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부엌이 단돈 1 불 )
미스다 M 은 뭘 잘못보고 영사관에서 비자를 먼저 내주는 바람에 부인보다 오헤어공항에 딱 한달 먼저 도착하게 됐다.
손짓, 발짓 다 해가며 간신히 아파트를 얻어 놓긴 했지만 먹을 것 사러 시장엘 가도 그렇고 당체 이사람들이 뭐라고 하는겐지
알아먹을 수가 없어서 영어 스트레스 때문에 방안에서만 있고 싶었지만 그래두 일거리도 찾아봐야 하고 아무래도 나갔다 들어왔다
해야되는데 혀가 안돌아가고 어떻게 해야 물어보고 싶은 말을 엮을지 정말 미치기 직전이였다.
늘 혼자 중얼거리며 살았다.
” 아니 왜 영어는 만들어 가지고 내속을 썩일 건 뭐람 ! 내가 영어 안되는 건 어떻게 용케 알고 이사람들 영어로만 말을 거는거지?
아니 한국말은 뒀다 국 끓여먹를꺼야? “
그러는 사이
시간은 빨리 흘러 부인이 왔다.
” 여보, 그동안 당신 영어 좀 익혔어? “
” 익히다니. 당신 무슨말을 그렇게 섭하게 해? 난 익히구 말구 할 필요가 없어요.
난 한국서부터 다른 걸 몰라두 영어 하나는 끝내준다는 소릴 한두번 들은 사람인가, 내가? “
” 정말? 믿어두 돼겠지? 그럼 난 당신만 믿구 안심이야. “
그러면서 걸어가는데 켄터키 후라이치큰 집앞을 지나게 되었다.
간판에는 ( Chicken only $1.00 /pc) 라고 써 있었다.
” 여보 저거 뭐야. 뭔데 일불이래? 맛있게 그림이 생겼는데?”
” 으응, 저거? 아유맛있긴 뭐가 맛있어. 저건 먹는거 아니구 새부엌( Kitchen)을 말끔이 고쳐주는데 일불이라는 거야.
당신두 빨리 영어를 좀 배워야지 … 나하구 수준을 맞추려면. 그래가지구야 불편해서 어디 살겠어? “
미스타 M 이 통통 튀는 무식이 탄로나서 부인한테 개망신 당하게 된 건 그로부터 불과 일주일이 지나지도 않아서였다.
( 혹시 이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여기 망신 당한 그 사람이 미스타 M 이라니까 이름자 음이 비슷해서 지금 이글을 쓴 바로 그사람
일 것이라고 너무 쉽게 오해하시는 일은 절대 없으시기를 당부합니다. 그러구 보니 괜히 미스타 M 으로 했네. )
( 이사가 끝닜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
신부님이 그 말씀을 하시자 마자 우리는 해설자가 마침 성가는 몇번입니다( 몇번이라고 했더라. 잊었어요) 하는 소리를 들으며
파킹장으로 서둘러 나와서 ( 별로 급히 가야할 데도 없었지만 그래야 사람들이 우릴 무척 잘나가는 사람으로 볼거라고 남편이
그러는 바람에 우린 그게 습관이 됐어요.) 며칠전에 새로 뽑은 렉서스를 내가 완전히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남편이 문을 쾅
닫는바람에 내 드레스가 찢어져서 우린 차안에서 대판 싸웠다.
성당안에서는 아직도 마침성가 제 2절을 부르고 있었다.
남편이 소릴 질렀다.
” 거 봐. 내가 성가라도 끝내고 나오자고 그랬어, 안 그랬어 ! “
남편이 소릴 질러서 기 죽을 나는 아니었지.
” 그래 그랬다. 어쩔래 ! 치마나 물어내. 이거 어제 메이시에서 사백육십오불 풀라스 택스 주고 산거라구. “
( 의심, 걱정 )
지난번 오신부님의 복음강론을 읽으니 우리는 늘 걱정을 많이 하며 살고 그 걱정들이 거의 대부분 쓸데도 없는 것들이라 하셨다.
정말 공감이 갔다.
그날부터 난 걱정을 내마음으로 부터 말끔이 씻어내고 전혀 걱정을 안하며 살아왔다. ( 정말 ? 믿어두 돼? )
그런데 믿어두 돼? 그러면서 날 쳐다보니까 좀 양심에 걸리는데 그래서 고백하자면 새로 걱정이 하나 생겼다.
간신히 걱정을 다 지웠는데 그래도 만약에 또 내가 걱정을 하게 되면 어쩌지? 그게 신경이 쓰여서 은근히 걱정이 몹씨 되는구만.
그런 씰데도 없는 걱정을 해서 그런지 가끔 좀 어지럽고 구토증 비슷한 느낌이 들고 좋지 않아서 닥터를 찾아갔다.
” 우선 어지럽고 구토가 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제일 먼저 뇌혈관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
” 아니, 그건 정말 곤란한데요. 지난번 모처럼 성경반에 나갔는데 거기서 수녀님이 남을 의심하는 건 아주 나쁜 죄에 속한다
하시던데 지금 나더러 의심하라는 거 아닌가요? “
의사는 말로도 아니고 손가락으로 시늉을 하며 어서 집으로 가라고 하더라.
( 연구소 하나를 꼭 차리고야 말꺼야 ! )
지난번에 어떤 연구소가 그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를 커피를 하루 석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기억력이 향상되어 치매증에 좋고
성인병에도 그리고 좌우간 지금 기억은 잘 안나지만 무엇 또 무엇에도 여러가지에 좋다고 하였다.
난 평소 한잔, 가끔 기분이 나면 두잔을 먹고 그래왔는데 그날부터는 기를 쓰고 한잔을 더 보태서 석잔을 채우고 갑자기 잘
넘어가지도 않으려는 걸 무슨 한약 먹는 셈 잡고 마시고 그렇게 습관을 들이려고 작정한지 꼭 더두 아니고 이틀째 되던 날
다른 연구소에서 또 새 연구결과에 의하면 절대로 두잔 이상은 좋지않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더구나 나처럼 먹기도 싫은 걸 억지로 마시는 사람은 평소보다 더 머리가 아둔해질 것이라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아둔한 머리 때문에 신경이 곤두 서서 참으며 지냈는데 짜증이 파악 하며 났다.
난 그자리에서 결심했다.
연구소를 무슨 일 있어도 꼭 하나 차리고야 말겠다는 결심이지 무슨 딴 결심이 있겠는가.
연구과제는 단 한가지.
어떻게 하면 각 연구소에서 절대로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없게할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주제에 무슨 수로 연구소를 차리겠다는 건지.
그러니까 내가 말했지?
만약에 백만원이 생긴다면.
남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빈정대는 거부터 먼저하는 습관은 여전하구만.
( 수남님, 修男님 이 어때서 그러세요 )
우리는 그전부터 수녀원이 처음 설립되고부터 수녀님을 만나면,
” 수녀님 안녕하세요 ? ” 그렇게 인사를 드려왔다.
” 그런데 당연한 그걸 왜 새삼스레 ? “
그러니까 당면하기 때문에 한가지 말씀 드리려는 거지요.
여성수도자는 수녀(修女)님으로 부르면서 남성수도자는 왜 (수남님) 그렇게 부르면 안되느냐구요.
말이 되는 거 같지 않아요?
” ……. “
하여간 할일도 꽤나 없는줄은 진작 알았지만 쓸데도 없는 생각은 그제나 이제나… 구제불능 상태라니까.
그냥 지금처럼 수사님이라고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