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맛있게 하는 사람이 있고 맛없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사실 맛없는 음식은 없다. 모든 음식에는 고유의 맛이 있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은 간이 맞는 음식이다.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면 싱거우면 "맛없다"고 하지만, 짠 음식은 이거 좀 짜네? 하지 맛없다고 하지 않는다. 해서 음식의 간은 맛을 결정한다. 음식의 간을 맞추는 것은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이다. 그런데 이 말씀을 잘 들어 보면‘너희는 세상의 소금이 될 것이다.’가 아니라,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하신다. 또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될 것이다.’대신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언젠가 신앙으로 우리가 잘 다듬어지고, 성장하게 되고, 무엇인가 나아지게 되면 그때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것이 아니다. 소금과 빛은 먼 뒷날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우리 자신이 소금이고, 빛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소금은 맛을 내는 역할을 한다. 음식의 맛을 살리듯, 그리스도인은 무미건조하고 냉소적인 세상에 '살맛'과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돕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 소금은 방부제였다. 세상이 도덕적으로 부패하지 않도록 그리스도인이 양심의 보루가 되어야 함을 뜻한다. 소금이 녹지 않으면 짠맛을 낼 수 없다. 소금의 가치는 곧 '녹아서 없어질 때'다. 자신에 취해 자기만의 이익을 내세우며 공동체에 녹아들지 않으면 공동체의 악이 된다. 그래서 겸손과 자기 비움 곧 헌신은 우리 신앙인들이 살아내야 할 덕목이다. 예수님은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하겠느냐"고 경고하셨다. 이는 신앙인이 세상과 똑같이 타협하여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을 경계하신 것이다.
이어서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라고 말씀하신다. 빛은 어둠을 물리치는 강력한 힘이며, '드러남'과 '인도'를 상징한다. 빛은 존재 자체로 어둠을 몰아낸다. 절망과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믿는 이들의 존재 자체가 위로와 희망이 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앙인들을 비웃고 꾸짖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신앙들이 자기의 이익만 생각하고 거둬들이는 신앙만을 강요하고 있을까? 우리는 과연 빛이 될까? 빛은 숨겨진 것을 보이게 한다. 불의와 거짓이 판치는 곳에서 진실을 밝히고, 올바른 가치관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하는 역할이 우리의 것이 되어야 한다. 등불을 등경 위에 두는 이유는 집 안의 모든 사람을 비추기 위해서다. 선행은 개인의 만족에 머물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그들도 선한 삶으로 이끄는 에너지가 있다.
"세상의 소금"과 "세상의 빛"은 서로 다른 비유 같지만, 사실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하나의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소금은 스며듦(내적)과 빛의 비춤(외적)이다. 곧 소금과 빛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식에서 완벽한 대조와 조화를 이룬다. 소금은 형태를 잃고 음식 속으로 스며들어야 제 역할을 한다. 이는 공동체 내부에서 사람들과 섞여 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향을 미치는 '내적 헌신'을 의미한다. 그러나 빛은 자신을 감추지 않고 밖으로 뻗어 나가야 한다. 이는 사회적 불의나 어둠에 맞서 진리를 선포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외적 증거'를 의미한다. 따라서 소금 없는 빛은 겉으로만 화려한 위선(껍데기만 남은 신앙)이 되기 쉽고, 빛 없는 소금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안주하는 폐쇄적 공동체가 될 위험이 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소금이 되어라"가 아니라 "너희는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소금은 '본질'이다. 소금은 그 자체가 짠맛을 지닌 상태, 즉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내면적 성품'과 인격을 뜻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Being)에 집중한다면, 빛은 '사명'이다 등경 위에 놓인 등불처럼, 빛은 구체적인 '선한 행실'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는 사명(Doing)에 집중한다.
그래서 짠맛(본질)이 없는 소금이 빛을 발하면 사람들을 속이는 가짜 빛이 된다. 반대로 짠맛을 가졌으면서도 빛을 내지 않으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본질(소금)'이 꽉 찬 사람만이 비로소 '진실한 빛'을 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리스도인은 세상이라는 반죽 안에서 맛을 내는 '보이지 않는 소금'인 동시에, 그 반죽이 나아갈 길을 비추는 '숨길 수 없는 빛'이어야 한다. 소금이 녹아 맛을 낼 때 빛은 더욱 진실해 보이고, 빛이 밝게 비출 때 소금의 희생은 더욱 가치 있게 드러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영향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소금은 음식의 참맛을 낼 뿐 아니라 음식의 부패를 방지하고, 빛은 어둠을 밝혀 사물을 분별할 수 있게 한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살지만, 세상과 구분되는 독특한 맛과 빛으로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향하게 하는 영향력을 보여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사명과 영향력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에게 동일하게 드러나야 한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 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