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숭생숭 )
할머니 : 얘, 너 이리 좀 와 봐라.
요즘 얼굴이 발그레 한 게 왜 그래. 어디 바람 들었냐 ?
손녀 : 아녜요. 봄이 돼서 그런지 그냥 조금 싱숭생숭하고 그래요.
할머니 : 에그, 학생이 공부 해야지. 한참 때 싱숭만 해도 모르는데 생숭까지 하면 못써요, 이것아.
엄마 김치 담글 때 봤지? 바람 든 무우는 김치도 못 담가 먹는 게야.
( 현미 Brown Rice )
손자 : 할머니. 저희도 이제 현미를 먹어야지, 이렇게 맨날맨날 하얀 쌀밥은 그만 먹어어 하는데…
할머니 : 뭐라구 했냐? 현미? 그 사람 아직도 노래한다던? 네말이 맞아, 이젠 그만 해야 하는데…
손자 : 할머니 잡수시라고 제가 오늘 사왔는데 이 건포도 잡수세요. 몸에 좋대요.
이 설명서 보세요. Saturated fat ( 포화지방 ) 이 하나도 없다잖아요. 제로예요.
할머니 : 글쎄 그렇게 하나도 없는 걸 왜 날 먹으라고 하는 게냐. 난 안 먹고 싶어.
다음 번에 또 사 오려거든 뭐든지 좀 든 걸로 사야지…
이 녀석 할머니를 제로로 생각하는 게야?
( 오메가 3 )
손녀 : 할머니, 요즘 봄 타시는지 많이 안 좋아 보이시기에 제가 보약 한병 사 왔어요.
할머니 : 니 오빠처럼 또 아무 것도 없는 걸 사온 거냐? 너희들은 사와도 꼭 그렇게 하나도 없는 제로만 사오냐.
손녀 : 아녜요. 이건 좋은 거예요. 보세요. 오메가 3 이라고 써 있잖아요. 매일 잊지말고 드세요.
할머니 : 그래, 고맙다. 이건 비쌀 텐데. 다음부턴 오메가 1 , 하나만 든 걸로 사와. 학생이 무슨 돈 있어.
할머니는 노인인데 무슨 Three 를 먹냐, 그냥 One 만 사요.
( 물이 75% )
할머니 : 얘들아. 너희들은 왜 밥 먹고나서 물을 안 마시냐. 따듯한 물을 마셔야 소화도 잘 돼요.
손자, 손녀 : 괜찮아요, 할머니. 배 불러서 그래요. 사람 몸엔 수분이 75% 나 된다는데요.
할머니 : 그래?
그런데 넌 어째서 수영도 하나 못 하냐? 너희 아범도 작년에 무릎도 안 차는 물에 빠져 허우적 거렸다며?
( 미역국 먹어라 ! )
할머니 : 얘들아, 그런데 출근시간 다 됐는데 어째 아범은 아직 밥 먹으러 안 나오고 그래?
할머니가 맛있는 미역국 끓여 놨는데.
손자 : 아빠는 지금 바쁘세요. 오늘 새 직장에 인터뷰 있다고 그 준비하고 있으세요.
할머니 : 뭘 준비하고 있다고?
아뭏든 뭘 하던지 먹어야 하지. 아범아, 오늘 얼른 멱국이나 먹어라.
가만 있어 봐. 시험 보러 간다는데 내가 괜히 미역국 끓였나? 기왕 끓인 걸 어떡해?
빨리 나와 멱국이나 먹으라는데 얜 뭘 해?
아범 :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가 모처럼 그럴듯한 회사에 취직할 뻔 했었는데 그냥 포기하고 말아야지…
작년 이맘 땐 그 Daylight saving 인지 뭔지 안 바꿔놓고 자는 바람에 한 시간 늦어 떨어졌었는데,
뭐 되는 게 없잖아 ?
그래서 알앗아, 아라써
속초로 이사가여지. 미역따서 말리면 그게 취직이지 머야 !
아범 : 이그 ! 아니 엄마두 있구 딴 사람도 많은데 저시낀 어째서 날 닮는거야 자식농사조차 되는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