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프레슬리

(진복 팔단 )

그날도 노 사제이신 교수님은 모두 눈망울이 반짝이는 장래의 교회를 이끌어 갈
신학생들에게 예수님의 산상 설교를 주제로 강론하고 있었다.

‘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

그 때였다.
아까부터 졸음에 빠져있던 한 신학생이 정신이 번쩍 들어 일어났다.

” 신부님 !
  저는 온유한 사람 할래요.  “

” 아니 학생은 왜 하필이면 꼭 온유한 사람이란 말이  마음에 와 닿았나? “

” 땅을 차지한다면서요? 저희 아버지가 부동산 업을 하시거든요. “

( 연세 드신 분 )

언젠가 고마우신 분이 점심을 사 주시겠다며 나오라고 하였다.
나같은 사람에게도 밥을 사 주시겠다는 고마운 이가 아직도 있다니…
사람은 오래 살아야 돼.
그래야 이런 일도 만나게 된다니까.

그 이는 식성이 참 좋은듯 했다.
반찬을 한 번 더 달라고 했다. 그걸 뚝딱 해 치우고 또 주인을 부르고 있었다.

그게 주인의 마음에 좀 걸린 모양이었다.

” 아니 손님께서는 연세 드신 분이 참 잘도 잡수시네요? “

그 말이 그이에게 좀 부담이 되게 전달된 모양이었다.
젓가락을 든 채 한참이나 굳은 표정으로 있었으니 말이다.

어색한 분위기를 깬답시고 내가 거들었다.

” 아니, 주인 양반도.
  반찬을 드시는 거지 연세를 어떻게 드시겠습니까?
  그리고 이 분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연세 나오신 분이 아니고 고대 나오신 분이라니까요. “

아까보다 분위기는 오히려 더 어색해지고 말았다.

꼭 내가 끼어들다가 산통을 깨고 만다니까.
꼭 다물고만 있어도 면망신은 하는 거라고 엄마가 몇 번이나 일러 줬어?

( 엘비스 프레슬리 )

(트럭 운전기사였던  그는 오늘도 고속도로에서 또 다른 하이웨이로 그리고 후리웨이에서 또 톨 웨이로 바꿔 타며 배달할 물건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장거리 여행에서 쏟아지는 졸음을 참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늘 하던 버릇대로
콧노래를 부르며 생각에 잠겼었다.

이제 며칠 남지않은 사랑하는 엄마의 생일에 어떻게 하면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골몰히 생각한 끝에 엄마를 진정 사랑한다는 뜻으로 직접 내 목소리로 노래를 녹음하여 보내 드려야지. 그래서 그는 한 레코드회사를 찾아가 그런 뜻을 간절하게 얘기하여
허락을 받고 녹음실에 들어가게 되었었다.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감동한 사장은 당장에 그를 고용하고 그렇게 해서
트럭 운전기사였던 그는 당대의 가수로 거듭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내용의 잡지 기사를 읽고 있던 나는 무릎을 내려쳤다.
조금 너무 세게 내려쳤는지 아팟지만 그까짓 건 지금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스크랩한 그 기사를 들고 당시 한국의 레코드회사들이 몰려 있던 서울 충무로 거리로
달려갔다.
한 레코드회사에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될수록 목을 빳빳하게 세우고 걸음걸이도 평소와는 좀 다르게 요상한 걸은걸이로
걷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뻣뻣한 목과 이상한 걸음이는 도무지 어색하고 걸렸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지고 자시고 그럴 때인가?

사장실로 바로 들어갔다.
비서 아가씨가 ” 아니 누구세요? ” 자꾸 그러면서 뒤 쫒아왔지만  ” I didn’t care. “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Lunch break napping을 즐기고 있던 사장은 후닥딱 놀라며 누구 맘대로 이런 자를 들여보냈냐는 성난 표정으로 비서의 얼굴을 쏘아 보았지만
Why  Should I care?

신문기사를 내려놓으며 읽어보라는 시늉을 했다.
다 읽고나서 날 쳐다보는 사장에게 나는 손가락으로 날 가르켰다.

‘ Are you sure, really? “
사장의 얼굴은 그런 표정이었지만 내가 하도 당돌한 자세니까 한번 속는 셈 치고
그럼 일단 테스트나 해보자며 비서더러 녹음실로 안내하라고 했다.
아마 그 사장에게는 그것이 일생 일대의 실수였을지 모른다.
Anyway.  

나는 할 필요도 없는 헛기침을 괜히 몇번이나 하고는 후들거리며 떨리는 다리를 진정시켜가며 반주에 맞춰 목청을 뽑기 시작했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어느새 사장은 손사래를 치며 내 노래를 멈추라고 했다.

얼굴이 벌겋게 된 표정으로 보아서는 사장은 ” Stop ! what’s the matter with you? “
그렇게 말하고 싶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일단 시작했으니 일절만이라도 끝내게 해 줘야지 이게 뭐야?
아직 한 소절도 끝나지 않았을텐데.
응? 뭐라고? 그정도만 들어보면 벌써 다 안다고? 지가 뭘 안다고 끼여들어?  

그러나 역시 사장은 사장이었다.
엽차잔 같은 나와는 다른 큰 그릇이었다.
아주 점잖게 사장실로 다시 가자고 권하더니 비서더러 차를 대접하라고 했다.
차를 다 마실 때 까지 아무말도 없다가,

” 아니 선생은 대체 우리회사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우리회사를 망칠 생각을 했단 말이요?  어서 집에가서 회개하시오. 한번만 더 회사근처에 얼씬하면 경찰차로 Free ride하게 될줄  아시오.”

나더러 회개하라는 걸 보아서 아마도 그는 천주교인이거나 아니면 여호와의증인에 빠진 사람일줄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왔다.

그런데 지금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때 내가 거짓말 하기가 싫어서 트럭운전을 한다고 하지 않은 것과 엄마 생일 선물로 녹음하겠다고 하지 않은 것 말고는 내가 뭘 잘못했다는 겐지 알 수가 없다.
그거 말고는 내가 엘비스와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거냐고.
왜 자세히 설명도 안해주고 무조건 경찰차를 타게될지도 모른다는 거야.

사장처럼 높은 사람들은 다 그렇게 무뚝뚝한 걸까?

             Love me tender,  Love me true
             never let me go
             you have made my life complete
             And I love you so

             Love me tender,  Love me long
             All my dreams fulfill
             take me to your heart
             For its there that I belong
             And we’ll never part

             Love me tender , Love me true
             all my dreams come true
             I’ll be yours through all the years
             till the end of time

             I love you so and I always will

             연인에게 했던 엘비스의 이 노랫말을 나의 주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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