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의식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함께 하는 공동체. 함께 말씀을 듣고, 전하고 살아내려고 노력하자는 올해의 사목 표어처럼


함께 하려는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제는 셋방살이 하는 사람이요, 여러분들이 이 성당의 주인입니다.


사제는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야하는 처지인데 비해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자녀들이 자라나

고 그 자녀들의 자녀들이 다닐 성당이며 또한 여러분 스스로도 이곳에서 뼈를 묻으실 곳이 바로 이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본당에 주인의식 보다는 하인의식과 구경꾼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걱정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우리가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인의식은 주인이니까 주인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겠지요. 여러분 가정도 여러분이 주인이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 않습니까? 주인의식을 갖은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를 소중히 여

기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이 처한 처지가 어떻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 처지

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바로 주인의식을 갖은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일이 힘들어도 정성

을 다해 일을 하면서 거기서 보람을 찾는 사람이 바로 주인의식을 갖은 사람이겠지요. 힘들다고 얼

른 해 치우는 것은 주인이 하는 행동이 아닐 것입니다. 주인의식은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기도 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의식일 것입니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유익함이 무엇인지

를 찾아내는 사람들이 바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 집처럼, 내 물건처럼, 내 집안에

서 집안을 위해 하는 것처럼 이 성당에서 행동하는 것은 바로 서로를 위한 배려이고 함께 사는 지혜

일 것입니다

 

 

주인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구경꾼 혹은 하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이겠지요. 구경꾼은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저 구경하며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이러쿵저

러쿵 판단하며 옳은 이야기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바로 구경꾼의 마음을 가

진 사람일 것입니다. 구경꾼은 한 순간의 재미나 기쁨은 느낄 수 있겠으나, 보람을 찾지 못합니다.

어떤 일에라도 참여하지 못하고 구경하는 것으로 그치기 때문에 보람은커녕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

고 형제자매들을 판단하고 비판합니다.


 

하인의식은 일은하긴 하지만, 주인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해도 하인신분을 벗

어날 길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발전이 없습니다. 미래에 대한 포부도 희망도 없고, 그저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살아가면서 주인에게 욕만 먹지 않고 살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생각

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일에 대한 열정이나 책임의식을 기대 할 수 있겠습니까? 늘 남의 눈치 살피

기에 급급한 사람들이라면 책임의식도 주인의식도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본당에 부임한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한 달 동안 치울 것도 많았고 버릴 것도 많았습니

. 성당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너무 형편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일은 예사도 아닙니다. 모임이 끝나고 뒷정리는 생각도 못할 정도로 내 집이라면 도저히 일

어날 수 없는 일들이 성당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품을 쓰는 것이며 구입하는 것을 포함해

서 성전이나 건물 안에 사용되는 모든 것들이 그저 나 하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에 물들어 있어 가

슴이 아팠습니다.


 

이 성전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곳입니다. 또한 이 성전은 우리들의 자녀들이 또 그들의 자녀들이 하

느님을 만나는 거룩한 장소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주인의식을 버리고 구경꾼의 마음이나 하인의 마

음으로 성전에 머문다면 거기엔 희망도 발전도 그리고 사랑도 찾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혼자가 아니고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고 기도하는 성전이 되며 우리의 모든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신자 각자가 주인의 마음으로 아껴 쓰고 정리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

니까?


 

이 성전의 주인이신 교형자매 여러분! 성전은 나 하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성전입니다. 함께 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올바른 주인의식을 가짐으로 하느님의

평화를 살아냅시다. 함께 하느님의 사랑을 살아갑시다. 주인이신 교형자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

.


                                                            본당신부 김 두진(바오로)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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