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겨울에 어느분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오랫만에 설롱탕집엘 갔었다.
맛 있게 생긴 따끈한 국이 나와서 얼른 한수가락을 떳다.
소금도 아직 안넣었는데 입안이 얼얼할 만큼 짜다. 잔머리를 굴려 생각해 보았다.
“아주머니, 오늘 아침에 애기 아빠와 다투셨지요?”
” 아니,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다음에 또 싸우실 일이 있거든 소금그릇은 멀찌감치 치워 놓으세요.”
먹지도 못하고 돈만 탁자위에 올려 놓고 나오는데 등뒤에서 주인 아주머니가 혼잣말 하는것이 들렸다.
“저 아저씨, 하나만 알고 뭘 한참 모르시는구만. 아니 소금그릇만 치우면 뭘해,
미원그릇은 어쩌구…”
2
우리가 나간 다음에 젊은 청년이 전에 엄마 따라 와서 먹어 보았던 맛있는 설롱탕이 생각나서 길을 더듬어 찾아 왔다.
조금전에 나간 시원치 않게 생겼던 두 아저씨들이 먹었을때 처럼 얼얼하진 않아도 좀 짰다.
“아짐마, 여기 (팝) 하나만 주세요.”
아무말도 않고 아짐마가 테이불에 콜라를 하나 갖다 놓았다.
” 아짐마, 이거말고 (팝)은 없어요?”
이번에도 아주머니는 그저 묵묵히 쎄븐업을 하나 올려 놓고는 갔다.
여기서 태어나 자란 이 청년은 이젠 열이 나서 더듬거리는 한국말 보다는 현지어가 훨씬 더
편할것 같았다.
“I didn’t mean this pop, I want 팝!”
현지발음으로 해 제끼는 청년의 영어에 그러지 않아도 평상시 그 도무지 진전이 안되는 영어때문에 스트레쓰 받고 있던 아주머니도 슬슬 열이 났다.
” 아무거나 마셔둬, 어짜피 팝은 마찬가지구 몸에 좋은것도 아닌데…”
“나는 쌀로 만든 팝 달라는거예요. 국물이 짜다니까요.”
“아유! 그럼 진작 (밥) 달라구 그러지 그랬어. 오늘은 아침부터 그 무슨 모센지 모이센지 하는 시원치 않은 손님 하나 다녀가더니 계속 이런 일만 생기네.
모세중에서도 민모이세는 좀 안오면 안되나?”
3
낮에는 가끔 악마 하이드(Hyde)처럼 변한다는 성형외과 의사 제킬(Dr.jekyll)에게 데니스
발코(Denise Balko)손님이 찾아 왔다.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
“저는 친구들이 자꾸만 (말코)라고 놀려대서 코를 정형수술 하려고 왔는데요.”
“아니, 다른 부위는 결코 잘 생겼다고 말하기 곤란하지만 발코씨 코 하나 만큼은 너무나 잘 생겨서 내 코하고 바꾸어 달고 싶을 정도인데요.
내 생각으론 코가 아니라 이름(성)을 바꾸어야 될것 같은데요.
“아니 성을 어떻게 조상의 허락도 없이 바꾼단 말입니까. 바꾸어야 한다면 어떤것으로..?”
“내 생각엔 Gaeko가 어떨까 합니다마는…”
“개코라면 그건 Dog’s nose란 뜻 아닙니까. 뭐 이런 엉터리 의사가 다 있어?”
이렇게 해서 시작된 말다툼은 결국엔 둘 다 앰블란스에 실려 나가는것으로 끝이 나고야 말았다는 무슨 전설따라 삼천리 같지도 않은 엉터리 스토리!
한국말은 한마디도 모르는 너희들 백인들 끼리 잘들 놀고 있네.
(오늘 90도위로 오르는 무더위로 짜증이 나서 혼자만 더우면 심술이 나기에 어쩌냐 해서 이런 시시껍접한 이야기로 남들도 같이 짜증나고 열나게 해서 그 열로 (이열치열)이나 해보자 하는 잔머리 굴려 썼으니 다 함께 열 냅시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