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대

지난 주일엔 빈첸시오회 가족의 야외피정이 있었습니다.
그날엔 특별히 우리 예수님이 손수 잔치상을 마련해 주셨다싶게 자연환경이 포근하고
아늑했습니다.
너무나 완벽할 것을 염려하였던지 가끔 세찬 바람이 찾아와 심술을 잠깐씩 부리고 간 것만 뺀다면 더 바랄 것 없이 축복받은 날씨였지요.

피정을 지도하시려고  바쁜 일정에도 하루를 내어주신 예수성심회의 고분도신부님이
날씨에 버금할 좋은 하느님의 메시지를 커다란 보따리에 지고 오셔서 저희들의 가슴을 채워주셨습니다.
강론을 하시는 틈틈이 저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더불어   그 앞을 지나치는 또 다른 아름다움인  어여쁜 자매들을 안보는척 하면서 훔쳐보느라 중요한 강론 대목을 많이 놓지기는 했지만 그러고도 주어담은 말씀이 열두 광주리나 되었습니다.

(눈 높이), (잣대)
아마 그것이 그날 특강의 주제이라 여겼습니다.
새로운 사실이랄 것도 없는 우리의 일상이지만 우리는 공동체안의 신앙생활중에도 또 세상에 묻혀 살아가는 동안에도 늘 나만의 눈높이 그것에 사로잡혀서 그 함정에 빠져서 이웃을 상처주는 것은 물론 자신도 상처받고 아파하는 모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하느님의 (의로운 잣대)로가 아니라 내 눈에 안맞으면 그것은 다 잘못되어 보이고 내 마음에 흡족하면 만사는 다 O. K. 그런 함정에 너무 쉽게 빠지게 되지요.

그러니까 신앙공동체의 모습이 내 잣대에 맞추어지길 바라느니 나를 그 안에 불살라 던져넣어 하느님의 눈높이로 승화되도록 모두가 하느님의 (공동선)을 만들어가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을 알아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전지전능하시고 (완전함)이신 하느님이 당신의 눈높이를 오히려 땅 끝까지 내리시어 가장 보잘 것없고 비천한 신분의 사람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셨지만 우리는 그분을 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십자가에 달아 죽이고 없앴다 생각했었습니다.
과연 그렇게 됐습니까?
천만에.

내가 하루, 하루의 일상에서 늘 새로워지려는 노력이 없다면 다만 시간만이 똑딱, 똑딱하며 끝을 향하여 걸어가고 말겠지요.

그날 아름다운 여러 모습들을 몰래 훔치느라 올바로 듣기나 하였는지 몰라도 대충 들은 메시지를 옮겨보았습니다.

모두 너무 좋았지만 그래도 한가지라도 흠을 잡지않고 그냥 넘어간대서야 저답지 못할 것이므로 불평을 하나 한다면 자매님들이 음식을 지나치게 맛있게 만들어 오시는 바람에 제가 과식을 하게되어 그동안 이를 물고 노력해서 눈꼽만큼 줄여놓았던 저의 몸무게가 하루 아침에 도루아미타불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알아들었으면 좋게 말할때 내 몸무게 돌려달라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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