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21일 연중 제 12 주일 Fr.김두진(바오로)강론

2026년 6월21일 연중 제 12 주일 Fr.김두진(바오로)강론

6 21일 연중 제 12 주일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도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목사님이 참 좋은 노래를 만드셨다. 참 많이 불리고 많이 듣는 생활 성가다. 이 노래는 오늘 복음 말씀과도 잘 어울린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주 짧고 강렬한 한마디를 던지신다. 바로두려워하지 마라라는 말씀이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이 짧은 복음 안에서 예수님이 이 말씀을 무려 세 번이나 반복하신다는 사실이다. 사실 우리 주님은 잔소리가 많으신 분이 아니다. 그런데도 세 번이나 강조하셨다는 건, 우리가 평소에 숨 쉬듯 걱정을 달고 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세상에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있을까?

 

실제로 사람들은 걱정 하나 정도는 가지고 산다. “나이 드니 여기저기 아픈데 건강을 잃으면 어쩌나“, “이번 달 통장 잔고는 왜 이리 가벼울까“, “우리 자식 놈은 도대체 언제쯤 철이 들까하는 현실적인 걱정부터, 신앙생활 하면서도나는 왜 맨날 고해성사 때 똑같은 죄만 고백할까? 신부님이 내 목소리를 아는 것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우리는 저마다걱정 보따리를 하나씩 안고 살아간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때는 열두 사도를 세상에 파견하시던 순간이었다. 주님을 전하는 길이 항상 쉽고 환영받는 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과 사랑, 정의를 말하면 모두가 박수쳐 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때로는 오해를 받고, 때로는 비난을 받으며, 심지어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렇게 탄식한다. “가까운 친구들마저 모두 제가 쓰러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레 20,10) 위로해 줘도 모자랄 판에 내가 넘어지길 기다리는 친구라니, 얼마나 배신감이 컸을까? 예수님 역시 가장 믿었던 제자 유다에게 배신당하시고, 베드로에게는 세 번이나나 저 사람 모른다는 굴욕적인 부인을 당하셨으니 그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아신다. 하지만 예레미야는내 팔자야하고 주저앉지 않는다. 그는 곧바로 반전의 고백,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진짜 믿음의 위력이다. 믿음이란 내 삶에 편안함만 있는온실 속의 화초같은 삶이 아니라 세상이 나를 흔들어대고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내 곁엔 든든한 분이 계신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참새 이야기를 하신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잎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다 세어 두셨다.”참새는 흔하고 값싼 새인데 하느님께서는 그 참새 한 마리도 잊지 않으신다고 하시고, 이렇게 결정타를 날리신다. “너희의 머리카락까지도 다 세어 두셨다.” (마태 10,30) 내 자신도 모르는 머리카락 수, 머리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빠져서 가슴을 아프게 하는 머리카락이 정확히 몇 개가 남았는지는 모르는데, 하느님은 우리가 빗질하다가 빠뜨린 머리카락 개수까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며 세고 계신다고 한다. 이 말은 하느님이 한가하셔서 우리 머리만 세고 계신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지독할 만큼 세밀하게 사랑하고 계신다는 뜻이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희망의 이유를 알려 준다. 아담의 죄로 세상에 죄와 죽음이 들어왔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더 큰 은총과 생명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인간의 죄가 아무리 커도 하느님이 우리에게 퍼부어 주시는 은총의 스케일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신다. 우리는 죄인이지만, 죄보다 더 큰 하느님의 사랑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정말로 무서워해야 할 것은 주식 폭락이나 건강 악화, 혹은 다른 사람들의 까칠한 평판이 아니다. 진짜 우리가 겁내야 할 것은 딱 하나, ‘내 머리카락까지 세고 계시는 하느님의 사랑 가득한 시선에서 내가 눈을 돌려버리는 것이다.

 

오늘 미사가 끝나고 성당 문을 나설 때, 마음속에 가득했던 불안과 걱정거리들은 성당 마당에 과감하게 던져두고 가시기 바란다. 어차피 우리가 밤새워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별로 없다. 머리카락만 더 빠질 뿐이고 그 빠진 머리카락 세시느라 하느님만 더 바빠지신다.

 

우리는 앞으로 사랑을 받기 위해 조건과 자격을 갖춰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지금 이 모습 이대로, 하느님께 이미 사랑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그 사랑을 살고 있다 그 사랑을 믿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마태 10,31)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