따라 그집에 놀러갔다가 전차가 끊겨 밤늦게까지 집에오느라 고생 한일도 있었다.
교통불편 때문이였는지 다른지역보다 낙후되고 더 가난하여 서글픈 동네였었다.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돌고 또 도는가보다.
언젠가 서울에 나갔을때 만났던 그 친구는 예전에 막다른 골목이던 집터는 여의도로 건너는 길목이되고 무우,배추등을 심어 그애 엄마가 생활비를 보태던 빈터에 고층빌딩을 올려 매달 걷어들이는 월세를 어디다 쓸지를 걱정하고있었다. 그전엔 너희 엄마 새우젖 판돈으로 군고구마,붕어빵 사 내라고 내가 성화했었는데 이번에는 “야, 그딴것 말고 어디 근사한데 가서 너 먹고싶은 맛있는 저녁이나 먹자”며 매일저녁 나에게 성화였다.
내가 할수있는 말이라고는 “어쭈! 얼씨구, 이 새우젖 녀석 좀 봐라!”
*****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였어…..)
우리가 신앙공동체 안에서 서로 만나 하나가 된일은 정말 우연이 아닐것이다.
우리의 바램이였기 그 이전에 벌써 우리의 주님, 하느님께서 우리를 선택 하셨을것이다.
이렇게 필연적으로 만나 믿음으로 엮어가는 우리의 삶속에서 함께 불러야할 노래가 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항일이 또 하나 있지…..
어두운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그렇다!
공동체 안에서도, 담장 넘어에도 눈을 돌려 그늘에 가려 춥고 배 고픈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밝혀주는 빛이되어주기위해 이 노래를 입으로 부르고 가슴으로 새기고 몸으로 실행함으로써 예수님께서 주신 새계명을 실행하는 내자신이 되자는 바램으로 노래를 불러본다.
“바람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나는 외롭지 않아.
아, 영원히 변치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세월은 흐르고 노래 또한 흐르네
'자유' 게시판 최근 글 목록
제목
작성자
날짜
2007.02.19
2007.02.16
2007.02.16
2007.02.10
2007.01.30
2007.01.22
2007.01.17
2007.01.13
2007.01.10
2007.01.10
2007.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