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평화는 하나입니다

 

 

 

 

 

사랑과 평화는 하나입니다

 

 

 

예전에 같은 수도회 신부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간 적이 있습니다. 한식 부페식당이었는데, 식당에 맛있는 도미찜

을 해 놓았습니다. 그걸 본 신부님이 놀라면서 저 생선을 왜 눈까지 양념을 해 놓고 있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생선의 눈이 아주 맛있다고 하니 놀라하시는 모습에 혼자 웃었습니다.  

LA 피정 집에 살 때는 피정집이 산속에 있기에 매일 아침 새소리에 눈을 뜨곤 했습니다. 많은 야생 동물들이 피정집 근처의 산에 살았습니다. 가끔 곰도 내려오고, mountain lion, coyote, 사슴, 청설모, 특히 내가 사는 집 앞에는 도마뱀이 많았습니다. 아주 귀여운 녀석입니다. 야생동물이 집 주변에 많이 사는 것은 좋은데 그 와중에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침에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나서 밖을 보니 에어컨과 지붕 사이에 새들이 집을 지어 놨습니다. 얼마나 시끄러운지,…… 시끄러운 것은 참을 만하지만 문제는 에어컨의 공기구멍을 새들이 나뭇가지와 풀로 다 막아버렸습니다. 며칠을 고민하

다가 새 집을 치워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 치워야 하나 하며 둥지를 보았는데 둥지 안에 있던 새끼 한 마리가 쪼그리고 앉아 나를 쳐다보고 있지 않겠습니까? 새의 또랑또랑한 눈과 내 눈길이 마주치자 새 집을 치울 용기가 없어 슬그머니 내려왔습니다. 그 때까지 눈동자의 힘이 그렇게 센 줄 몰랐습니다. 생선의 눈을 빼 먹지 못하던 미국신부님의 마음을 그때서야 이해했습니다.

 

오늘의 복음의 말씀은 사랑과 평화에 대한 말씀입니다. 물론 성령 강림을 앞두고 성령을 받을 준비를 시키는 교회의 의도를 모르는바 아니지만, 오늘 독서와 복음의 말씀은 서로 사랑하라시던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데 필요한 중요한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애인이든, 가족이든, 이웃이든 간에 우리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제일 하고싶은 것은 함께 하려는 마음입니다. 연애를 하다가 결혼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잡은 손끝 하나로도 너무 충분하다"는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그저 함께 머물러 있으면 좋은 느낌으로 가득 차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나에게도 어릴 적에 사귀였던 여자 친구와 함께 있던 공간이 너무 좋아 “여기 있는 공기마저 좋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 얘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게 되면 그 사람이 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그 사람이 하는 말은 무조건 따르고 해 주려고 하는 것은 사랑의 또 다른 기쁨이 됩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렇습니다. 사랑을 하면 눈에 뭐가 씌워진다고들 말합니다. 해서 사랑하는 사람의 말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다 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 아닐까요? 우리는 믿음 안에서 주님을 사랑한다고 주저 없이 고백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고 사는지도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보호자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것"이라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 기쁨을 얻고 사는지 물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죄를 지을 수가 없다.” 라고 어느 성인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알게 되면 그분을 떠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누군가 나를 무척이나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사랑을 떠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해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머무르려 합니다.

 

예수님과 함께 머무르려는 마음이 기도입니다. 그리고 기도 안에서 우리는 그분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실천할 힘을 얻습니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는 오늘의 복음 말씀처럼 주님 안에 머무는 기도는 성령을 체험하게 합니다. 그 체험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체험하게 되고 우리의 믿음을 키우게 됩니다.

 

우리가 아는 대로 성령께서 맺어주시는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갈라디아 5,22) 입니다. 즉 사 랑은 기쁨을 가져다주며, 그 기쁨은 평화를 살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기쁨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를 성령으로 부터 받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중략)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Jn 15,11

우리 삶의 기쁨을 주시기 위해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셨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랑과 평화는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평화는 나눔이기 때문입니다. 평화(平和)라는 말은 글씨가 뜻하듯, 화자는 벼(禾) 화변에 입(口) 구가 합쳐진 합성어(和)로 벼와 입이 공평하도록 하는 것 즉 먹는 입이 공평하도록 나누는 것이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나눔은 사랑의 다른 이름입니다. 사랑의 마음 없이는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할 수 없을 때는 눈을 쳐다보세요. 그분의 눈에서 필요를 찾아보십시오. 나눌 수 없는 사람이 있으면 그분의 눈을 마주 보십시오. 나눔을 통해 평화를 찾고 평화 안에서 기쁨을 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오늘 제 1독서에서도 의무에 충실하고 법을 지키는 것보다 성령의 인도로 인하여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또한 제 2독서에서는 바로 그런 교회가 새로 단장된 예루살렘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웃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세요. 그리고 사랑하십시오.

 

더 사랑하고 싶으시면 서로 자주 바라보십시오.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평화는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평화는 사랑이며, 주님이 주시는 평화는 나눌 때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합니다.

사랑과 평화는 결국 하나입니다.

 

                                                                                       – 김 두진(바오로)신부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