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잔(Tarzan)

사순절.
세번째 금요일.
십자가위에서 예수님이 로마 병정들이 손에 못을 박아 내려칠때마다  머리속에 폭탄이 터지는것 같은 고통의 진동을 겪으셨다는데 그 아픔을 깨알 만큼이나마 가슴에 느껴보고 회개의 시간을 갖어보기 위해 (십자가의 길) 기도모임에 가기로 하였다.
몸도 깨끗이 그리고 마음도 정화할 셈으로 샤워장엘 들어같다.
따슨물이 온 몸을 에워 싸니 기분이 한껏 좋아져서 남 안듣는데서 늘 흥얼대던 그 노랫가락을 나만의 작사작곡에 마추어 한소절쯤 넘어 가고 있는데 밖에서 전화벨 소리가 을려댄다.
(아이구, 하필이면 이럴때 누가…)
그래도 혹시 누가 점심이라도 사준다는 중요한(?)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평상시의 세련된 헛꿈의 흑심을 품고 얼른 뛰어 나왔다.
집안엔 아무도 없었지만 그래도 젠틀맨 인데다가 조상의 뼈대까지 있는 자손(생선이 조상이 아닌바에야 누군 뼈 없는 집안 있나? 별꼴 다 본다니까, 웃겨.)인데 알몸으로 뛰쳐 나갈수는 없었다. 급한 마음에 젖은 몸에 바지를 꿰었다.
지퍼를 올렸다.  앗차!
처음엔 면도날에 손을 댄것 같기도 하였다.
아니 끓는 물에 발을 담근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얼음물을 뒤집어 쓴것 같기도 하였다.

”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한참이나 지나서야 좀 진정 되었다.
그런데 내가 지른 소리가 어쩐지 낯 설지가 않았다. 어데서 많이 들어봤는데?
그랬었다.
어렸을때 봤던 영화(타잔)의 소리.
내가 얼떨결에 했지만 너무나 근사했다. 이걸 나 혼자만 듣다니 그럴순 없지.

전화본호부를 뒤적거려 영화사를 찾았다.
아주 펄훽트(Perfect)하게 타잔을 연기 할수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선 전화에 대고 한번 해보라고 한다. ”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Very good, Excellent, perfect!” 내 얘기가 아니다. 영화사 직원의 반응이였다.

(야! 드디어 내가 스타가 되고 그까짓 백만불 정도야… 부활절엔 감사헌금도 듬뿍…)
꿈이 너무나 야무졌었나?  아니면 김치국을 너무 많이 마셨나?
그의 요청으로 나의 전신사진을 급히 찍어서 보냈는지 한참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답답해 졌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 했으니 내가 전화했다.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던 그사람이 말했다.
” 우리가 영화라면 수천편을 찍어봤고 했지만 너같이 짝달막한 볼품없는 타잔이 있다는건
  들어본일도 상상도 할수없다. 우리 영화사를 망하게할 일이라도 있나? “
” 아,여보세요? 아니 짝달막해도 아카데미 주연상을 목표로….. 아, 여보세요! “
전화는 오래전에 끊어져 있었다.    
(이것은 전부 거짓말이였구요, 오늘저녁 십자가의길에 많이들 오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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