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31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Fr.김두진(바오로)강론

2026년 5월31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Fr.김두진(바오로)강론

 

5 31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부활 시기 50일의 축제가 끝나고 연중 시기를 다시 시작하면서 교회는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낸다. 하느님(성부)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외아들(성자)을 세상에 보내셨고, 예수님이 부활·승천하신 뒤에는 우리 곁에 영원히 머물러 줄 보호자(성령)를 보내주셨다. 구원의 역사 속에서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우리에게 완벽하게 당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신 것이다. 이제 그 사랑을 다 확인했으니, 새로 시작하는 우리의 일상(연중시기)을 이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과 공동체 정신'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자는 의미다. 삼위일체 대축일의 핵심은 아주 단순하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그 사랑 안으로 우리를 초대하신다.”는 것이다.

 

삼위일체(성부, 성자, 성령)라는 말을 들으면 머리부터 아파 온다. 삼위일체라는 단어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 단어면서 "1+1+1=3인데, 어떻게 1이 된다는 거지?" 하고 수학이나 논리로 접근하면 도저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하지만 삼위일체는 머리로 계산하는 '수학의 문제'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사랑 이야기'. 성부(아버지 하느님)은 사랑을 아낌없이 주시는 분이시고, 성자(예수님)은 그 사랑에 뜨겁게 보답하시는 분이시며, 성령께서는 두 분 사이에 뜨겁게 흐르는 '사랑 그 자체'이시다. 세 분이 너무나, 완벽하게 서로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결국 하느님은 '하나의 거대한 사랑'으로 묶이게 된다. 그래서 세 분이시면서 동시에 한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셨다.”(요한 3,16)오늘 복음의 핵심이다. 하느님은 인간을 벌하려고 예수님을 보내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려고, 구원하려고 보내셨다. 예수님의 십자가는너희 죄 때문에 싫다는 표시가 아니라, “그래도 너희를 끝까지 사랑한다.”는 증거가 된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삼위일체 하느님이 우리에게 얼마나 지극한 사랑을 베푸시는지 세 단계로 보여준다. 1단계: 자비롭고 너그러운 아버지 (성부) "주님은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다" (탈출 34,6) 인간은 잘못하면 쉽게 돌아서지만, 하느님 아버지는 우리가 죄를 지어도 먼저 다가오신다. 결코 우리를 고통 속에 내버려 두지 않으시는 자비로운 아버지이시다.

2단계: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성자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요한 3,16) 여기서 "너무나"라는 말은 사실 '지나치다'는 뜻이 있다. 이처럼 하느님은 우리를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과하게 사랑하신다. 하나뿐인 아들의 목숨을 십자가에 내어주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보내신 건 우리를 혼내고 심판하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구원해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는 사랑 때문이다.

3단계: 우리 마음속에서 소통하시는 분이 성령이시다. "그 영이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신다." (영성체송) 예수님이 하늘로 가신 뒤,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시고 '진리의 영'인 성령을 보내주셨다. 우리는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지만, 우리 마음속에 계신 성령께서는 우리 자신보다 우리의 아픔과 결핍을 더 잘 아시고 아버지를 부르며 기도해 주신다.

 

미사 시작 때 주례자는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라고 인사한다. 이 인사는 삼위일체 신앙 전체를 담고 있다. 예수님의 은총, 아버지의 사랑, 성령의 친교 안에서 우리가 하나 되기를 바라는 기도다.

 

삼위일체 신앙을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우리는 그 사랑 안으로 초대받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삼위일체는 어려운 철학 이론이 아니라, 사랑의 관계, 서로를 위한 존재, 함께하는 친교의 삶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혼자만 잘 사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며, 용서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닮아야 할 하느님 자체가 사랑의 공동체이시기 때문이다.

 

삼위일체의 신비를 머리로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아니 어차피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 우주를 채우고 계신 하느님의 사랑은 경계가 없고 끝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 뿐이다. "그 과분하고 엄청난 사랑을 그냥 믿고 누리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나를 이토록 극진히 사랑하시니, 우리는 이미 온 우주에서 가장 복된 사람들이다. 삼위일체 대 축일 그래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기쁨과 평화를 마음껏 누리는 우리였으면 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