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 대림 제 3 주일 Fr. 김두진(바오로)강론

 

12 14일 대림 제3주일

오늘은 대림 3주일이다. 대림 3주일의 주제는 '기뻐하라'. 이는 Gaudete(기뻐하라)라고 환호하는 입당송의 첫 라틴어 단어에서 유래한다.  대림 시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단식재와 금육재 및 유사한 신심 생활로 가득 찬 참회의 시기로 여겨졌던 옛날에는 'Gaudete(가우데떼) 주일'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오늘날 온 교회는 가까이 다가온 구원을 느끼며 기쁨의 표시로 꽃으로 장식하고 사제는 장미색의 제의를 입도록 권유한다. 전례가 핑크 빛이다. 대림초도 핑크색에 초를 켜고 기쁨을 표현한다.

 

오늘 복음은 기뻐하라는 가우데떼 주일의 전례적 의미와는 달리 다소 무겁게 시작한다. 시커먼 벽에 촘촘한 창살과 어둡고 칙칙한 공간, 사해 동쪽 마캐루스 요새의 감옥에 세례자 요한이 갇혀있다.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 자기 삶의 모든 것을 광야에 쏟아 부은 사람, 오직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로 태어난 사람, 세례자 요한이 이제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된 것이다. 아무도 그를 구해주지 않고, 하늘나라가 도래한 표징도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감옥은 광야에서만큼 생각하기에 좋은 곳이다. 감옥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꿈꾸며, 질문을 던지고 의문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메시아를 위한 선구자로서 그 길을 닦고 밝히며, 회개의 설교와 세례를 베풀던 일이 다 무엇인가? 감옥이라는 거동의 제한을 받는 공간에서 세례자 요한은 자기 제자들을 시켜 예수님께 반신반의한 질문을 던진다.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까?(3) 우리는 선구자의 의심과 의문을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 또한 삶의 기로에서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또 선택한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의문을 던지며 의심을 품는가? 이것일까, 아니면 저것일까 하는 갈등 말이다.

 

당신이 오시기로 되어있는 분이십니까? 라는 질문에 올바른 대답은 통상 맞다아니다라는 둘 중 하나다. 그러나 그들의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통상적이지 않다. 너희가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4) 그들이 예수에게서 본 것이 무엇인가? 그들은 자기들 눈으로 마귀 들린 사람들이 멀쩡해지고 소경이 보고 벙어리가 말을 하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이 전하여지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이사 29,18; 36,5-6; 61,1 참조) 예수님의 참된 대답은 곧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6)는 것이다. 사람은 본 대로 생각하고, 배운 대로 행동한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는 각자 자신의 몫이다. 도래한 메시아에 대한 불신과 믿음은 강요되거나 한 마디의 대답 속에 들어 있지 않다. 각자 스스로가 결단해야 한다.

 

의심을 품지 않는다.는 것은 곧 믿는다.는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때문이다. (요한6,47) 요한이 의심한 것처럼 우리도 의심을 할 때가 있다. 내가 기대하고 바라던 대로 주어지고, 또 이루어 지지 않으면 투덜대기도 한다. 사업이 잘 안 풀리고 기도를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응답이 없어서 힘들어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하느님께서는 나를 위해 더 좋은 것을 마련해 놓고 계심을 믿어야 한다. 내가 기대하고 바라는 모습으로 오지 않으시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오실 수도 있다. 참고 기다리면 좋은 것이 반드시 오는 법이다.

 

우리는 메시아이신 그리스도를 기다린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게 보내주신 아기 예수님을 기다린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행실대로 상급을 주실 예수님을 기다린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을 채워주시고 구원을 주시는 분이시다. 주님께서 능력을 가지고 당신의 모든 것을 주신다. 그러나 그 선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된다. 그릇이 없으면 담을 수 없다. 그리고 주님을 차지하면 모든 것을 얻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실 세상의 것은 모두 사라지는 것들이다. 그러나 주님의 것은 영원히 남는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크게 성공한 사람은 주님을 차지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 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마태11,11) 하신 말씀이 바로 이 의미이다. 하느님을 얻으면 이 세상 모든 것을 잃어도 모두를 얻은 것이다. 그러나 부나 명예나 권력이나 세상의 모든 것을 소유했다 하더라도 하느님을 잃으면 모두를 잃은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을 차지하는 우리이길 바란다. 하느님을 믿는 만큼 하느님의 삶으로 바뀐 우리이길 기대한다.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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