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8일 성령강림 대축일 Fr. 김두진(바오로)강론

 

 

6 8일 성령 강림 대 축일

주보를 쓰는 오늘 6 3일이 25년 전의 서품일이다. 25년 전에 한국 순교자 시카고 성당에서 성령강림 대 축일에 첫 미사를 봉헌했다. 지난주일 감사하게도 전 신자와 함께 나의 25주년기념 미사를 성대하게 치렀고 많은 이들의 보여주신 사랑과 관심이 아직도 가슴이 뭉클 하도록 가득하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먼저 성당 주차장이 좁을 것이라 생각해서 밖에 주차하고 걸어 들어오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김길상 신부의 깜짝 방문도 감사하다. 잊힐 만할 때 마다 만나게 되는 김 신부와의 우정과 관심이 참으로 감사하고, 아무도 모르게 초대해 주신 사목회장님과 사목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함께 해 주신 동료 신부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전신자들의 영적 꽃다발도 감사하고, My Way의 노래와 함께 25년간의 슬라이드 쑈도 감사했고, 하와이 목걸이 같은 꽃다발과 성가대의 축가 우리 성당의 각 단체의 축하 그리고 CCD, 한국학교 학생들, 청년회의 힘차고 경쾌한 공연, 가쁜 호흡으로 틀니까지 빼고 연주한 섹스폰의 아름다운 연주도 감사했다. 답사로 깊은 절로 착하게 살겠다고, 깊은 절로 감사히 살겠다고, 깊은 절로 열심히 살겠다고 한 약속이 농담이 되지 않도록 착하게, 감사히, 그리고 열심히 살아야 함을 한 번 더 각오한다. 지난 몇 주간은 매우 바빴다. 북미주 사제 협의회 총회, 메주고리야 성지 순례, 25주년 미사, 그리고 오늘 야외미사까지 바쁘게 준비해주신 사목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의 빈 무덤을 발견한주간 첫날 이른 아침과 이어지는 오늘 말씀은 주간 첫날 저녁 여드레 뒤에 제자들의 집에서 일어난 사건을 전하며, 예수님의 부활발현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아직도 두려워하고 있는 제자들에게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실 때, 비로소 제자들의 어둠과 닫혔던 마음이 평화로 넘치게 되며 평화는 기쁨으로 승화한다. (20)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되었지만 부활하여 살아 계신 분이시라는 확신은 제자들의 어둠을 기쁨의 빛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이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을 미리 내다보시고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하신 약속의 실현이다.

믿음에는 사명이 따른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20,21-23)

 

하느님의 숨이신 성령을 받으면 사제만 고해실에서 죄를 용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표시로 우리 모두가 서로 용서해야 한다고 하신다. 용서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불안감 일 수 있다. 나만 손해 보면 어쩌지? 나만 이렇게 바보같이 당하면 어쩌지? 용서는 마음이 같아지는 것이란 뜻의 한자어다. 같을 여() 와 마음 심() 이 합쳐진 단어가 恕 용서할 서다. 같은 마음, 곧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용서가 가능해 진다. 아니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지니고 있다면, 두려움과 어두움을 걷어내고 꼭꼭 닫힌 문을 열어 내기가 훨씬 수월해 진다.

1 독서에서는 오순절에 사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을 때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각 사람 위에 내려앉자 그들은 성령 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했다. (사도 2,1-11 참조)고 사도행전은 전한다. 이상한 언어를 알아듣는 것은 또 다른 은사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알면 소리를 알아듣게 된다. 성령께서 오시어 우리게 하신 일은 사랑의 언어를 가르치신 것이다. 서로를 알아듣도록 마음을 여는 것은 서로를 사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오래 전 말이 흩어져 서로가 갈려졌던 바벨탑의 사건이 성령의 오심으로 소리는 달라도 마음을 알고 한 소리, 한 마음이 되게 하는 사랑의 언어를 듣게 되는 이 놀라운 일들이 성령의 일이시다. 이처럼 성령은 우리 모두를 사랑에 대한 열정으로 이끌어주는 분이시다.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을 용서할 수 있게 하는 위대한 능력도 성령이 주시는 선물이다.

성령은 메마른 사막이 옥토로 바뀌는 것처럼 한 인간의 존재를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기적을 일으킨다. '주님 도움 없으시면 저희 삶의 그 모든 것 해로운 것'뿐이라는 성령 송가처럼 성령을 뺀 신앙은 울리는 징처럼 소리만 클 뿐 실속이 없다.

지난주일 우리 성당에서 보여주었던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감격스러웠고 감사했던 것이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셨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함께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손님 맞이하듯 기쁨으로 대하며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냉랭한 마음 덥혀주었던 서로의 관심이 오늘 우리가 노래하는 성령 송가우리에게 오신 성령,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허물은 씻어주고, 차디찬 마음 데우시고 빗나간 고치시는성령님께서 우리게 베푸신 일곱 가지 은총이 아니었을까 믿으며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님께 감사드린다.

오늘 야외미사를 통해서 푸른 초여름의 자연 안에서 성령의 일곱 가지 은총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기쁨으로 드러나기를 바란다. 성령님 어서 오소서, 아멘,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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