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17일 부활 제 7주일 Fr. 김두진(바오로)강론

 

5 17일 주님 승천 대축일

주님 승천 대축일이 되면 많은 사람이예수님이 이제 하늘로 떠나셨구나. 우리 곁을 떠나신 날이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복음이 전하는 승천은떠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이제는 어디서나 함께하신다.”는 이야기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갈릴래아의 산으로 부르신다. 이미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뵈었고, 함께 먹기도 했고, 말씀도 들었다. 이제는 확신에 가득 차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복음은더러는 의심하였다.”고 한다. 여기서의심하였다는 말의 원래 뜻은주저하였다는 뜻이다. 믿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렸다는 것이다.

 

사실 이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다. 성당에 오래 다닌 사람도 문득 마음이 흔들린다. 열심히 기도하다가도하느님이 정말 내 기도를 듣고 계실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미사에 나와 앉아 있어도 마음은 멀리 떠나 있을 때가 있다. 신앙은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뜨겁게 믿다가도 때로는 막막해지는 것이 당연하다. 예수님은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이렇게 주저하고 흔들리는 이들을 선택해 당신의 일을 맡기셨다. 그래서 우리의 나약함은 주님이 머무실 자리가 된다. 예수님은왜 아직도 주저거리느냐?”하며 떠나가지 않으셨다. 오히려 흔들리는 그들에게 다가가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이 말씀이 승천의 핵심이다.

 

예수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육신의 모습으로는 떠나셨지만, 이제는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우리와 함께하신다. 예전에는 갈릴래아에 가야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병실에서도, 가정에서도, 운전하는 차 안에서도, 눈물 흘리는 자리에서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 그래서 승천은 예수님의 부재가 아니라 새로운 현존이 된다. 더 멀어진 것이 아니라 더 가까워지신 것이다.

 

우리는 종종 신앙을확신 있는 사람들의 세계라고 생각하지만 복음을 보면 제자들은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고, 제자들은 십자가 아래에서 도망쳤고, 부활을 보고도 주저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바로 그들을 다시 부르신다. “너희가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우리 눈에 놀랍지 않은가? 예수님은 완벽한 사람을 찾지 않으신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을 찾으신다. 확신이 흔들려도 다시 주님께 돌아오려는 사람을 부르신다.

 

신앙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다시 주님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우리는 매 주일 미사 때마다 사도신경의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심을 믿나이다.”라고 고백한다. 하늘이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듯, 승천도 물리적인 하늘의 어느 공간에 좌정하셨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승천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존재로 어느 한 장소로 있던 예수님께서, 이제는 어느 공간에서나 같이 계시는 새로운 모습으로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심을 의미한다. 곧 승천으로 인해 육신의 모습은 사라지셨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오신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심과 동시에, 우리에게도 그 영광을 주시려 찾아오심을 뜻한다. 그래서 오늘도 주님은 말씀과 성체 안에서 우리를 만나신다. 지친 사람에게는 위로로, 두려운 사람에게는 용기로, 주저하는 사람에게는 다시 시작할 힘으로 다가오신다.

 

이제 예수님은 2천 년 전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내 곁에서 숨 쉬며 나의 고통과 기쁨에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셨다. 승천은 곧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오시기 위한 '거룩한 변화'. 그래서 주님 승천 대축일은 예수님을 떠나보내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나는 너희를 혼자 두지 않는다.” 그 약속을 다시 듣는 날이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은 다시 우리 이름을 부르신다. “주저하고 있더라도 괜찮다. 넘어졌더라도 다시 오너라.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겠다.”

 

"시카고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사도행전에서의 천사들의 외침이 우리게 다가왔으면 한다. 우리가 주님의 가르침대로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살아갈 때, 승천하신 주님은 우리를 통해 세상에 당신의 얼굴을 드러내신다. 주님은 떠나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 더 넓게 세상에 퍼져 계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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