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우리 교회에서 가장 큰 축제인 부활대축일은 세계적인 축제의 날입니다. 이런 부활축제가 전례 뿐 아니라 여러가지 풍습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가지 풍습들의 역사와 의미를 짚어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일 것 같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 합니다. 우리 성당에서도 했습니다만, 부활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부활 계란입니다. 그러나 이 풍습이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아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달걀은 무덤에서 부활한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달걀 안에서 죽은듯하던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기 때문이지요. 달걀은 그 모양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동굴을 닮았다는 데서 부활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달걀이 생명과 재탄생의 상징으로 여겨진 것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인들은 겨울에서 봄으로의 계절 변화를 지구의 재탄생이라 여겼고 병아리가 태어나는 달걀에서 재탄생의 상징성을 찾았다고 합니다. 사실 부활 풍습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부활달걀 나누기는 역사가 그리 오래 되지 않습니다. 17세기 수도원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인데, 사순시기 동안 엄격한 고행을 하던 수도자들은 육류는 물론이고 생선도 먹지 않다가 부활대축일 아침이 되면 기쁘게 부활을 맞이하는 기쁨의 ‘세리모니’로 달걀을 먹었다고 합니다. 이런 풍습의 부활 달걀이 전 세계에 전파돼 예수의 성혈을 상징하는 붉은 색을 칠하는 것이 전통이었고 이후 부활달걀에 칠해지는 색깔과 그림은 지방색을 반영해 다채로워졌답니다. 손재주가 좋은 우리 민족은 거기에 그림까지 그려 넣으며 부활 계란에 온갖 치장을 하면서 부활을 축하합니다. 이번 여름 Mission Trip Fund를 위해 KCYC가 준비한 부활 달걀은 참으로 의미있는 부활 달걀이라 생각됩니다. 예쁘게 부활 달걀을 준비해 준 KCYC 친구들과 기쁘게 사 주시며 청소년들을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한국교회도 부활대축일이면 부활달걀을 나누며 부활을 축하합니다. 한국교회에 부활달걀이 언제 전해졌는지는 확인하기 쉽지 않습니다.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를 보면 우리 신앙 선조들이 부활달걀을 모르던 시절 부활대축일의 흥미로운 음식 문화가 소개돼 있습니다. 개고기와 술이 바로 그것인데, 「한국천주교회사」 상권 458쪽에는 “원경도와 이중배는 1800년 4월 친구인 정종호의 집에서 부활대축일을 지냈다. 이들은 개를 잡고 술을 많이 장만해 이웃에 사는 몇몇 교우들과 함께 길가에 모여 모두 큰 소리로 알렐루야와 부활삼종경을 외고 나서 바가지를 두드려 가며 기도문을 노래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로 1980년대까지도 시골 본당에서는 부활대축일에 개를 잡아 온 교우들이 나누어 먹던 전통이 있었습니다. 개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개는 순교자들의 중요한 단백질의 공급원이라는 의미에서라도 애완동물을 넘어서 순교자들을 위해 순교한 거룩한(?) 동물은 아닐까요?
우리 성당에서 꼬마들에게 인기가 많은 부활 달걀 헌팅은 미국의 대통령 관저 백악관 잔디 마당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TV에 보도되면서 부활대축일의 대표 행사로 뿌리내렸다고 합니다. 백악관뿐만 아니라 미국의 모든 가톨릭 성당에서도 달걀 굴리기와 찾기 행사가 벌어져 어린이에게 인기 있는 풍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 성당에서는 할 수 없었지만 달걀 굴리기는 경사로에 달걀을 굴려 깨지지 않고 목표 지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달걀이 이기는 경기랍니다. 내년에 한번 해 볼까요? 우리 성당에서도 보셨겠지만 달걀 찾기(Egg Hunting)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예쁘게 장식된 진짜 혹은 가짜 달걀을 찾는데 가짜 달걀 안에는 사탕과 초콜릿 등 선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성당에서는 깨지지 않는 프라스틱 계란으로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던 계란 찾기 (Egg Hunting) 행사를 준비해 주신 하상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전합니다. 11시 미사 후에 보니 젊은 부부들이 많이 있던데, 아직 하상회에 가입하지 않은 분들이 모두 가입해서 함께 봉사해 주셨으면 하는 희망도 컸던 부활 주일이었습니다. 우리 성당에도 젊은 부부들이 많다는 것을 그 때 처음 보았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는 부활대축일이 종교 축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축제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내는 설이나 추석 명절 같은 분위기처럼 말입니다. 여기서도 역시 부활달걀은 빠질 수 없답니다. 사제들은 부활대축일 전에 부활달걀을 축복하고 주부들은 부활절 식탁 가운데에 부활달걀을 놓습니다. 주위에 놓이는 다른 음식들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토끼 모양이 새겨진 빵과 과자인데, 토끼 무늬 음식은 서구 여러 나라 부활대축일에 모습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눈을 뜨고 자는 동물인 토끼가 어둠을 이겨낸 부활의 의미와 통한다고 믿기 때문이랍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즐겨 먹는 초콜릿조차도 큼지막한 달걀 모양으로 만들어 가족이나 이웃에게 선물하는 부활절 풍습을 지킨다고 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고향인 폴란드에서는 성토요일이 되면 가정마다 ‘축복바구니’에 붉은 칠을 한 달걀, 빵과 소금, 흰소세지를 담아 사제의 축복을 받는데, 이 음식들은 부활하신 예수, 건강과 성공, 새 봄의 풍년을 뜻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세계에서 축하하고 기뻐하는 부활의 축제가 의미 있는 우리의 신앙이 되도록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나누는 참 축제가 되도록 합시다. 예수님의 부활을 위해 기꺼이 자기 십자가를 지어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참부활의 기쁨을 전하고 세례로 다시 태어나신 여섯 명의 새 영세자들과 봉사자들에게도 축하의 말씀과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예수님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 Fr. 김 두진(바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