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 유감

맛 있는 음식이 있고 풍악이 있고 그래서 잔치가 있는 날은 언제나 즐거운 것 인가 보다.
방 안을 가득히 메워주는 구경꾼이 있고 그 구경꾼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일터에서 이미 지친 몸을 채근해가며 몇날 몇밤을 풍요로운 음식과 여흥을 준비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마련해 준 많은 자매님들 그리고 형제님들이 있기에 잔치는 즐거운 가 보다.

출연했던 각 팀들이  비짓땀을 흘린 보람으로 모두가 어느 전문가 못지 않은 훌륭한 솜씨 였지만은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잔치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클라이맥스, Miss 순교자성당을 뽑는 미인대회 였던것 같다.
왜냐하면 그날 나에겐 젊은 girl friend를 만나게 되는 행운을 거의 잡을 뻔 한 기회여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다.
각선미를 뽑내며 출전했던 각 지역 대표들의 미모는 대단했지만 단연코 첫눈에 나를 사로잡은 미인은 아무래도 Miss 경북 이였다.
요즘 찾아 보기 힘든 절세가인.
허리가 절구형 인것 말고는 나의 이상형 이였다.
그 행사가 끝나면 나는 깊은 숨을 크게 두어번 들여 마신 다음 무대뒤로 찾아가 프로포즈를 결행할 태세였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이란 말인가.
가발이 벗겨젔을때  그 낭패감이라니.
가발 벗은  여인은 나를 우울증 환자로 만들기에 충분했었다.
“오, 주님, 우째 이런 일이… “
경북 선발대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자칭 진 으로 뽑혔다는 뒷 이야기가 그냥 루머 이기를 간절히 바랄 뿐.  

사회자가 심사를 맡으셨던 신부님께 만약에 세속에 사셔서 결혼을 해야 된다면 어느 미인을 선택 하시겠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만약 나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면 나는 분명히 이렇게 웨쳤을 것이다.
“아! 내가 결혼하지 않기로 한 그 결심은 얼마나 장하고 다행 스러운 일 이였던가?”

즐거운 잔치가 파장되면 그 자리에 남겨지는 것은 쓰레기 그리고 또 쓰레기.
그것은 또 고스란이 그동안 고생한 봉사자들의 몫으로 남아 있었다.
정돈과 청소에 한 몫 거드는 척 하지도 못하고 갈길이 바쁜듯이 그들을 뒤로 하고 도망치듯 떠나 온 나는 또 부끄러운 큰 빗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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