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할아버지, 할머니, 아주머니, 아저씨.
모두 마주 보며 둘러 앉았습니다. 묵주기도 시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불편은 해도 혼자의 힘으로 내 발로 걸어 찾아 오신 분, 부축하는 손의 도움을 받고서도 간신히 기대어 앉으신 분, 휠체어에 의지 않고서는 거동을 생각도 못하시는 분 까지도
모두 함께  (저를 위하여 주님께 빌어 주시기를)  마리아께 간구하려 마주 보며 둘러 앉았습니다.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 마주 보며 (하나)가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던 일입니다.
이곳에서 만나기 전 까지는 각기 다른 고장에서 태어나서 각기 다른 삶을 꾸려 왔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함께 모이게 된 연유도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에 와서 한동안은 참으로 너무나 견디어 내기가 힘 들었습니다.
왜 내가 이곳에 와 있어야 하는지가 얼핏 받아 들일수가 없엇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나를 이곳에 팽게처 넣었다는 야속스런 원망도 때론  일어나고 심지어는 하느님이 나를 이렇게 버리셨나 싶어 반발심 마저 일어났습니다.
몸도 못 가누며 정신도 깨끗해 보이지 않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끼리만 밤과 낮으로 마주하며 지내야 한다는 현실은 고통을 더해 주었습니다.

시간은 때로 약이 되는것 같습니다.
차츰 현실을 수긍하게 되고 받아 들이게 되니 오히려 서로의 삶에 충실할수 있도록 배려해준 가족이 고맙고 비슷한 처지의 형제 자매들과 서로 위로하므로써 위로 받고 나만이 아닌 서로를 위해 기도를 해 줄수 있는 환경을 허락해 주시는 하느님과의 만남시간을 넉넉히 가질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가 어디서 어떤 삶의 여정을 거쳐 이곳에 당도하게 되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한 것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그로스 포인트)이던지 (피터슨 팍)이던지 아니면 또 다른 이름의 곳이던지 그것도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오늘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고 오늘을 은총으로 허락해 주신 하느님이 나와 함께 곁에 계시다는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그 분께 영광을 드리며 감사기도를 할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며 이제 내 육신은 편안치 못할지라도 내 영혼이 오직 주님께로 향한 삶을 이어가 그 때가 되면  그분의 나라에 입성하리라는 희망을 간직하며 산다는것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함께 마주 보며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어린이가 되어 정성으로 성모 마리아께 간구하며 앉아 있습니다.

”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이제와 그리고 또 저회가 죽을 때에도 저회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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