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들

Shorewood Tower Senior Housing 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노인아파트.
탑 이라고 이름을 지어준 걸 보면 하늘에 희망을 두고 살아 가라는 뜻이 있는것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현관에 많은 할머니들이  아까부터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모여 앉아 있습니다. 궁금해서 물으니 우편배달부 아저씨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기쁜 소식이라도 전해 줄까 그래서 매일 이렇게 기다린답니다.”

이렇게나 많은 할머니들이 다 함께 기쁜소식을 기다린다니 ?
자못 호기심이 발동해서 한켠에 서서 기다려 보았습니다.

조금 있자 도착한 아저씨가 각 아파트 별로 분류된 편지들을 부지런히 넣고 떠나자 할머니들은 우르르 몰려 가서 자기 것들을 열어 봅니다.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빈손으로 돌아서며 실망스런 얼굴이 됩니다.
” 오늘도 아무것도 없어. 내 그럴줄 알았지… “
한 할머니가 여러통의 편지를 꺼집어 내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하나씩 들여다 봅니다. ” 에이구, 모두 돈 보내라는 청구서 뿐이야. 내 돈이 어디 있다구. 쯧쯧… “

아까 와는 달리 모두  어두운 표정이 되어  방으로들 돌아 갔습니다.

아마도 자주 못 찾아오는 아들 딸들이 보낸 예쁜 문안 카드라도 있었을까 해서 아침 내내 목 빼고 기다렸나 봅니다.

공연히 나 까지 마음이 울적해 지고 말았습니다.

                                                  * * *

심난한 마음 바람에 날려 보낼수 있을까 해서 밖으로 나섰습니다.

어떤 극장같이 생긴 큰 건물 앞에 이 추운 날씨에도 젊은이들이 새벽부터 진을 치고 무엇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는 또 무얼 기다리는 줄인가요?
” 아, 그 유명한 가수(Rock singer)가 오는데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다 있네 ”
그런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 손에는 백불 짜리도 여러장씩 쥐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돈이 돌고 도는데 어째 내 주머니  안에는 지금 날씨같은 찬 바람소리만 휑 하고 울리고 있는가. 저렇게 젊었을 시절에 게을러서 그랬겠지?

                                                  * * *

또 한번 심난해진 마음이된 나는 한 형제의 집 앞에 가 보았습니다.
그는 창밖을 초점 잃은 눈으로 내다 보고 앉아 있었습니다.
” 아니 무엇을 그리 골돌이 생각하며 기다리세요? “
”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왜 내가 이렇게 살고 있어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 창백한 모습의 그가 건네주는  인삿말은 나의 가슴을 철렁 내려 앉혔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짝을 얼마 전에 떠나 본낸 그의 마음을 모를바는 아니지만  나는 한참이나 할말을 잃고 같이 창밖을 내다 보며 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굳어진 그에게 전달될 말은 아니였지만 마음의 상처를 더 도지게나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조심스레 나의 희망을 전했습니다.
” 견디기 어려울 만큼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그리구 기왕에 살거라면 감사하고 기쁜마음으로 살라는것이 교회의 가르침 일터이니 그렇게 되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
” 이렇게 된 마당에 도대체 무엇이 기쁘고 무얼 감사할수 있단 말 입니까? “
” 그렇게 말하는 저 역시 잘은 모르지만 오늘 하루도 이렇게 살도록 허락해 주시니 감사하고 나처럼 슬픔에 잠긴 이웃이나 나 보다 더 힘든 외롭고 어려운 이웃을 만나 그들의 모습을 보며 위로 받고 나도 오히려 이웃에게 도움이 될수 있다는 내모습에 뿌듯하고 기쁠수도 있지 않을까 싶군요. 마침 내일 교회에서 무숙자들을 위한 급식봉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경험 삼아 같이 가실까요? “
창백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던 그가 이튿날 일찍 봉사에 참여한것은 죽음만 기다린다던 그가 (희망)을 보았기 때문일것입니다.

                                                       * * *

대림절.
모두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무엇인가를 기다립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오시는 우리의 그리스도는 요란한 크리스마스 츄리도, 샴페인도, 백화점의 고급선물, 그런것 바라러  오시는걸까요?
손님을 맞으려면 방도 깨끗이 치우고 준비하게 됩니다.
손님도 아닌 우리의 (주)이신 임금이 오시는데 그동안 오래 쌓아두었던 내 마음속의 온갖 썩어 냄새 나는 쓰레기라도 치워 놓아야지 하는 부끄러움에 잠겨보는 저녁입니다. 내 속의 쓰레기 종류를 들여다 보니 잘나지도 못했으면서 꼴나게 굴었던 (교만), 천사같은 말 하면서 염라대왕 같은 마음을 품고 다녔던 (위선) 등 끝도 없이 줄 서 있는 악취 투성이의 쓰레기통 이였습니다.
어떻게 그런걸 안고 돌아 다니면서도 부끄러움조차 몰랐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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