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9주일 루카 18,1-8
이번 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는 뜻으로 과부와 재판관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불의한 재판관이라 해도 밤낮으로 줄곧 조르는 과부가 귀찮아서라도 ‘올바른 판관’을 내려준다고 하시며 하느님께서는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신다고 하십니다. 그러고 나서 덧붙이시는 말씀은 ‘사람의 아들이 올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판결이라는 단어가 4번 나오는데 모두 그 앞에 ‘올바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판결은 언제나 올바르다는 거지요. 과부가 어떻게 졸랐느냐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에는 응답이 주어집니다.
그 응답은 언제나 ‘올바른’ 응답이지만 그 응답이 언제나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아닐 수는 있습니다. 그 결과가 올바른지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믿음’
(8절)입니다. 믿음이 하느님을, 하느님의 은총을 알아보게 합니다.
그래서 무슨 힘겨운 일이 닥쳤을 때만 기도하라 하지 않으시고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거지요. 이 예수님의 말씀은 끊임없이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평생 은총이 함께 할거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기도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위해서도 기도를 아끼지 말아야겠지요?
우리 주위엔 아파하는 이들, 삶의 고통속에서 막막해하는 이들, 갑작스런 사고로 눈물마져 말라버린 이들, 자녀들로 인해 마음 애달아하는 이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시련앞에서 기도할 힘마져 없는이들을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나 또한 그들처럼 될 때 또 다른 누군가가 나를 위해 두 손을 모으리라 믿으며
이해인수녀님의 신앙이 담긴 시인 ‘묵주기도’를 전해드립니다.
* 묵주의 기도 *
… 이해인 수녀님
산내음 나는
향나무 묵주 하나의
지극한 보배로움이여
평일에도 묵주를 쥐고
당신 앞에 오면
난蘭처럼 향기로운 마음이여
흩어졌던 생각이 한자리에 모이고
외출했던 사색도 돌아와 앉아
나의 기도는 둥글게
장미를 피움이여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을
소박한 마음으로 외울 때마다
예수를 낳은 마리아의 환희를
얘수를 잃은 마리아의 고뇌를
그리고 부활의 예수를 얻은
마리아의 승리를 함께함이여
성체등 깜박이는 성당에서
촛불이 타오르는 방 안에서
산책을 하는 길가에서
묵주를 든 손은
언제나 겸허하고 따뜻한
믿는 이의 손
예수와 마리아가 결합하듯
나도 그들과 하나 되는 은총이여
가까운 이웃과 함께
모르는 이웃과도 하나 되고
산 이들과 함께
죽은 이도 하나되는 신비여
베들레헴의 길을
갈바리아의 길을
앰마오의 길을 마리아와 함께
앉아서도 걸어가는
가장 아름다운 나의 기도
우리의 기도
오늘도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리는
단단한 묵주 하나의
빛나는 보배로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