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연중 제 28주일
음식을 하면 간을 맞추기 위해 맛을 본다. 그런데 “딱 2프로 부족한데, 마늘? 소금? 아니면 파?”그 중 하나를 조금 더 넣으면 맛있는 음식이 된다. 저녁을 하다가 갑자기 주님께서 부자청년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2%가 부족한데?) 그래도 주님께서도 그 청년을 유심히 바라보시며 대견해하신 것처럼 우리를 사랑스럽게 보시며 대견해하시는 주님이 그려진다. 부족하지만, 나름 열심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우리가 아닌가? 그런데 주님께서는 부자 청년에게서 한 가지 부족한 점을 발견하신 것처럼 우리들에게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고 하시기 않을까 싶다.
제1독서는 지혜서의 말씀이다. 솔로몬은 이 지혜를 세상의 어떤 보물보다도 낫게 여겨 주님께 그것을 청했다. 그 결과 “나는 지혜를 무엇보다 더 좋아하고, 지혜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혜와 함께 좋은 것이 다 나에게 왔고, 지혜의 손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재산이 들려 있었다.”(7:8,10)고 한다. 참된 부는 이 세상의 재화를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알게 해주는 지혜여야 한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우리가 잘 아는 부자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 청년은 어릴 때부터 모든 계명을 잘 지켜왔다고 하는데 예수께서도 감탄하시고 대견해 하신다. 그런데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21) 하시니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난다. 복음의 설명으로는 그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물질에 대한 애착이 하느님을 추구하는 것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정말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예수님을 따르는 길 밖에 없을까? 예수님 시대에는 그랬는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자기만, 또는 가족의 영생을 얻겠다고 집안이야 어떻게 돌아가든 성당이나 교회 일에만 정신없는 자매나 형제가 주님을 잘 따르는 것인가? 한 가정의 아버지가 진짜로 모든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줘버리고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자 예수님이 어디 계시기에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그분을 따라나서겠는가?
“예수님의 대리자”인 교회의 지도자를 (내가 제일 싫어 하는 말) 따른다면 그것은 사기에 농락당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예수님이 지금 안 계신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제자들의 시대와는 달리 우리 눈에 보이지 않으시는 예수님이시기에 섣불리 나설 수가 없다는 말이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영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며, 하느님의 말씀으로 계시며, 그분의 가르침 안에 계신다. 결론은 예수께서 당시 부자나 제자들에게 요구한 따름의 모양을 똑같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과 영생을 얻을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 재물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그분을 따르는 길에 방해가 된다면 과감히 그 집착과 욕심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에 제자들이 놀랐다고 한다. 재물은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복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해서 그들은 서로에게 묻는다.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자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대답하신다. 이것이 예수님이 믿고 계신 하느님이고, 예수님 안에 살아 계신 하느님이시다. ‘예수 믿고 구원 받아라,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며 협박 하시는 하느님은 분명 아니시다. 하느님이 하시는 일과 사람이 하는 일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선하신 하느님은 선한 일을 하시지만, 선하지 못한 우리는 선하신 하느님께 장사꾼의 마음으로 다가선다. 한 것만큼 되돌려 받으려는 나름대로 합리적이며 계산적인 장사꾼의 마음. 선하신 하느님을 우리 같은 장사꾼으로 만들어 그분께 예쁜 짓을 많이 하고 규칙을 잘 지켜야 구원을 주시는 분 정도로 생각한다면 이는 거의 우상 숭배에 가깝다.
오늘 복음은 율법을 충실히 지키면서 재물과 명예를 얻기 위해 살기보다는, 많은 것을 버리고 잃는 아픔을 겪더라도,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라고 권하고 있다. 우리가 자유롭기 위해 얼마를 교회에 내야하고 얼마를 하느님께 바쳐야 하는 지를 오늘 복음은 말하지 않는다. 단지 집착에서 벗어나 참 자유를 살기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아니 무엇이 우선인지 먼저 생각하라고 오늘 복음은 말하고 있다.
음식을 맛보며 ‘딱 2% 부족한데?’하는 것처럼 우리들에게 ‘딱 2% 부족한데?’하신 그 2%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한 주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