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부활 제 3 주일
요한복음 21장은 나중에 첨가된 부분으로, 세 가지 이야기를 전해준다. 1. 티베리아스 호수에서 엄청나게 많이 잡힌 물고기 기적, 2. 호숫가에서 아침식사, 3. 목자로서 베드로의 직무 이야기다.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네.” 베드로와 몇몇 제자들은 스스로 무엇을 하긴 해야 하지만 무엇을 할지 몰라 그들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밤새 고기를 잡으려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 그 때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21,6ㄱ) 익숙한 목소리다. 그들이 주님의 말씀대로 했더니 엄청난 고기가 집힌다. 백 쉰세 마리,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잡혔는데도 그물은 터지지 않았다. 사람 낚는 어부들을 통해 모인 모든 계층 사람들과 민족들이 주님이란 그물 안에서 하나의 유대를 이루지만 교회의 그물은 터지지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다.”(21,13) 세 이야기 중간에 아침식사가 있다. 선교의 사명도 목자의 임무도 모두 주님의 식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은 빵과 포도주가 아니고, 빵과 물고기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손수 마련하신 아침 식사인 성찬례를 통해서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만들어지고 유지된다. 그러기에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몸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부활 신앙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의 가장 큰 임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복음을 좀 더 들여다보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제자들은 배에 있었다. 다른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는데,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가 그분을 알아보고,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한다. 사랑받던 제자가 베드로 보다 먼저 알아본다.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현존하시지만 그것을 빨리 깨닫는 것은 역시 사랑이다. 이 말을 듣고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호수로 뛰어든다. 처음 부르심 받았을 때 그는 엄청난 체험 앞에 두려워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라고 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주님을 세 번이나 배반하고도 두려움 없이 그 분을 만나고 싶어 한다. 다른 제자들이 고기가 든 그물을 끌고 왔다. (8절) “그들이 뭍에 내려서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9절) 제자들의 아침을 준비해주신 것이다.
다
거기에는 베드로와 함께 기억되는 불, 곧 ‘숯불’이 있었다. 베드로의 열정은 불 같았다. 예수님의 수난 예고에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펄쩍 뛰었고, 예수님을 잡으러 온 대사제의 종의 귀를 칼로 내리 쳐 잘라버렸다. 그러나 열정은 어느새 사그라지고 예수님께서 대사제의 심문을 받는 저택 뜰에 놓인 숯불, 거기 서서 불을 쬐다가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다. 그 아픈 일을 상기시켜 주는 숯불이 그들 앞에 놓여있었다.
물고기의 모습은 바로 예수님의 모습이다. 물고기가 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물 밖으로 나와야 하며, 죽어야 하고 그리고 불에 구워 져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인간들에게 구원의 원천이 되기 위하여, 당신의 신성을 버리시고 즉 물 밖으로 나오셨고 죽으시고(십자가 형) 영광을 받으셨고(성령의 불꽃) 우리를 구원하셨다. 우리도 나의 고집과 선입견에서 과감히 벗어나 (물 밖으로 나옴),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나 자신이 죽는 삶 (죽음)으로 부활의 기쁨을 체험하는 삶 곧 성령의 불로 타오를 때 다른 사람에게 생명의 양식이 되는 삶이 (“와서 아침을 먹어라”(12절)) 되는 것이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실 때 제자들 가운데에는 “누구십니까?”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당신의 양떼를 맡기시며 베드로의 사랑을 확인하신다. 항상 행동보다 말이 앞섰고 또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배반한 베드로에게 주님은 거듭거듭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신다. 사랑은 믿음의 표현이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하시는 예수님의 물음은 바로 "너는 나를 믿느냐?"는 질문과 같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 이것이 주님을 사랑하는 목자가 해야 할 임무이다. 나를 따르라는 부르심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베드로는 주님을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실패를 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으로 그 부르심을 완성한다. 물에서 나와 인간의 음식이 되는 고기처럼, 하느님이신 아드님이 사람이 되시어 인간의 구원의 빵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도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고 예수님을 닮아 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하는 우리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