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30일 대림 제 1주일 Fr. 김두진(바오로)강론

 

 

11월 30일 대림 제 1 주일 (가해)

어느 연구기관에서 “우리나라 남편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 1위는 바로 ‘이웃집 남자’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설문에 참여한 한 남성이 그 이유를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 마누라는 허구한 날 “이웃집 남자는 돈도 잘 벌어온다더라, 인간성도 좋고, 때되면 부인에게 비싼 옷도 선물하고, 집안일도 말없이 잘하고, 아이들 공부도 척척 도와주고, 처갓집 일도 꼼꼼히 챙겨주는 걸 잊지 않는다던데 도대체 당신은 그 중 하나라도 하시나?”문제는 아무리 이사를 다녀도 옆집엔 꼭 그런 남자가 산다고 하니 신비로울 따름이다. 해서 늘 하는 말이지만, 내게 있는 것이 나에겐 꼭 안성맞춤이라 생각하면 행여 기쁘게 살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웠습니다. 그러니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대낮에 행동하듯이, 품위 있게 살아갑시다.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살지 맙시다. 그 대신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로마서 13장 12~14절) 품위!, 품위 있게 살아가는 것. 나는 신앙인으로, 그분의 제자로, 내 나이를 산 정도로 그에 맞는 품위나 품격을 갖추고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해 보니 부끄러움이 밀려든다. 

우리 모두 품위 있는 삶, 품위 있는 언어, 품위 있는 행동, 품위 있는 노년, 품위 있는 죽음…그러나 노력하지 않으면 품위는커녕 추악함과 천박함만 남게 된다. 늘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지 않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일이다.

바오로 사도는 새로운 시대,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다가왔음을 강조한다. “밤이 물러가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 때는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구원의 때이며, 주님께서 다시 오실 재림의 날이다. 주님 재림은 역사의 밤과 낮은 가리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다. 새로운 세상, 결정적인 때,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노력이 있는데,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 예수 그리스도를 입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입는 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의 삶에서 나와 함께 하심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입으려면 낡은 옷, 과거의 남루한 옷, 옛사람의 옷을 미련 없이 훌훌 벗어던져야 한다. 낡은 옷을 벗는 행위는 자신의 지난 죄와 허물을 깨닫는 일, 회개하는 일, 새로 태어나는 일이다. 거듭남은 위로부터의 새로운 탄생으로, 우리 자신의 힘이 아니라 주님 십자가에 의한 새로운 탄생이다.

대림 시기는‘예수 성탄 대축일’ 전의 4주간을 말한다. ‘대림’이란‘오시기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용어는‘도착’을 뜻하는 라틴말‘아드벤투스’(Adventus)에서 왔다. 도착하실 분은 물론 예수님이시다. 그렇지만 그분은 이천 년 전에 이미 이 세상에 오신 분이시다. 그런데도 교회는 전례를 통하여 그분의 탄생을 매년 되풀이하여 기억하고 있다. 그분께서 이루신 구원의 신비를 새롭게 기념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구원하실 구세주의 탄생을 기다린다. 예수님께서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우리의 구원자로 탄생하셨고 실제로 인류에게 구원의 은총을 주시고 계시니 그 날을 경축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세상의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실 심판자 주님을 기다린다. “그때 하늘에 사람의 아들의 표징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세상 모든 민족들이 가슴을 치면서,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을 떨치며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마태24,30)하고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셨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 고백에서도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하고 고백한다. 미사 안에서도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어,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하고 기도한다.

우리는 마치“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면서 홍수가 닥쳐 모두 휩쓸어 갈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던”(마태 24,38)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마치 영원히 오지 않을 시간처럼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에 전념하며 일상에 잠들어, 오시는 주님을 구원자로 기쁘게 맞이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야 말로 불행 중 불행의 시간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말씀하신다. “깨어 있어라, 그리고 준비하고 있어라.” 깨어있음이란 원칙이 있는 삶을 말한다. 그 원칙이란 사랑이 아니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이 원칙을 깨고 누군가 미워지는데도 용서하기 위해 아무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잠자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은 배를 만들지 못해 결국 물속에 잠기고 만다. 노아가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배를 만든 것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계명인 사랑을 지켜 마지막 심판을 이기게 될 방주를 만들어야한다. 

사랑의 계명을 삶의 원칙으로 삼고 사는 사람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맞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품위 있는 사람이란 깨어있는 사람이고, 남과 비교하지 않는 신앙이며 오시는 분을 맞이하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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