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성령이여!!!
오늘은 성령강림 대 축일입니다. 이 축일은 예수님의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 성령이 사도들에게 강림한 것을 기념하는
이동 축일입니다. 이로써 교회가 설립되었고, 선교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원래 성령이 강림한 오순절은 추수 감사절이
었습니다. (민수 28,26).
그런데 이 오순절 추수 감사제가 후에 구원의 역사와 연결되어 시나이 산에서 이루어진 계약과 율법 수여를 기념하는 축제
가 됩니다. (레위 23,15-21). 그래서 구약의 종교적 3대 축일은 유월절(혹은 과월절 → 파스카, 부활), 오순절( → 성령 강림),
초막절(→추수 감사)이다.
유다인들은 오순절 축제를 과월절 첫날부터 시작하여 7주(50일) 후인 시반 달(현재의 5월) 6일에 지냈습니다. 이 오순절은
초봄의 과월절과 늦가을의 초막절과 함께 순례 축제여서, 13세 이상의 이스라엘 남자는 누구나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오순절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실 때 성령을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신 날입니다. 그리고 사도행전은 오순절 축제 때 성령이
강림하였다고 전합니다. (사도 2장). 이처럼 구약의 축일 오순절(Pentecost)은 성령 강림 축일과 필연적인 관계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성령님은 생기를 주는 물, 타오르는 불과 같습니다. 구약에서는 무에서 세상을 창조한 힘, ‘하느님의 영’이라 하고, 하느님의
영은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특은이었습니다. 시대의 은혜는 백성들을 일으키는 힘(판관 14,6; 16,14)과 예언의 은혜
(1사무 10,6)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신약 시대의 은혜는 곧 성령이시며, 견진 성사로 특은을 받습니다.
성령님은 예수께서 보내신 분이십니다. (요한 14,26; 루가 24,49). 부활 주일 저녁에 예수께서 숨을 내쉬시면서 사도들 위에
성령을 주셨고, 베드로는 성령 강림의 징표를 확인하였습니다(사도 2, 15). 사도 바오로는 영의 충만함은 넋을 잃은 황홀경
임을 시사합니다. (2고린 12,1-2). 최초로 성령을 받은 자는 사도 베드로였기에, 성령의 활동은 교회의 통치권에도 있다고
교회는 가르치고 우리는 믿습니다.
오늘날 성령을 찾기 힘들다고 하나, 이는 일상생활 중에서 공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성령은 우리와
함께 계시며, 공기 없이 살 수 없듯 우리는 성령 없이 살 수 없는 노릇입니다. 성령을 통해서 예수께서 현존하시고, 우리는
성령을 통해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전례적으로 성령 강림부터 대림절이 시작될 때까지(연중 시기)는 조용히 하늘 나라를 묵상합니다. 그리고 부활 시기 동안
기념하지 못했던 축일도 기념합니다. 그 축일은 삼위 일체 신비(삼위 일체 대축일), 성목요일의 신비(성체 성혈 대축일),
성금요일의 신비(예수 성심 대축일)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