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연중 제18 주일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모든 욕망을 끊고 모든 것을 버리고 살아야 할까? 욕망을 버리라면 어떤 욕망을 버려야 할까? 그나저나 사람들에게 욕망이 없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상은 한 순간에 무의미해질 것이다. 사실 욕망은 인간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주신 근원적인 심리적 에너지가 되어야 마땅하다.
사람에게 욕망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단지 욕망이 지나쳐 개인의 만족만을 추구하는 것일 때 문제가 된다. 그래서 지나친 욕망을 탐욕이라 부른다. 탐욕은 자기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영역을 해치기 쉬우므로 좋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탐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탐욕은 가지지 못한 것,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집착인데, 이런 지나친 감정을 절제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는 훈련을 하면 탐욕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탐욕의 반대는 무욕(욕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만족이 더 맞는 말이다. 세상에 욕망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욕망과 탐욕을 다른 것이다. 건강한 욕망은 모든 것을 얻게 하지만, 욕망을 넘어선 탐욕은 허무일 뿐이다. 사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 내게는 가장 좋고, 내게는 가장 편한 것이라 생각하고 산다면 탐욕에서 조금 멀어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오늘 제1독서에서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라는 말씀을 듣는다. 인생이 이토록 아름다운데 왜 허무가 될까? 그에 대한 답은 2독서에 나와 있다.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굳이 설명을 보탠다면 우리 자신을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그 삶이 기쁘고 의미 있는 이유가 내 자신만을 위한 재물이나 권력이라면 이 모든 것은 다 없어지고 말 것이니 허무 그 자체라는 말이다. 권불십년이라 했으니 권력이 영원한 것도 아니고 재물이 많아 창고(은행)에 쌓아 놓는다 해도 결국 모두 없어지고 말 것들이니 결국 허무일 뿐이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부자가 큰 창고를 지어 재산을 많이 쌓아두고, 이제 걱정할 것이 없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겠다.’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그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말씀하시며 위에 것에 마음을 두고 살라고 하신다. 그 부자는 재산만 있으면, 자기의 인생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재산에서 보람을 찾으면 허무일 뿐이니 ‘하느님 앞에 부요한 사람이 되라.’고 하신다.
재물을 모으기 위해 피땀을 흘리는 것은 절대로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재물이 우리 삶에 목적이라면 건전한 욕망을 넘어 탐욕에 가득 찬 우상숭배자 일뿐이라고 사도 바오로는 경고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여러 가지로 편리하고, 사람들로부터 대우도 받는다. 사는 것이 편할 수 있고, 사람들 앞에서 영향력을 가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재물을 좋아하지만, 경계할 것이 있다. 사람은 한 가지 일에 마음을 빼앗기면, 그것이 자기 인생의 모든 것인 양, 오로지 그것에 만 몰두한다. 권력에 맛들인 사람은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권력을 가진 자의 비위를 맞추고, 친구를 배신하면서도 강자 앞에 약하고 약자 앞에 강하게 행동하며 권력을 추구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니다. 재물을 탐하는 사람, 오로지 재물만을 자기 삶의 보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사람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오로지 재물만을 위해 사는 탐욕의 노예가 되기 십상이다.
재물은 세상을 위한 재물이어야 한다. 재물이라는 창고에 갇히게 되면 하느님은 멀어지고 하느님이 아닌 우상이 찾아온다. 오히려 큰 창고를 새로 지어 그곳에 재물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사랑을 실천하는 도구가 되게 한다면 우리는 세상에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외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무엇 에든 갇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하다. 그것이 우리를 위한 것에만 갇혀 있으면, 자유를 잃어버리고 '허무로다, 허무!'하며 탄식하게 될 것이다. 내가 가진 것들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눌 줄 아는 신앙인이 하느님 앞에서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우리의 창고는 얼마나 큰지 한 번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