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에스 (Acies)

성당 주보에 행사가 있다고 공고가 있었습니다.
” 아치에스?”
평소에 모든것을 알기나 하는 것처럼 은근히 세련되게 교만한 마음인 제가 누구에게
무슨뜻이냐고 묻자니 무식이 통통 튀는것이  다 들어날 것만 같고 무엇보다도 목을 빳빳이 세우던 근엄한 품위에 손상이 갈 것만 같은데 그렇다고 모른체 지나자니 답답해서 못결딜 지경일 때 마침 평화신문에서 하루아침에 다 해결해 주셨습니다.
아주 상세하게 설명이 있었습니다.
“무쵸 그라시아스, 평화신문.”

그런데 이제 알고나니 혼자만 아는것으로 끝날 수 는 없고 또 이것을 교만 떠는 자료로 써먹고 싶은 안달이 났지요.

친교실에서 마주친 자매님한테 고개를 세우고 (나 보다 아치에스에 관해서 더 많이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구 그러셔) 바로 그런 표정으로 다가 섰습니다.

“혹시 아치에스에 대해서 긍금한 것 있으세요?”
“아니요. 이미 다 알고 있는걸요. 형제님은 무엇이 알고싶으신가요?”
하필이면 레지오단원을 만나는 바람에 그 자매님한테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주 머쓱한 표정으로 얼른 그 자리를 뜨는것이 상책이였습니다.
참 일이 뜻대로 안 되는 날 중의 하나였습니다.

( 1931년 처음으로 아일랜드에서 시작되었고 레지오 마리에 단원들이 성모님께 ” 나의 모후, 나의 어머니시여 나는 오로지 당신의 것이오며 내가 가진 모든것이 당신 것이옵니다.” 이렇게 충성서약을 하는 년례행사 라고 합니다.)

자존심 상한 저의 교만이 이렇게 머쓱해진채 그냥 물러날 수 는 없지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별 것은 아니라도 잘못 쓰는 말들이 더러 있습니다.
중언부언(重言附言)도 그중 하나일 것입니다.
한 말을 또 덧붙여 하는 것이지요.

영세를 받다.
영세가 이미 (세례를 받다)의 뜻이 포한된 것인데 또 덧붙여 (받다)를 흔히 쓰지요 .
‘세례를 받다.’고 하거나 ‘영세를 하다’ 고 해야겠지요.

성지가지.
성지는 거룩한 가지 이겠지요?
그러니 성지에다 또 가지를 덧 붙이면 가지가 너무 가지가지가  되서 글쎄 좀…

족발.
혼자 식당에 가서 무심코 ‘족발 주세요’ 그런데 2인분을 갖다 놓으면 어쩌죠?
족(발 족)하고 발을 또 시켰으니.

처갓집.
다 알고도 쓰는 것이니 또 뭔 설명을.

이 밖에도 많겠지만 이만하면 오늘 잘난체 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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