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 카드 주세요.

 

 

 

 

 

ID카드 주세요.

 

 

한국과는 달리 주민등록증이 없는 미국에서 ID카드는 중요합니다. 양노원에 어르신을 방문할 때 안내소에서는 늘 ID카드를 요구합니다. ID는 Identification의 약자로 신분을 말합니다. ID카드는 신분증을 말하는 것으로 흔히 운전면허증이나 여권등 본인의 사진이 들어간 신분증을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주민등록증과 같은 의미일 것입니다. 내가 어디 사는지, 이름이 무엇인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이야기로 제자들과의 대화 내용입니다.

여러분에게 예수님은 누구십니까?

 

예수님은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13)하고 물으십니다. 카이사리아 필리피는 헤로데 대왕의 아들이며, 갈릴래아 영주 헤로데 아티파스의 이복 동기인 헤로데 필립보가 헤므론 산 아래 지하수가 펑펑 솟아나는 자리에다 기원전 2년경에 세운 도시입니다. 갈릴래아 호수 북쪽으로 약 백리 쯤 떨어진 곳이며 지금은 "바니야스"라고 불립니다.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당신의 신분에 관한 대중의 견해를 물으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군중은 아직 예수님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14) 세례자 요한은 금욕주의자였고, 엘리야 예언자 역시 매우 엄격하게 자신의 순수한 믿음을 지켰으며, 예레미야 예언자는 수난 받는 의인이었습니다. 예수님과 비슷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군중들은 아직 그분이 누구신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15절) ‘그러면’이라는 말에는 제자들한테서는 군중이 생각하는 예수님의 정체성과는 다른 대답을 기대하시는 듯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16) 베드로의 고백은 완벽했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과 ‘그리스도’라는 칭호는 동의어인데,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메시아임을 가리킵니다. ‘메시아’를 ‘하느님의 아드님’과 같게 여기는 것은 구약성경의 배경에 비추어 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그러나 마태오복음에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칭호를 단순히 이스라엘의 메시아에만 제한하지 않고, 하느님과 그분의 아들 예수님의 특별하고 독특한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예수님은 메시아 이상이신 분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사람들에게 경배 받으셔야 하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 끝부분에서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백인대장은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27,54)라고 고백합니다. 비록 그가 이 말의 의미를 완전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메시아 이상의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주셨기 때문이다."(17) 하느님은 베드로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셨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십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름을 지어주듯 말입니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18절) 그의 새로운 이름은 그의 소명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고백을 받아들이시고 그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그 사명은 세 가지 단어 ‘반석’, ‘열쇠’, ‘매고 풀다’ 에 담겨 있습니다. 첫째, 베드로는 예수님의 교회가 세워지는 반석입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 여기서 ‘반석’은 베드로가 한 신앙고백인 ‘말’이 아니라 ‘베드로 자신’을 가리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18) 마태오복음에서 처음으로 ‘교회’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이스라엘에서 탄생한 제자 공동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내 교회’, 이는 옛 교회인 유다교가 아님을 말합니다. 비록 예수님의 첫 번째 수난 예고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하다가 '사탄아 물러가라'는 예수님의 호된 꾸중을 듣지만, (16,21­-23참조)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반석’이라 부르십니다. 베드로가 어떤 분이었는지는 성서에서 잘 나타납니다. 예수님께 맹세해 놓고 한편으로 부인하며 후회합니다(26,69-­75). 믿음이 흔들려 물에 빠지기도 합니다.(14,28-­31)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지만 고난을 두려워하여 반석과 사탄 사이를 왔다갔다합니다. (16, 23) 그래서 베드로는 전형적인 제자이면서 동시에 가장 중요한 제자입니다. 그는 처음으로 부름을 받은 자로서(4,18-­20; 10,2) 예수님과 처음부터 함께 있었습니다. 그는 결국 예수님의 부활 사건 이후 교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예수님의 수석제자가 됩니다.

 

둘째,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십니다. 열쇠의 기능은 열고 잠그는 것인데, ‘열쇠’는 성경에서 어느 분야에서든지 권위를 상징합니다. 우리 문화에서도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곳간 열쇠는 주는 것은 모든 권력을 이양한다는 뜻 아닙니까? 베드로는 이제 그리스도의 말씀이 통과하는 터널이 됩니다. 그리고 인간의 구원자이신 스승을 따르는 베드로의 행동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서 계속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집주인을 대신해 전권을 위임받은 관리자입니다. 베드로에게 사람들을 하늘나라로 이끄는 열쇠가 주어졌습니다.

 

셋째,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매고 푸는 것’, 곧 다스릴 권한을 주십니다. 복음서에서 매고 푼다는 것은 죄의 용서와 거부, 올바르거나 잘못된 가르침을 포함하여 허용되거나 금지된 행위에 대한 권한이 있다는 것입니다. 매고 풀어야 할 권한은 판결하는 일입니다. 무엇이 허락되고 금지되는지, 무엇을 공동체로 받아들이고 공동체에서 제외시킬지를 가립니다. 믿는 이들의 공동체를 제멋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는 주님께서 공동체를 관리할 지도자를 주셨습니다. 이로써 베드로는 최고의 칭찬과 더불어 가장 무거운 책임을 떠맡았습니다.

 

우리 모두 ID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받은 ID 뿐 아니라 예수님께서 시몬이였던 이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셨듯 신앙 안에서 세례를 받으며 새로운 이름의 ID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Identification(정체성)은 무엇입니까?

우리게 신앙의 ID카드를 발급하신 그분을 우리는 무엇이라 고백하고 있습니까?

 

                                                                                                                                                                                                 – 김 두진바오로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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