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1주일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오늘 대림 1주일을 맞습니다. 대림은 '도착'을 뜻하는 라틴어 Adventus (앗벤투스)에서 온 말입니다. 영어로는 Advent라고 합니다. 대림의 말뜻처럼 오시는 아기예수님의 '도착'을 기다리는 신앙인들은 이 기간 동안 회개와 속죄로 시간을 보내면 구원을 준비합니다. 우리가 Thanksgiving을 지내고 대림을 맞이하는 것은 얼마나 감사하고 사는지 그리고 그 구원의 신비에 얼마나 감사하며 사랑하고 사는지 되돌아봐야하는 기간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예수님께서 우리게 베푸신 사랑을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감사를 드려야 하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랑을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 하겠습니까? 대림 동안 제대의 초와 사제의 제의 색깔이 자색으로 바뀐 것은 보속과 희생 그리고 회개의 삶을 뜻하는 것입니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 예식을 행하라"시던 예수님의 말씀을 성찬 안에서 늘 기억하는 것은 그분의 사랑이 우리 안에 머물고, 그 사랑이 이웃을 향해 전파되도록 우리가 삶으로 선포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와 회개 그리고 감사와 속죄는 우리가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기간 동안 품어야 할 화두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림 시기는 기다림이란 면에서 겨울입니다. 대림 시기는 눈이 쌓이는 깊은 겨울밤 같습니다. 대림 시기의 적막이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노래할 때는 성모께서 아기 예수를 포대기에 쌓아 안으신 포근한 어머니의 품이 연상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고 합니다. 즉, ‘먹고 마시는’ 일은 사람들이 열심히 하는 일이지만, 그리스도인은 ‘먹고 마시는’ 일과 ‘세상 걱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예수님은 자기 한 사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셨고, 우리의 삶 안에 흐르는 하느님의 일을 볼 수 있도록 가르치심으로 그리스도인들을 참사람답게 살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때 먼저 와 있는 사람들은 밖에서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을 기다리며 밖에서 나는 소리에 집중 합니다. 마치 안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기 보단 밖의 소리에 온 신경을 써 들으려 합니다. 대림은 기다림이며 기다림은 들음입니다. 이런 들음에 꼭 기억해야 할 분이 있으니 바로 성모님이십니다. 그분은 늘 조용히 듣는 분이셨고 그 들음을 가슴 속에 깊이 새기시는 분이셨습니다. 들음은 기도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 하느님의 말씀을 보는 것, 하느님의 말씀을 먹는 것 이 모두 기도의 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례를 통해 늘 말씀을 듣고 있습니다. 이제 이 말씀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보기 위해서 성모님께서 하셨던 마음 속 깊이 간직하는 것은 우리게 꼭 필요한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를 볼 수 있을 때 회심 할 수 있으며, 회심은 우리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을 어떻게 승화시킬지에 대한 결단입니다. 아직도 회심하지 못하는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눈물에서 왕이신 그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은총이 됩니다. 따라서 대림이란 말 그대로 기다림을 뜻하기에 우리는 길쌈질하며 손꼽아 기다리는 여인네의 마음으로 세상을 비춰 갈 촛불을 세어 켜며 세상의 참 빛을 기다립니다.
빛과 어두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사라지고 빛이 없으면 어둠이 찾아옵니다. 우리가 참 빛이신 예수님을 떠나 있으면 당연히 어둠에 머물러 있게 됩니다. 우리에게 어둠이 있다면 참 빛이신 예수님을 찾아야합니다. 그래서 대림은 기다림입니다. 우리게 꼭 필요한 참 빛을 촛불을 세어 켜며 기다리는 기쁨이요 가슴 설레는 희망입니다.
하느님 창조의 첫 말씀이 “빛이 생겨라” (창 1:3)는 것이었고 우리게 필요한 가장 큰 은총이 빛임을 알려주시는 하느님의 배려가 손꼽아 기다리는 여인네처럼 촛불을 밝혀내는 우리의 마음을 희망으로 벅차오름이 전례력의 새해의 희망이며 참 기쁨의 희망이 됩니다.
대림기간 동안 듣게 될 이사야 예언자가 노래한 거룩한 동산은 하느님 때문에 이루어지는 일들입니다. 그것은 완전한 어울림이며 완전한 화음입니다. 사자와 염소, 늑대와 어린 양이 함께 살 수 있는 것은 천국에서나 이루어지는 기적이 아닙니다. 인종차별 없이, 힘센 사람과 약한 사람이, 부자와 가난한 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곳, 성격 급한 사람과 느긋한 사람이 어울려 살 수 있는 곳,…… 이사야의 꿈같은 노래는 하느님을 알게 되었을 때 이런 불가능이 가능해 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림기간 동안 우리가 하는 일 중 하나는 가족들과 가까운 이웃에게 전해 줄 선물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선물이란 무엇일까요? 어떤 선물이 좋을까를 생각하는 것은 먼저 선물 받는 사람을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것이 더 좋을까, 얼마나 기뻐할까? 그래서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은 늘 들뜹니다. 그래서 선물을 준비하는 것은 사랑이기도 합니다. 산타크로스만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오시는 예수님께 드릴 선물은 무엇일까요?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있는지 그렇게 배웠으니 더욱더 그렇게 살아가십시오."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며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먼저 듣고, 가슴에 새기며 흥청거리는 일 없이 오롯한 마음으로 그분의 오심을 준비하도록 합시다.
– 김두진 바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