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문 곁에 손바닥만한 거울을 하나 걸어 놓았습니다.
얼굴 높이가 아니라 가슴이 보일만한 곳에 달아 놓았습니다.
그래 놓고는 매일 아침 문 밖을 나설 때나 볼일 보고 돌아 올 때면 그 작은 거울 앞에
잠시 서서 내 가슴을 비추어 보는 버릇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거울 속에 보이는 것은 옷 입고 있는 제 가슴팍이니 그 안에 있는 내 마음이야 실제로 들여다 볼수 나 있겠습니까?
하지만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 속을 들어가 보곤 하지요.
왠지 좀 유치한 억지 장난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스스로는 여간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못 만들어 내는 나태한 사람이니 그렇게라도 해서 잠깐씩이나마 못된 모습 조금씩 고처보자는 억지춘향인 셈 이지요.
아침에 세상속으로 파견되어 나갈 때에는 (오늘 하루의 삶을 어떤 모습으로 꾸미게 될것인가를), 돌아와서는 (오늘 세상의 혼탁한 때라도 조금 걷어내고 왔는지 아니면 오히려 나의 때로 더 더럽히고 오지나 않았는지), 그 앞에서 그렇게 해 봅니다.
그런데 오늘 년말결산을 셈하여 보니 일년 내내 세상공기를 더 오염 시켜놓으며 여기까지 왔지 뭡니까.
참으로 헛되고 또 헛된 매일을 살아온 창피한 시커먼 가습이 거울속에 크게 확대되어 다가 왔습니다.
손익계산서는 완전 적자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새해에도 그 짓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려는 이유는 그렇게 하다가 보면 나도 언젠가는 흑자인생 만들어 내는 놀라운 날도 있게 될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에는 혼돈(Chaos)이였다고 하지요.
요즘 세상에 나가 살면서 보면 우리가 다시 그 혼돈의 때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 때가 자주 생기더군요.
흙으로 하느님 자신을 닮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시어 입김을 불어 넣으시고는 복 까지 빌어주신 그 사람들이 그 혼돈상태로 되 돌아 가려한다면 참으로 하나의 Irony 가 아닐지요.
동지 섣달 그믐날밤, 잠을 청하며 아름다운 꿈을 꾸었으면 소망하여 봅니다.
밝아오는 새해에 시카고순교자성당 우리 모두가 뿜어 내는 하느님의 향기가 혼탁한 세상공기를 맑고 깨끗하게 하여 그 모습을 내려다 보시는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참 좋았다.” 그런 멋진 꿈 말입니다. 아 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