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쳐다보지 맙시다.

 

 

 

 

 

하늘만 쳐다보지 맙시다.

 

 

 

‘내가 왕년에………’ 로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이 과거엔 대단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말입니다. 흘러간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묻혀 살게 되면 현실감이 떨어지고, 현실에 적응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승천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승천은 예수님과 세상의 관계를 새롭게 한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심으로써 이 세상을 등지고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의 관계에 있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게 되셨습니다. 즉 그분은 하느님의 영광을 입으시어 시간과 공간에 자리하게 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내가 세상 끝날 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고 약속하셨습니다. 승천하심으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현존은 일시 거두셨지만, 신앙인의 마음과 기도하는 교회 안에 현존하시며, 특히 성체성사로서 현존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랑에 찬 생활을 할 때에도 그분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성자 그리스도의 승천으로 저희를 들어 높이셨으니, 저희가 거룩한 기쁨에 가득차 감사의 제사를 바치며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신 하늘나라에 그 지체인 저희의 희망을 두게 하소서." -승천 대축일 본기도

우리가 미사하면서 기도하는 것처럼 오늘 우리가 특히 기뻐해야 할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은 우리도 그리스도처럼 죽고 부활하여 승천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의 독서와 복음 말씀은 우리도 영원한 삶을 약속받아 살아간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비록 연약하지만 성체로 키워지고 길러진다는 것은 영원의 세계에 들어갈 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승천을 못내 아쉬워했지만, “사실은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그 협조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보내겠다”(요한 16,7)는 주님의 말씀에 위로를 느끼며 성령을 기다리게 됩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힘들고 지칠 때 "하느님은 어디 계신가?"하며 하늘을 우러러 볼 때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이 힘겹고 지치면 주님을 잊고 찾으려 하지 않습니다. 아니 주님께서 너무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어디 계신가? 는 질문 안에 하느님은 이미 계십니다. 아이들과 숨바꼭질 해 보셨습니까? 숨어 있는 술래가 찾도록 엄마나 아빠가 숨어 있는 것이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오히려 주님께서는 더 가까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이 있음을 알아야 하고 어둠이 깊을수록 빛이 가까이 왔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디 가세요? 미사 보러 갑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입니다. 물론 보러 간다는 뜻이 꼭 구경하러 간다는 뜻이 아닙니다만, 구경하는 미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미사는 주님의 현존을 깊이 체험하고 묵상하는 순간입니다. 미사의 순서를 다 외우고 있어 아무 감정 없이 어떤 때는 무슨 대답을 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미사를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눈을 감고 있는 사람, 성가를 부를 때 아무런 표정 없이 부르는 사람, 똑 같은 톤으로 대답하는 사람,………. 거기엔 감정이 없습니다. 감정이 없을 때 교감도 없고, 통교도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미사는 봤는데 참여는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살아계신 그분의 현존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릅니다. 다른 말로, 오늘 말씀처럼 하늘만 쳐다보고 그분의 영광만을 기억하는 왕년의 신앙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늘로 오르시어 눈으로는 볼 수 없으나, 우리 가슴에 그 분을 품고 사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분이 무슨 일을 하셨는지 기억하고 그 일을 실천하는 것이 성령을 받은 이들의 삶입니다. 성령 안에서 그분의 현존을 체험하게 되면 그 현존에 더 머물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분의 현존을 체험하지 못하면 시간이 아까울 뿐입니다. 해서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은 ‘빨리 미사가 끝났으니 얼른 집에 가자!’는 말로 이해하고 “하느님 감사합니다.”대신 미사를 빨리 끝낸 신부에게 "감사합니다!”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느낀 사람들은 그 시간이 감미로워 그 시간을 기다리고 그 시간을 찾습니다. 시간을 따로내어 그분의 현존에 머무르려 하고 그분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그리스도의 승천을 못내 아쉬워했지만, “사실은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그 협조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보내겠다.”(요한 16,7)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위로를 느끼며 성령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하늘만 쳐다보며 왕년의 영광에서 깨어나라 일갈한 천사들의 말처럼 "갈릴레아 사람들아 왜 하늘만 쳐다보며 서 있느냐?"

말 대신 영광스러운 그분의 모습을 가슴에 새기고, 그분께서 당부하셨던 말씀을 살아냅시다. 가서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졌음을 알리려 일어서야 합니다. 해서 우리 스스로 회개로 용서 받고 용서 받은 증인으로써 모든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며 살아갑시다!

 

 

                                                                                                                                                                                            – 김 두진(바오로)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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